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VB 파산에 차가워진 증시…개인도 외국인도 ‘팔자’

권정혁 기자 2023. 3. 23. 17: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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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일(현지시간) 취리히에서 촬영된 UBS 간판과 크레디트스위스(CS) 간판. AFP연합뉴스

미국 실리콘밸리은행(SVB) 파산 사태 이후 국내 증시에서 투자금 이탈이 늘어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23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국내 증시 자금은 모두 131조8803억원(지난 20일 기준)으로 SVB가 파산한 지난 10일 134조3556억원에서 열흘새 약 2조4753억원(1.84%)이 감소했다. 특히 이중 증시 투자자예탁금은 같은 기간 48조3254억원에서 46조2526억원으로 2조728억원(4.29%) 줄어들었다.

외국인도 순매도로 돌아서며 투자자금을 회수하고 있다. 외국인은 SVB 파산 이후 코스피와 코스닥시장에서 총 1조3000억원가량의 주식을 순매도했다. 연초 강한 매수세를 보이던 외국인들이 이달 들어 매도 우위를 보이면서 올해 들어 현재까지 외국인의 순매수 규모는 6조2000억원대로 줄었다.

증시에서 개미 투자자와 외국인이 떠나는 원인으로 미국 중소은행 파산을 계기로 금융권 전반에 위기감이 확산되었다는 점이 지목된다. 미국 내에선 SVB 파산 이후 시그니처은행이 파산하고 퍼스트리퍼블릭 은행의 위기설까지 불거지는 등 중소은행을 중심으로 금융 불안이 커지고 있다. 크레디트 스위스 은행(CS)도 유동성 위기로 UBS에 넘어가면서 위기감은 전 세계 금융권으로 확산되고 있다.

채현기 흥국증권 연구원은 “현재 금융 여건 자체가 금리인상 없어도 긴축적으로 갈 수 있는 상황”이라면서 “돈이 더 안 돈다는 얘기이기 때문에 경기 침체가 가까워질 수도 있다는 우려가 생겼다”고 말했다.

반도체 경기 회복과 미국의 경제 지표가 향후 관건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채 연구원은 “반도체가 아직은 수출이 회복되는 기미가 없고 2차전지 몇 개 종목 빼곤 주도주가 없다보니 수급이 쏠리는 현상 지속되고 있다”면서 “외국인이 일정 부분 들어와야 하는 분위기 있어야 하는데 여전히 2500을 뚫을 모멘텀은 없다”고 말했다.

이어 “은행권 불안여진이 완전히 해소되고 4월 초중순에 나올 미국 물가와 고용지표가 내려와야 한다”면서 “5월 FOMC 있을텐데 그 안에 추가 대책이 어떻게 나오는지 봐야할 것”이라고 말했다.

권정혁 기자 kjh0516@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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