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 10명 중 8명 "집값 하락해도 내 집 필요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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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금리 여파가 이어지며 부동산 시장이 침체에 빠진 상황에서도 국민 10명 중 8명은 부동산 가격의 등락과 관계없이 '내 집'이 있어야 한다고 생각하지만 주거비 부담이 늘면 주택 소유 의지가 약화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부동산 가격 급등기인 2020년부터 2021년 집값이 그대로일 것이라는 응답은 37%, 40%였던 반면 지난해와 올해는 13%와 17%에 그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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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금리 여파가 이어지며 부동산 시장이 침체에 빠진 상황에서도 국민 10명 중 8명은 부동산 가격의 등락과 관계없이 '내 집'이 있어야 한다고 생각하지만 주거비 부담이 늘면 주택 소유 의지가 약화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10명 중 7명은 전국 집값에 대해 '여전히 높고 더 떨어져야 한다'고 응답했다.
여론조사 전문기관 한국리서치는 최근 기획보고서인 '부동산에 대한 국민의 생각과 정책에 대한 평가'를 발표했다고 23일 밝혔다. 이번 조사는 지난 1월27~30일 전국 18세 이상 성인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진행됐다. 최대허용 오차는 ±3.1%포인트(p)이다.
보고서에 따르면 "내 명의의 집이 있어야 한다고 생각하냐"는 질문에 응답자 10명 중 8명은 "그렇다"(88%)고 답했다. 주택 보유에 대한 응답자들의 의지는 '주택가격이 오르지 않는 상황'(85%)이나 '매매가격에 비해 전세가격이 현재보다 더 낮아지는 상황'(81%)을 가정했을 때에도 견고한 것으로 드러났다.
한국리서치 관계자는 "부동산 투자를 통한 차익을 기대할 수 없음에도 자기 소유의 주택을 마련해야 한다는 사람이 많다는 건 결국 실거주 차원에서 '내집 마련'의 필요성을 느끼는 이들이 늘었다는 방증"이라고 설명했다. 이 같은 의지는 집을 사며 경제적 부담이 증가하는 상황에서 위축됐다.
'내 소유의 집이 있어야 한다'는 질문에 대한 응답은 보유세가 인상되는 상황을 가정하자 61%, 금리가 더 높아져 대출이자 부담이 커지는 상황에서는 47%로 각각 떨어졌다.
한국 전체 집값에 대해 '지금보다 떨어져야 한다'고 생각하는 사람은 10명 중 7명(70%)으로 집계됐다. 응답자 본인 거주지 집값에 대해서는 '비싸다'(42%) '적당하다'(30%) '싸다'(27%) 순으로 답했다. 살고 있는 지역의 부동산 가격이 높다고 느끼는 사람들이 많은 상황이나 부동산 호황기로 불렸던 2021년(66%)에 비하면 크게 떨어졌다.
6개월 후 거주지 집값에 대해서는 변화가 없거나(46%) 집값이 더 내릴 것(38%)이라는 전망이 우세했다. 부동산 가격 급등기인 2020년부터 2021년 집값이 그대로일 것이라는 응답은 37%, 40%였던 반면 지난해와 올해는 13%와 17%에 그쳤다. 하락할 것이라는 전망은 2020~2021년에는 9%, 10%에 그쳤으나 2022년에서 2023년에는 36%, 38%로 대폭 올랐다.
현 정부의 부동산 정책 중에선 지난 1월에 발표한 규제 완화책을 중심으로 양호한 평가가 이어졌다. 세부정책별 찬성 비율은 ▲재산세 부담 경감(54%) ▲중도금 대출 규제 폐지특별공급 요건 완화(51%) ▲청약 제도 수정(51%) ▲부동산 규제지역 해제(49%) ▲전매제한 완화실거주 의무 폐지(46%) ▲종합부동산세 부담 경감(45%) 순이다.
시장 규제에 대한 질문엔 '지금보다 완화'해야 한다고 응답한 이들이 39%, '지금 정도면 된다'가 24%였으며 '강화'해야 한다고 답한 응답자는 37%였다. 보유 주택 유무에 다른 정부의 부동산 정책의 방향성을 물은 결과 무주택자보다는 유주택자에게(51%), 1주택자보다는 다주택자에게(55%) 유리하다고 생각하는 응답자가 많았다.
한국리서치 관계자는 "무주택자와 1주택자 모두 '1·3 부동산 대책'에 대해 부정적 입장을 표하지 않았음에도 한 목소리로 '정책이 다주택자에게 유리하다'고 총평한다는 점은 정부가 풀어야 할 당면과제로 보인다"고 전했다.
정영희 기자 chulsoofriend@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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