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동주의펀드 공습, 기업 86% "무방비"
절반이 "경영활동 위협"…63%는 "배당요구 과해"
지배구조 개선효과 기대감 있지만 준비부족 '불안'
◆ 행동주의 공습 ◆
KT&G, JB금융 등 행동주의 펀드와 표 대결을 앞둔 기업들의 주주총회가 다음주 줄줄이 개최된다. 행동주의 펀드가 올해 주총 시즌의 최대 화두가 되는 모양새다. 이런 가운데 국내 상장기업 절반은 이들 펀드의 행보를 '경영활동 위협'으로 인식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관련기사 A3면
23일 매일경제신문이 한국상장회사협의회·코스닥협회와 실시한 설문조사에 참여한 상장기업 123곳 가운데 62곳이 행동주의 펀드 공세를 '위협'으로 인식한다고 답했다. 경영 위협 요인이 아니라는 답변은 28%(35곳)에 그쳤다. 행동주의 펀드가 주장하는 배당 확대 등에 대해서도 과도하다는 답변이 63%(79곳)에 달했다.
또 이번 조사에서 행동주의 펀드의 활동에 대해 전반적 인식을 묻는 질문에 '부정적'이라고 답한 기업이 40%(50곳)로 '긍정적'이라는 답변(27%·34곳)보다 많았다. 다만 행동주의 펀드 활동이 기업 지배구조 개선에 기여할 것이라는 답변은 39%(49곳)로 기여하지 않을 것이라는 답변(31%·39곳)을 앞섰다. 행동주의 펀드의 긍정적인 측면을 인정하면서도 경영권을 위협받을 수 있다는 점에서 불안감을 느끼는 것으로 해석된다. 행동주의 펀드에 대한 대응 체계를 갖췄다는 곳이 18곳(14%)에 그치는 형편이기 때문이다.
행동주의 펀드는 특히 기업 지배구조를 정조준하고 있다. 글로벌 의결권 조사기관 '인사이티아'에 따르면 올 들어 2월 말까지 행동주의 펀드의 공략 대상이 된 국내 기업은 32곳이다. 2019년만 해도 연간 8곳에 불과했으나 지속적으로 늘어나는 추세다. 레베카 셰러트 인사이티아 부사장은 "기업 지배구조 등 ESG경영(환경·책임·투명경영)에 대한 관심이 커지면서 한국에서 행동주의 펀드 활동이 확대된 것으로 판단된다"고 말했다. 강형구 한양대 경영전문대학원 교수는 "행동주의 펀드가 태동하는 시기인 만큼 '그린메일(경영권을 위협해 차익을 노리는 행위)' 방식의 펀드가 활개 치지 않도록 관리할 필요가 있다"며 "행동주의 펀드의 활동이 주주 모두에게 이익이 되도록 기업과 투자자 등 시장 참여자들의 노력이 필요한 시기"라고 설명했다.
[원호섭 기자 / 강봉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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