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금 부자' 애플·MS의 힘 … 시가총액 S&P500의 13% 차지
경기 덜타 주가 하락폭 작아
◆ 서학개미 투자 길잡이 ◆
애플과 마이크로소프트의 시가총액이 S&P500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역대 최고치를 달성했다. 지난해부터 이어지고 있는 세계 중앙은행의 급격한 긴축으로 기술주 주가가 위축됐지만 두 기업은 막대한 현금 흐름과 견고한 사업 모델로 하락폭이 작았기 때문이다.
22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에 따르면 애플과 마이크로소프트 시가총액 비중은 S&P500의 13.3%를 기록해 역대 최고치를 달성했다. 2020~2021년 기술주 상승 랠리를 타고 'FAANG(메타·애플·아마존·넷플릭스·구글)'로 대표되는 기술주 다수가 동반 상승했지만 최근에는 일부 종목만 오르는 상황이 됐기 때문이다.
메타는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시장의 경쟁이 격화된 데다 개인정보 규제로 주가가 타격을 받았다. 메타버스로 사업의 중점을 전환하며 막대한 투자자금도 쏟아부어야 했다. 넷플릭스는 구독자 수 증가율 둔화와 콘텐츠 비용 증가를 함께 해결해야 하는 위치에 놓였다.
애플과 마이크로소프트 역시 공급망 경색에 따른 실적 감소, 클라우드 성장 둔화 등 어려움이 있었으나 몇 가지 면에서 다른 기업과 차이점이 있었다는 분석이다.
우선 이들 기업은 현금흐름이 양호하다. 애플의 잉여현금흐름은 지난해 1114억4300만달러로 전년 대비 19.89% 증가했다. 2021년 26.7%, 2020년 24.57%에 비하면 증가세가 소폭 줄어들었지만 여전히 높은 수준이다. 마이크로소프트도 2020년 이후 잉여현금흐름이 매년 10% 후반~20% 초반으로 성장하고 있다. 미국과 유럽의 금융업 불안이 고조되는 상황에서 특히 현금이 투자자들에게 안정감을 줬다는 분석이다. 또 현금 다량을 보유한 기업들은 기업들이 파산하는 시기에 우량한 자산을 인수할 수 있는 기회를 얻을 수도 있다.
애플과 마이크로소프트는 다른 빅테크 기업들이 제공하는 상품이나 서비스와 달리 소비를 줄일 수 없다는 점도 한몫했다.
그러나 이들의 독주에 머지않아 제동이 걸릴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과거 사례를 보면 기술주가 시장 수익률을 크게 웃도는 상황이 오래가지 못했기 때문이다.
미국 투자전문매체 배런스는 연구기관 데이터트렉리서치를 인용해 머지않아 기술주의 상승이 주춤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니컬러스 콜러스 데이터트렉리서치 연구원은 "(기술주 위주의) 나스닥은 최근 50거래일 동안 S&P500 수익률을 9.5%포인트 웃돌았다"면서 "기술주가 상승 가도를 달린 2010년 이후 이 정도로 초과 수익률이 높았던 기간은 2020년 5월, 2021년 1월, 2022년 8월로 길지 않았다"고 말했다. 그 이후 50거래일 동안에도 S&P500 수익률을 뛰어넘은 건 2020년 5월밖에 없었다는 것이다. 2020년 5월은 코로나19 충격으로 증시가 급락한 뒤 막대한 유동성이 공급되면서 다시 주식 가치가 급등하기 시작한 시점이었다. 콜러스 연구원은 "나스닥과 미국 기술주를 조금씩 분할 매도할 것을 역사는 조언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성장주가 아닌 가치주가 앞으로 증시 상승을 이끌 것이라는 조심스러운 관측도 나온다. 유진투자증권에 따르면 세계 증시에서 2000년에는 성장주지수가 고점을 기록했고, 2007년에는 가치주지수가 고점을 썼다. 2014~2021년에는 성장주 수익률이 더 좋았다. 빅테크에 투자하더라도 매출액 등 외형적인 성장보다 이익·현금 등 가치를 보여주는 지표에 더욱 중점을 둬야 한다는 것이다.
[강인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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