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 ‘미성년자 대상 범법행위 혐의’ 서준원 방출

롯데 자이언츠가 미성년자 대상 범법행위를 한 혐의로 검찰 수사를 받고 있는 투수 서준원(23)을 방출했다.

롯데는 23일 “서준원이 미성년자를 대상으로 한 범법행위로 경찰 조사를 받았고, 현재 검찰로 이관된 사실을 확인하자마자 징계위원회를 개최해 검찰의 기소 여부와 관계없이 최고 수위 징계인 퇴단을 결정했다. 구단은 선수 관리소홀을 인정하고, 앞으로 성인지 교육을 엄격히 시행해 재발 방지를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강훈 롯데 구단 대표이사는 “많은 팬의 응원을 받는 프로야구선수가 미성년자를 대상으로 한 범법행위는 결코 용납할 수 없는 일”이라며 “특히 프로야구를 사랑해주시고, 선수들을 보며 꿈을 키우는 청소년을 대상으로 일어난 이번 불미스러운 행위는 많은 분의 마음에 상처를 입혔다. 구단의 선수 관리소홀을 인정하고, 사회적 물의를 일으킨 점에 대해 다시 한번 사과의 말씀을 드린다. 앞으로 주기적 성폭력 예방 및 성인지 교육 실시를 통해 재발 방지를 약속드리겠다”고 사과문을 냈다.

부산 개성중~경남고를 졸업한 서준원은 롯데가 2019년 1차지명권을 써 영입한 핵심 기대주 중 한 명이었다. 아마추어 시절 시속 150㎞의 강한 직구를 던지는 사이드암 투수로 큰 기대를 모았다. 하지만 프로 데뷔 후 통산 123경기에서 15승23패, 평균자책점(ERA) 5.56에 그쳤다. 지난해에는 33경기에 선발과 롱릴리프로 등판해 재기 가능성을 비치는 등 구단의 기대를 비로소 충족하는 듯했는데, 이제 더는 소용없게 됐다.

올 시즌 야심 차게 한 준비도 물거품이 됐다. 서준원은 지난겨울 호주리그(ABL) 질롱코리아에 파견돼 일찌감치 담금질에 나섰다. 스프링캠프에선 부진의 주요 원인 중 하나로 늘 제기된 체중을 크게 줄여 구질과 체력 향상을 동시에 꾀했다. 최근 5년 연속 포스트시즌 진출에 실패한 롯데도 지난겨울 유강남, 노진혁, 한현희 등 프리에이전트(FA)를 영입하고 에이스 박세웅에게 구단 최초의 장기계약을 안기는 등 대대적 투자로 성적 향상을 꾀했지만, 정규시즌 개막을 코앞에 두고 서준원이 단단히 재를 뿌렸다.

김현세 기자 kkachi@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