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쿠시마 수소폭발’ 방지장치, 국내 18개 원전 ‘규격 미달’ 드러나

김정수 2023. 3. 23. 17: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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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북 경주 월성원자력발전소 2·3·4호기를 비롯한 국내 18개 원전의 격납건물에 설치된 세라컴사의 소형 피동촉매형 수소제거장치(PAR·파)의 수소제거 성능이 한국수력원자력(한수원)이 구매규격으로 요구한 성능에 미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캐리의 실험 결과를 검토한 킨스는 세라컴사 소형 파의 수소제거성능이 한수원의 구매규격에는 미달하지만 설계기준사고 때 격납건물 안의 최대 수소농도를 4% 미만으로 유지할 것을 요구하는 안전규제 요건은 만족한다는 결론을 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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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익제보 따른 성능확인 실험서 드러나
실험중 장치 내부서 불티 이는 현상도
원자력기술원 “안전 규제 요건은 만족”
월성원전 2호기를 비롯한 국내 18개 원전의 격납건물 안에 수소폭발을 막기 위해 설치된 세라컴사의 소형 수소제거장치가 한국수력원자력의 구매규격에 미달하는 것으로 밝혀졌다. 사진 왼쪽 원전 격납건물이 월성 2호기, 오른쪽이 영구 폐쇄된 월성 1호기이다. 연합뉴스

경북 경주 월성원자력발전소 2·3·4호기를 비롯한 국내 18개 원전의 격납건물에 설치된 세라컴사의 소형 피동촉매형 수소제거장치(PAR·파)의 수소제거 성능이 한국수력원자력(한수원)이 구매규격으로 요구한 성능에 미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원자력연구원(KAERI·캐리)은 23일 열린 원자력안전위원회(원안위) 제173회 회의에서 이런 내용의 세라컴사 ‘파’ 대상 수소제거율 실험 중간 결과를 보고했다. 이 보고에 이어 원자력안전기술원(KINS·킨스)은 캐리의 실험에서 나온 수소제거율로도 설계기준사고 때 격납건물 안전 확보를 위한 규제요건은 만족한다는 검토 결과를 보고했다.

파는 원자로에서 발생하는 수소를 전력 공급이 끊어진 상태에서도 제거하는 설비로, 일본 후쿠시마 원전사고와 같은 수소 폭발을 막기 위해 국내 모든 원전에 설치돼 있다. 원안위는 2021년 1월 세라컴사 제품의 성능에 결함이 있다는 한수원 내부자의 공익신고에 따라 킨스와 캐리를 통해 신고 내용을 확인하는 중이다.

캐리의 실험에서 세라컴사 소형 파의 수소제거율은 장치 입구 기준 수소농도 4% 조건에서 초당 0.131~0.137g으로 나타나 한수원이 구매 당시 제시한 구매규격인 초당 0.2g에 미달했다. 실험 과정에서는 또한 다량의 발광입자(불티)가 발생하는 현상도 관찰됐다. 이런 현상은 지난해 말 상업운전에 들어간 신한울 1호기에 설치된 케이엔티(KNT)사 제품 대상으로 한 실험에서도 나타나 논란이 됐으나 원안위가 안전성에는 문제가 없다는 결론을 내린 바 있다.

캐리의 실험 결과를 검토한 킨스는 세라컴사 소형 파의 수소제거성능이 한수원의 구매규격에는 미달하지만 설계기준사고 때 격납건물 안의 최대 수소농도를 4% 미만으로 유지할 것을 요구하는 안전규제 요건은 만족한다는 결론을 내렸다. 하지만 캐리의 실험 결과가 인허가 심사 당시의 파 성능보다 낮은 것이 확인된 만큼 안전성을 높이기 위한 조처에 나서기로 했다.

킨스는 “불확실성 저감을 위해 안전성 강화 방안을 추진키로 해 원안위 사무처에서 별도로 한수원에 요구했고, 이에 따라 한수원이 자체적인 조치 방안을 수립하고 있다”고 밝혔다.

김정수 선임기자 jsk21@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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