롤스로이스 CEO "車아닌 럭셔리…아시아 최초 韓서 전기차 출시"

김보경 2023. 3. 23.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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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동차기자협회 주최 방한 간담회서 한국시장 중요성 강조
순수전기차 '스펙터' 6월 선보일 예정…삼성SDI 배터리 탑재 가능성

(서울=연합뉴스) 김보경 기자 = 롤스로이스는 올해로 119주년을 맞은 영국의 대표 럭셔리카 브랜드다.

고객의 자산과 명망을 고려해 비스포크(맞춤형 주문 생산) 방식으로 극소수의 차를 만드는 이 브랜드는 엘비스 프레슬리, 드와이트 아이젠하워의 주문 제작을 거절한 것으로도 유명하다.

롤스로이스는 지난해 6천대가 넘는 판매로 역대 최대 실적을 올렸다. 한국에서도 한국수입차협회 집계로 234대가 팔리며 역대 최다 판매량을 기록했다.

토스텐 뮐러 오트보쉬 롤스로이스 CEO [한국자동차기자협회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최근 방한한 토스텐 뮐러 오트보쉬 롤스로이스 최고경영자(CEO)는 지난 22일 한국자동차기자협회 주최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국내 판매량 증가에 큰 관심을 보이며 럭셔리카 시장으로 한국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그는 "롤스로이스는 자동차가 아닌 럭셔리 산업에 있기 때문에 자동차 시장의 경쟁은 관심사가 아니다"라며 "다만 고객에게 설득력 있고, 진정한 명품으로 자리매김하는 것이 목표"라고 힘줘 말했다.

이어 "롤스로이스 차량 1대가 만들어지는 데 1천시간 이상이 소요된다. 그만큼 장인정신을 느낄 수 있는 수많은 디테일 작업이 이뤄진다"며 "한국은 롤스로이스가 추구하는 정신에 대한 이해가 빠르고, 성장도 빨라 우리에겐 매우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그는 "많은 한국 고객이 영국의 굿우드 본사에 방문해 나만의 창조 과정을 경험하고, 자신만의 예술을 만들고 있다"고 설명했다.

자동차가 아닌 럭셔리 브랜드를 지향하지만, 전동화는 롤스로이스도 피해 갈 수 없는 흐름이다.

롤스로이스는 첫 순수 전기차 모델인 '스펙터'를 시작으로 오는 2030년까지 모든 차량의 전동화를 추진 중이다. 스펙터에는 중국 CATL과 한국의 삼성SDI 중 한 곳의 배터리가 장착될 예정이다.

오트보쉬 CEO는 이에 대해 "스펙터를 아시아 최초로 한국에서 선보일 계획"이라며 "시점은 올해 6월 중순이 될 예정"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중요한 것은 전기차인 스펙터가 롤스로이스의 한 차량이라는 것"이라며 "고객이 기존 롤스로이스에서 경험한 것은 모두, 심지어 그것이 차량 내부 향기라 해도 스펙터에서 그대로 느낄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롤스로이스의 승차감을 마법의 양탄자를 탄 듯한 '매직 카펫 라이드(Magic Carpet Ride)', 물 위를 떠가는 느낌의 '워프터빌리티(Waftability)'로 비유하며 자신감을 드러내기도 했다.

토스텐 뮐러 오트보쉬 롤스로이스 CEO [한국자동차기자협회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롤스로이스는 가격이 대당 수억원에 이르는 차이지만 최근 구매 고객 연령이 점점 낮아지고 있다. 이는 가성비(가격 대비 성능)보다 가심비(가격 대비 심리적 만족)를 중요시하는 한국 MZ세대(1980년대 초반∼2000년대 초반생)의 성향과 맞아떨어진다는 해석도 나온다.

오트보쉬 CEO는 "13년 전만 해도 구매 고객의 평균 연령은 56세였지만 현재 42세까지 떨어졌다"며 "(젊은이들이 선호하는) BMW그룹의 미니보다도 평균 연령이 낮다"고 설명했다.

이어 "한국 고객은 특히 더 젊은 경향이 있다"면서 "블랙 배지, 컬리넌, 레이스 등 대담한 모델들이 큰 역할을 했는데 밝고 과감한 특성과 색상을 가진 차량을 한국에서 많이 선보일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차를 생산하는 데 있어 한국의 문화로부터 많은 영감을 받는다고 했다.

오트보쉬 CEO는 "한국은 한류나 K팝, 영화 등에서 놀라운 문화적 힘을 보유하고 있다"며 "영국 빅토리아 앨버트 박물관에서 한류 전시를 관람했는데 새로운 세대가 10∼15년 사이 어떻게 문화를 발전시켰는지 볼 수 있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과거 롤스로이스는 매우 '올드'하고, 기사가 운전하는 브랜드로 인식됐지만 이제는 현대적이고, 최고의 성능을 가진 브랜드가 됐다는 고객의 말을 들었다"며 "고객은 자신이 원하는 나만의 걸작을 맞춤화해 만드는 기회를 가지게 됐다"고 강조했다.

vivid@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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