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양곡법 강행한 野, 포퓰리즘 악법엔 대통령 거부권 행사해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포퓰리즘 악법 1호로 꼽히는 양곡관리법이 23일 국회를 통과했다. 국민의힘 의원들이 반대했지만 민주당 의원들이 무더기로 찬성표를 던졌다. 이날 법안 통과로 쌀 생산량이 수요를 3% 이상 초과하거나 쌀 가격이 5% 이상 떨어지면 정부가 세금으로 쌀을 사들여야 한다. 지금도 쌀이 남아도는 상황인데 쌀을 더 생산하라고 농민에게 돈을 쥐여주는 꼴이다. 농민들은 고부가가치 작물 재배나 농업 혁신 대신 계속 쌀농사에 매달릴 것이다. 농업의 재정 의존은 심해지고 경쟁력은 후퇴할 것이다. 농민들 표를 얻겠다고 이런 법을 통과시킨 민주당의 행태는 포퓰리즘의 극치다. 윤석열 대통령은 거부권을 행사하는 게 옳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은 양곡관리법 통과로 남아도는 쌀이 2024년 38만t에서 2030년 64만t으로 급증할 것으로 내다봤다. 쌀 수매에 투입될 예산도 연간 1조원을 넘어설 것이라고 했다. 지금도 정부가 사들인 쌀은 90% 이상이 사료용이나 주정용으로 헐값에 처분되고 있다. 앞으로는 아예 팔 곳을 찾지 못해 창고에 쌓아둘 쌀이 늘어날 게 뻔하다. 농민들에게 팔지도 못할 쌀을 재배하라고 돈을 주는 건 사실상 농민을 모독하는 행위다. 농민들을 독립된 경제주체로 존중한다면 이럴 수는 없다. 민주당이 조금이라도 농민을 위한다면 독자 경쟁력을 갖출 수 있도록 도와야 한다. 쌀 수매에 해마다 1조원을 쓸 일이 아니다. 그 돈은 농업 혁신에 투자돼야 한다. 민주당은 그런 고민이 없으니 답답하다.
민주당의 포퓰리즘 악법은 지금도 줄줄이 대기 중이다. 작년 9월 이 대표가 양곡관리법과 함께 7대 민생법안이라고 포장해 내놓은 법안이 대부분 그렇다. 불법 파업에 손해배상 청구를 어렵게 하는 노란봉투법, 기초연금을 30만원에서 40만원으로 올리고 65세 이상 노인 전원에게 지급하겠다는 기초연금법 개정안은 각각 노조원들과 노인 표가 타깃이다. 파업을 조장하고 국가 재정을 망가뜨릴 게 뻔한 이런 법을 추진하다니 민주당은 표만 얻으면 된다는 건가. 대통령은 거부권 행사로 포퓰리즘 악법을 저지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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