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라운지] 장위 8구역 주민들 "교회가 건물 못사게 해달라"
전광훈 목사 사랑제일교회
인근 8구역 건물 매입 추진
주민들 "또 알박기냐" 반발
전광훈 목사가 이끄는 사랑제일교회가 공공재개발을 추진 중인 서울 성북구 장위8구역 안에 있는 사우나 건물을 사려고 시도 중인 것으로 확인됐다. 사랑제일교회가 현재 장위10구역 조합과 재개발 보상금 문제로 계속 갈등하고 있기에 장위8구역 주민들은 "또 다른 '알박기'가 될 것"이라며 강력히 반발했다.
23일 성북구청에 따르면 사랑제일교회는 지난 16일 장위8구역 안에 있는 한 사우나 건물을 매입하고 싶다며 토지거래를 허가해 달라고 구청에 신청했다. 해당 건물을 종교시설로 쓸 것이라고 명시했다.
토지거래허가제는 일정 규모 이상의 부동산을 거래할 때 관할 시장, 군수, 구청장의 허가를 받도록 만든 제도다. 통상 투기 수요가 몰릴 우려가 있는 지역이 선정된다. 장위8구역은 2021년 3월 '공공재개발 2차 후보지'로 선정된 후 일대가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지정됐다.
사랑제일교회가 이곳 건물을 매입하려고 한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주민들은 강력 반발하고 있다. 장위8구역 공공재개발준비위원회는 전날 호소문을 발표하고 탄원서를 받기 시작했다. 재개발준비위 관계자는 이날 매일경제와의 통화에서 "장위10구역은 사랑제일교회로 인해 오랜 기간 재개발 공사를 못 하고 있다"며 "그동안 행태를 보면 교회가 장위8구역에도 피해를 줄 우려가 크다"고 주장했다.
그는 "장위8구역도 조만간 정비구역 지정을 받고 몇 년 뒤 철거가 이뤄질 것"이라며 "교회가 재개발 진행 중인 건물을 산다는 것 자체가 그간의 행태를 (반복)하려는 것 아니냐. 불허가를 강력하게 요청한다"고 말했다. 이어 "전날부터 이틀 동안 접수된 탄원서가 2500건을 돌파했다"며 "동네가 발칵 뒤집혔다"고 덧붙였다.
재개발준비위 측은 사랑제일교회가 매입하려는 사우나 건물에 '도시계획도로시설사업'이 예정돼 있다고도 지적했다. 만약 나중에 교회가 이른바 알박기에 나서면 8구역뿐 아니라 1·4·6구역 사업계획에도 차질이 생길 수 있다는 주장이다.
장위8구역 주민들이 이토록 반발하는 건 사랑제일교회가 장위10구역과 갈등을 빚고 있기 때문이다. 현재 장위10구역에 위치한 사랑제일교회는 재개발에 따른 교회 철거를 오랜 기간 반대해왔다. 지난해 보상금 500억원을 받고 이주하는 데 합의했지만 교회 측은 올해 들어 아파트 2채를 추가로 더 요구했다.
사랑제일교회 관계자는 "장위10구역에서 이전하면 임시라도 예배를 볼 장소가 있어야 하지 않느냐"며 "현재 위치에서 가까운 곳으로 찾은 것"이라고 주민들 주장을 일축했다. 그러면서 "우리 교회 인원을 수용할 수 있는 곳이 마땅치 않아 빌리기도 모호하다"며 "재개발은 우리와는 상관이 없다"고 말했다.
성북구청은 이 같은 상황에 대해 "토지거래허가제와 관련된 법률과 규정을 면밀하게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구청은 신청을 접수한 후 15일 이내 결과를 발표해야 해 다음주쯤 결과가 나올 예정이다.
[이희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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