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기업 과잉채굴에 리튬값 넉달새 반토막

신윤재 기자(shishis111@mk.co.kr) 2023. 3. 23. 17: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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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에서 리튬 가격이 급락세를 보이고 있다. 전기자동차 배터리 소재 등 첨단산업의 핵심 원료인 리튬은 '하얀 석유'로 불린다.

23일 중국 경제 매체 차이신에 따르면 전날 탄산리튬은 전년 동기보다 1.7%, 전월 대비 30% 하락하며 t당 29만위안(약 5490만원)에 거래됐다. 최고 가격을 기록한 지난해 11월 t당 60만위안에 육박했지만 4개월 만에 반 토막 난 것이다. 리튬 가격은 지난달 40만위안대로 내려앉은 후에도 하락세를 이어가고 있다.

최근 리튬 가격이 내려간 데는 중국 기업 채굴량이 늘어난 것에 반해 배터리 생산 능력이 커지면서 전기차용 수요가 줄어든 점이 원인으로 지적됐다. 전기차는 리튬이온 배터리 수요에서 80%가량을 차지한다.

차이신은 "세계적으로 전기차를 선호하는 분위기가 여전하지만, 수요가 공급을 따라잡지 못하고 있으며 중국 당국이 올해부터 신에너지차(전기차·하이브리드차·수소차)에 대한 보조금 지원을 중단하면서 배터리 재고가 증가했다"고 분석했다. 중국 내 배터리 재고 누적량은 2020년 19.8GWh에서 2021년 65.2GWh, 2022년 251GWh로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 중국 내 신에너지차 판매량은 보조금 지급이 중단된 이후 올해 1월과 2월 총 93만3000대에 그치며 전년 대비 21%가량 줄었다.

중국 톈펑증권은 차이신에 "재고 물량으로 리튬 가격 하락세는 당분간 이어질 것"이라면서 "t당 20만위안 선에서 바닥을 칠 것"이라고 전망했다.

리튬 가격 하락이 계속되는 가운데 중국 당국은 자국 내 최대 리튬 생산지인 장시성 이춘에 자연자원부, 공업정보화부, 국가발전개혁위원회 등으로 구성된 합동조사단을 보내 현지 조사를 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리튬 배터리 산업과 관련한 불법행위를 단속하겠다는 명분을 내걸었지만, 과잉 채굴과 생산을 차단해 가격 조정에 나선 것으로 분석된다.

[신윤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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