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평당 1억" 미분양 우려에 브라이튼 여의도, 전세대 '임대 후 분양' 선회

한민구 기자 입력 2023. 3. 23. 17:44 수정 2023. 3. 24. 11: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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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 디벨로퍼 신영이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옛 MBC 부지에 공급하는 '브라이튼 여의도' 아파트를 전량 임대 이후 분양하는 방식으로 공급한다.

당초 분양가 규제를 피하기 위해 후분양을 택했던 이 단지는 최근 얼어붙은 부동산 경기로 인해 3.3㎡당 1억 원의 초고가 분양 전략을 밀어붙일 수 없는 상황에 직면했다.

분양 업계에서는 시행사 측이 3.3㎡당 1억 원 이상의 초고가 분양가를 책정하려고 했으나 현 주택시장 상황에서 미분양을 우려해 '임대 후 분양' 방식을 택한 것으로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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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일 구청에 '민간임대 공급 신고서' 제출
아파트 454가구 전량 선임대 후분양 예정
평당 1억 분양성 떨어지자···전세·반전세로
전세 보증금도 평당 5000만 원대 고가 전략
서울 여의도 옛 MBC 부지에 공급 예정인 ‘브라이튼 여의도’ 아파트 공사현장. 사진출처=신영 홈페이지
[서울경제]

부동산 디벨로퍼 신영이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옛 MBC 부지에 공급하는 ‘브라이튼 여의도’ 아파트를 전량 임대 이후 분양하는 방식으로 공급한다. 당초 분양가 규제를 피하기 위해 후분양을 택했던 이 단지는 최근 얼어붙은 부동산 경기로 인해 3.3㎡당 1억 원의 초고가 분양 전략을 밀어붙일 수 없는 상황에 직면했다. 그러자 분양가를 낮추는 대신 고액의 반전세로 필요한 자금을 끌어모은 후 향후 분양 전환하는 우회로를 택했다.

23일 분양 업계에 따르면 신영은 ‘브라이튼 여의도’ 아파트 매물 전량(454가구)에 대한 ‘민간임대주택공급신고서’를 22일 영등포구청에 제출했다. 해당 신고서는 ‘민간임대주택에 관한 특별법’에 따라 임차인 모집을 앞둔 임대사업자가 관할 지방자치단체에 모집일 10일 전까지 제출해야 하는 서류다. 구청은 임대보증금 보증 가입 여부, 토지 확보 여부 등을 검토해 7일 이내에 신고증명서를 발급한다. 시행사는 2020년 7·10대책으로 4년 단기임대주택과 아파트임대사업자제도가 폐지되기 전 아파트 454가구를 모두 4년 단기임대주택으로 등록해둔 상태이며 현재 주택도시보증공사(HUG)를 통해 신고서 통과에 필요한 ‘임대보증금보험’ 심사를 준비하고 있다.

분양 업계에서는 시행사 측이 3.3㎡당 1억 원 이상의 초고가 분양가를 책정하려고 했으나 현 주택시장 상황에서 미분양을 우려해 ‘임대 후 분양’ 방식을 택한 것으로 보고 있다. 사전 판촉 업체들에 따르면 전세보증금은 분양가의 50~60% 선인 3.3㎡당 5500만 원으로 결정될 것으로 전망된다. 이와 함께 일부 월세도 추가로 받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34평형의 경우 전세 보증금 약 17억 원에 월세 70만~80만 원, 42평형은 보증금 20억~26억 원에 월세 등을 받는 방식이다. 이와 관련해 시행사 측 관계자는 “구체적인 전세보증금 액수나 분양가격은 확정되지 않은 상태”라며 “PFV(신영·GS건설·NH투자증권) 이사회에서 논의 중인 사안으로 모델하우스 개관 전까지 확정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서울 여의도 옛 MBC 부지에 공급 예정인 ‘브라이튼 여의도’ 아파트 조감도. 사진 제공=신영

브라이튼 여의도는 신영이 옛 MBC가 위치해 있던 부지를 매입해 개발하고 있는 고급 주거·상업 단지다. 당초 시행사 측은 오피스텔 849실과 아파트 454가구를 동시에 분양하려 했으나 분양가상한제 적용으로 아파트 공급 방식을 ‘후분양’으로 변경했다. 임대 후 분양을 진행할 경우 별도의 분양가 산정 기준이 없다는 점도 염두에 둔 것으로 보인다. 신영은 지난해 강남구 논현동에 공급한 하이엔드 주거 시설 ‘브라이튼 N40’에 대해서도 ‘임대 후 분양’ 정책을 펼친 바 있다.

2019년 3.3㎡당 4300만 원에 분양한 ‘브라이튼 여의도’ 오피스텔은 평균 26.4 대 1의 경쟁률을 기록하며 흥행에 성공했다는 평이 나온다. 7억~8억 원 선에 분양된 전용 59㎡ 오피스텔의 현재 분양권 매매 호가는 13억~14억 원 선이다. 여의도는 정부가 1·3 대책에서 강남 3구(강남·서초·송파)와 용산구를 제외한 서울 전역을 투기과열지구·조정대상지역에서 해제하며 오피스텔 분양권 전매가 가능해졌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번 임차인 모집이 사업의 성패를 가르는 분수령이 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고분양가 논란에도 불구하고 오피스텔 ‘완판’에 성공했지만 분양 대금이 3700억 원대에 그치며 부지 매입 자금(6010억 원)의 60%밖에 회수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전체 사업비는 1조 원에 육박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시행사 입장에서는 대금 회수가 빠른 대신 성공 가능성이 떨어지는 ‘일반분양’보다 진입 장벽을 낮춰 자금을 안정적으로 조달할 수 있는 ‘임대 후 분양’을 택한 셈이다.

한편 브라이튼 여의도 모델하우스는 4월 20일에 개관할 것으로 알려졌다. 8월 준공 예정이다.

한민구 기자 1min9@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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