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뱅·지방銀 '공동대출' 나온다 … 시중은행 견제
대출 재원은 지방銀이 분담
토스뱅크, 광주銀과 손잡아
당국 "은행 경쟁촉진 역할"
금융위, 인뱅 역할부족 질타
정부가 인터넷뱅크(인뱅)와 지방은행의 '공동 대출 모델' 도입을 추진한다. 카카오뱅크 등이 참여한 인터넷전문은행협의회에서 금융당국에 건의한 모델인데, 정부도 은행권 경쟁 촉진에 도움이 될 것으로 보고 관련 법제도와 개선점을 적극 검토할 계획이다.
23일 금융위원회는 전날 은행권 경영·영업 관행·제도 개선 태스크포스(TF) 실무작업반 4차 회의에서 이 같은 논의가 있었다고 밝혔다.
공동 대출 모델은 지방은행의 대출 재원과 인뱅의 강점인 접근성을 결합해 금융소비자에게 금리 혜택을 제공함으로써 시중은행 중심의 과점 체계를 완화한다는 구상이다. 인뱅이 보유한 우수 모객력과 신용평가모형을 바탕으로 대출 대상자를 선정하고, 자금은 인뱅과 지방은행이 분담하는 구조다.
우선 토스뱅크가 광주은행과 공동 대출 도입을 추진하고 있다. 두 은행은 세부안을 상당 부분 구체화했고, 향후 금융당국과 논의를 거쳐 최종 확정할 예정이다. 현재 계획으로는 소비자 접근성이 높은 인뱅 애플리케이션(앱)을 통해 고객을 받고, 각 은행이 심사와 대출 실행을 나눠 맡는다. 대출 비율은 두 은행 합의로 정한다. 총대출액 원리금과 연체 관리, 증명서 발급, 계약 변경, 문의 대응, 정보 열람 등 대고객 업무는 인뱅이 지방은행에서 위탁받아 수행한다.
토스뱅크 관계자는 "빠른 성장세를 유지하고 있는 토스뱅크와 전통 강자로서 오랜 업력을 보유했지만 영업 채널 다각화가 필요한 광주은행이 시너지 효과를 낼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지난해 말 국제결제은행(BIS) 기준 자기자본비율은 광주은행이 14.64%, 토스뱅크가 11.35%다.
김소영 금융위 부위원장은 인뱅이 은행권 '메기'로서 제 역할을 수행할 수 있도록 금융위와 금융감독원에 공동 대출 모델 관련 법적·제도적 제약 여부, 출시 가능성 등에 대해 적극 검토할 것을 지시했다.
이와 별개로 김 부위원장은 "인뱅이 급격한 외형 성장에 치중한 측면이 있다"며 "내실을 다져 나가야 한다"고 질타했다. 정보기술(IT)과의 융합, 무점포 비대면 영업으로 인한 비용 절감 효과로 높은 예금 금리, 낮은 대출 금리 제공을 기대했지만 현재까지는 그런 목표를 충족하지 못하고 있음을 지적한 것이다.
케이뱅크가 최초 영업을 시작한 2017년에 7조2000억원이었던 인뱅 총자산은 지난해 79조5000억원으로 성장했다. 카카오뱅크가 39조5000억원, 토스뱅크가 23조4000억원, 케이뱅크가 16조6000억원이다.
한국금융연구원이 발표한 보고서에서도 "인뱅은 아직까지 소비자 가격 부담 절감 효과가 미미하다"고 했으며 "인뱅 도입으로 인한 중저신용자 신용대출 증대는 정책당국의 적극적 관리·감독을 통해 본격적으로 이뤄진 경향이 있다"고 지적했다.
인뱅업계에서는 메기 역할을 위해 중저신용대출 잔액 목표에 대한 재조정이 필요하다고 요청했다. 경기 악화 속에서 과거 금융당국과 약조한 목표치를 달성하느라 연체율이 늘었기 때문이다. 지난해 말 기준 케이뱅크 연체율은 0.85%로 전년 대비 0.44%포인트 증가했다. 카카오뱅크와 토스뱅크도 같은 기간 0.27%포인트, 0.72%포인트 늘어 각각 0.49%, 0.72%를 기록했다.
특히 가계신용대출 연체율의 경우 케이뱅크가 1.06%, 카카오뱅크가 0.57%, 토스뱅크가 0.79%를 기록하며 전체 연체율 상승을 주도했다. 인뱅업권 가계신용대출 연체율은 0.77%로 지방은행(1.12%)보다 낮아 신용평가모형 기술력을 입증했지만, 중저신용자 비중 자체가 높은 탓에 연체율 상승을 피할 수 없었다.
[채종원 기자 / 서정원 기자]
Copyright © 매일경제 & mk.co.kr.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제주도 여행 가는 사람 줄었나”...이곳 폐업 폭증한다는데 - 매일경제
- “서로 사겠다고 난리”…지금 팔면 ‘돈되는 중고차’, 웃돈 받고 팔까 - 매일경제
- “쌍용차 너마저, 그리울거야”…대우·삼성車 이어 추억 속으로 [왜몰랐을카] - 매일경제
- [단독] 아워홈 ‘진흙탕’ 2차전…구본성 “3천억원 배당 달라” - 매일경제
- “위기가 곧 기회?”...서학개미, 테슬라보다 이 종목 더 담았다 - 매일경제
- [속보] 헌재 “검수완박 입법, 법사위서 심의·표결권 침해” - 매일경제
- 의대 정시 합격자 78%는 ‘N수생’…절반은 서울·경기 출신 - 매일경제
- “누가 이 가격에 사나요”…아파트값 반등 기류에 ‘문의 뚝’ - 매일경제
- 中 덮친 최악 모래폭풍에…남몰래 웃음 짓는 이 종목 - 매일경제
- 토트넘 선배 “월드클래스 손흥민 활용할 감독 필요” - MK스포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