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18개 원전, 구매조건보다 성능 모자란 안전장치 도입"

고재원 기자 2023. 3. 23. 18: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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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자력발전소 사고 발생시 수소를 제거해 폭발을 막는 안전 장치인 '피동촉매형수소재결합기(PAR)'의 성능이 인허가 심사 때 개발업체가 제시한 수준보다 낮은 것으로 확인됐다.

당시 한국수력원자력은 초당 0.2g의 수소제거를 PAR 구매 규격 조건으로 달았고, 초당 0.251g의 수소제거 성능을 제시한 기체 여과기 제조업체 '세라컴'과 KNT 등 3개 업체가 PAR 장비를 납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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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안위 "사고시 수소 제거로 폭발 막는 PAR, 규제요건은 만족"
원자력안전위원회 제공

원안위, 공익제보 따른 세라컴 PAR 성능 검증 중간결과 보고

세라컴 "한수원 납품당시 구매요건 충족…원안위 보고 실험, 납품 당시와 달라"

원자력발전소 사고 발생시 수소를 제거해 폭발을 막는 안전 장치인 ‘피동촉매형수소재결합기(PAR)’의 성능이 인허가 심사 때 개발업체가 제시한 수준보다 낮은 것으로 확인됐다. 낮은 성능에도 원전 안전엔 큰 영향이 없을 것이란 분석이 나왔지만 원자력안전위원회는 추가 실험을 진행해 그 결과를 종합해 최종 규제 조치를 결정한다는 입장을 내놨다. 

원안위는 24일 제173회 위원회를 개최하고 ‘공익신고에 따른 PAR 수소제거율 실험 중간결과’를 보고받았다. 

PAR은 전기가 끊긴 재난 상황 때 원자력발전소 폭발을 막는 안전 장치다. 지진이나 해일 같은 대형 재난이 발생하면 자동으로 원전 내 수소 농도를 낮춰 폭발을 막는다. 2011년 일본 후쿠시마 원전 사고에서도 격납용기 내부의 수소가 제거되지 않아 폭발이 일어났다. 

한국은 2012년부터 후쿠시마 원전 사고 이후 중대사고 예방을 위해 국내 원전에 PAR를 도입하기 시작했다. 당시 한국수력원자력은 초당 0.2g의 수소제거를 PAR 구매 규격 조건으로 달았고, 초당 0.251g의 수소제거 성능을 제시한 기체 여과기 제조업체 ‘세라컴’과 KNT 등 3개 업체가 PAR 장비를 납품했다. 

이런 가운데 2021년 세라컴의 PAR 성능이 한수원이 제시한 구매규격을 만족하지 못한다는 공익신고가 접수됐다. 원안위는 지난달 22일부터 이달 10일까지 한국원자력연구원 실험장비를 활용해 세라컴의 PAR 장비 수소제거율을 측정했다. 그 결과 이 장비는 수소 농도 4%에서 수소 제거율이 초당 0.131~0.137g에 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세라컴 제작 PAR는 고리 2~4호기, 월성 2~4호기, 한빛 1~6호기, 한울 1~6호기 등 18개 원전에 설치돼 있다. 

다만 구매 규격에는 미치지 못하나 규제 요건은 만족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원전 격납건물의 평균 수소 농도를 설계기준사고 기준인 4% 미만을 유지했다. 한국원자력안전기술원(KINS)이 실험에서 확인된 수소제거율을 대입해 국내 원전 18기의 격납건물 수소 농도 최댓값을 분석한 결과 2.563~3.303%로 모두 4% 미만으로 나타났다. 원안위는 “PAR 설치 심사과정에서 제시된 분석값인 2.549~3.267%과 비슷한 수준인데, 심사에서 수소제거율을 보수적 수치인 초당 0.143g으로 적용했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원안위는 중대 사고를 가정한 수소 농도 8% 실험을 추진한다는 입장이다. 최종 결과를 바탕으로 규제 조치를 확정하기로 했다. 한수원에는 자체 조치방안을 수립할 것을 요구했다.

이같은 원안위의 조사결과에 대해 세라컴은 "한수원에 납품할 당시 한수원이 요구하는 구매요건을 모두 충족했다"며 "이번 원안위에 보고된 실험은 납품 당시 세라컴에서 진행했던 실험과는 다르다"는 입장을 밝혔다.

한편 이날 원안위는 한울 1·2호기 원자로 헤드를 개선된 제품으로 교체하는 '원자력이용시설 운영 변경허가안'을 심의·의결했다. 신월성 1·2호기와 신고리 1·2호기 안전등급 4.16kV 차단기 제어논리 회로를 변경하기 위한 운영 변경허가는 추후 재상정하기로 했다.
 

[고재원 기자 jawon1212@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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