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년 만에 새 수장 맞은 신한금융…'고객 가치' 강조한 진옥동 회장(종합)

서상혁 기자 2023. 3. 23. 17: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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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일 공식 취임…국민연금 반대에도 선임 안건 통과
"고객중심 가치, 고객 자긍심으로 확대해야"…조용병 회장은 고문으로 이동
진옥동 신한금융지주 회장(신한금융 제공)

(서울=뉴스1) 서상혁 기자 = 진옥동 신한금융지주회사(055550) 회장이 23일 공식 취임하면서 신한금융이 6년 만에 새 수장을 맞게 됐다. 최대 주주인 국민연금이 '감시 의무 소홀'을 이유로 반대표를 던졌지만, 대세엔 영향을 미치지 못했다.

진 회장은 취임 일성으로 '고객 가치 제고'를 강조했다. 그는 "신한이 존재해야 하는 이유를 먼저 해달라"며 은행의 사회적 책임과 금융산업 혁신을 주도해야 한다고 밝혔다.

신한금융지주는 이날 오전 10시 서울시 중구 세종대로에 위치한 본사에서 제22기 정기주주총회와 임시 이사회를 개최하고 진옥동 회장 선임 안건을 의결했다.

이날 진 회장은 회장 선임 안건 통과 후 인사말을 통해 "고객과 주주의 기대에 부응하고 신한의 성장을 이끌어야 한다는 무서운 책임감을 느낀다"며 "주어진 사명을 위해 혼신의 힘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진 회장 선임에 있어 유일한 변수는 '국민연금의 반대표'였다. 신한금융 최대주주인 국민연금은 주총에 앞서 '기업가치 훼손과 감시 의무 소홀'을 이유로 진 회장의 선임 안건에 반대표를 던지겠다고 밝힌 바 있다. 국민연금은 지난해말 기준 신한금융 지분 7.69%를 보유한 최대주주다. 이에 대해 업계 관계자는 "진 행장이 일본에서 오랜 경력을 쌓은 만큼, 일본인 주주와의 관계를 고려하면 큰 변수는 아니었다"고 말했다.

진 행장의 취임 일성은 '고객 가치 제고'다. 그는 이날 오후 열린 취임식에서 "'만약 신한이 사라진다면 고객은 불편함을 느낄까?'라는 질문에서 존재 이유를 찾아야 한다"며 "창업과 성장의 기반이 됐던 '고객중심'의 가치를 '고객 자긍심'으로 확장시켜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를 위해 진 회장이 꼽은 키워드는 '사회적 책임'·'금융 혁신'이다. 그는 "재무적 성과 경쟁에 치우치지 말고 우리 사회를 더 나은 세상으로 만들기 위해 정성을 다해야 한다"며 "원칙을 지키며 금융 본연의 역할에 최선을 다하는 동시에 도움이 필요한 모든 이웃에게 실질적인 지원을 넓혀 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과거 방식으로 안정적 성과를 거두는 것에 머무르지 않고 금융업 이상의 금융을 개척해야 한다"며 "삶의 모든 영역에 자연스럽게 스며드는 '인비저블 금융(Invisible Finance)' 구현을 통해 대한민국 금융의 새로운 기준을 만들어 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전북 임실 출신인 진 회장은 1961년생으로, 덕수상고를 졸업했다. 덕수상고 3학년 때 이미 기업은행 입행이 결정돼 은행원 생활을 시작했고, 6년 뒤 1986년 신한은행으로 자리를 옮겼다. 이후 한국방송통신대에서 경영학을 전공하고, 중앙대에서 경영학 석사 학위까지 받았다.

진 회장은 신한은행 인력개발실과 명동지점 등에서 근무하다 1997년 오사카 지점으로 발령받아, 장기간 일본 지점에서 경력을 쌓았다. 2002년 귀국해 여신심사부 부부장으로 일했으며 2004년엔 자금부에서 근무했다. 한국으로 돌아온 지 6년만인 2008년 다시 일본으로 건너가 오사카지점장을 지냈다. 2014년 SBJ은행 부사장을 거쳐 이듬해 SBJ은행 법인장이 됐다. 2017년 한국으로 돌아와 신한은행 경영담당 부행장을 거쳐 신한금융지주 부사장이 됐다. 이어 2019년 신한은행장에 취임했다.

진 회장이 공식 취임하면서 지난 6년간 신한금융을 이끌어온 조용병 회장은 신한금융지주 고문으로 이동할 예정이다. 조 회장은 이날 주주총회 인사말을 통해 "한결 같은 성원과 지지 덕분에 막중한 소임을 마무리하게 됐다"고 밝혔다.

후임 진옥동 회장에 대해선 "지난 4년간 신한은행장 역할을 성공적으로 수행했다"며 "역량과 리더십을 두루 갖춘 든든한 후임자가 있어, 신한금융은 조금의 공백 없이 일류를 향해 나아갈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신한금융지주 주주총회에선 곽수근·배훈·성재호·이용국·이윤재·진현덕·최재붕·윤재원 사외의사의 유임 안건도 통과됐다. 올해 이사회 의장으로는 이윤재 사외이사가 선임됐다.

hyuk@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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