현대차, 중고차 판매 시동 건다… '중개업 목적' 정관 추가

장재훈 사장 "신뢰도 높은 차 제공"
주총서 배당절차 개선 등도 의결

장재훈 현대자동차 사장이 23일 서울 서초구 현대차 사옥에서 열린 제55기 정기 주주총회 인사말을 하고 있다. 현대차 제공

현대자동차가 중고차 사업 진출을 위한 '마지막 퍼즐'을 맞췄다. 올해 정기주주총회에서 중고차 사업에 필요한 금융상품판매대리·중개업을 추가한 것이다. 현대차는 올 상반기 관련 준비를 마치고 늦어도 하반기에는 시장에 본격 진출한다는 계획이다.

현대차는 23일 서울 서초구 본사 사옥에서 제55기 정기 주주총회를 열고 정관 사업목적에 중고차 사업과 관련한 금융상품판매대리·중개업 등의 내용을 추가했다. 장재훈 현대차 사장은 "인증 중고차 사업으로 신뢰도 높은 중고차를 제공할 것"이라며 "잔존가치 제고를 통해 고객의 실부담액을 경감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앞서 기아도 지난 17일 이 같은 내용의 정관 변경을 진행한 만큼 현대차그룹은 중고차 사업에 진출하기 위한 절차를 모두 마쳤다.

그동안 대기업은 중고차 시장에 진출할 수 없었지만 정부가 지난해 중고차 매매업을 생계형 적합업종에서 제외하면서 올해부터는 완성차 업체들의 진출이 가능해졌다. 현대차는 상반기 중으로 관련 준비를 마치고 하반기부터 본격적으로 인증 중고차를 판매할 계획이다. 현대차는 사업 초기 경기도 용인 오토허브와 경남 양산 2개소에 '상품화·물류센터'를 운영할 계획이며 기아도 올 하반기 중고차 사업을 시작한다. 현대차와 기아 모두 판매는 온라인이 중심이 될 예정이지만 오프라인 거점도 지역 곳곳에 도입키로 했다. 또 5년 10만km 이내 자사 브랜드 차량을 대상으로 인증 중고차를 판매하는데, 초기에는 기존 중고차 업계의 반발을 감안해 판매대수를 제한한다. 현대차는 올해 5월 1일부터 내년 4월 30일까지 전체 중고차의 2.9%, 기아는 2.1%만 판매가 가능하다. 이 밖에 KG모빌리티도 하반기 중고차 시장에 뛰어든다. 완성차 외에는 롯데렌탈이 중고차 B2C(기업·소비자간 거래) 시장 진출을 예고하고 있고, SK렌터카를 보유하고 있는 SK그룹도 중고차 시장 진출 가능성이 크다는 평가가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