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도 배터리 테마"… 알루미늄株 급등
삼아알미늄 이달에만 73%
알루미늄 관련 업체들이 주식시장에서 연일 급등세를 보이고 있다. 알루미늄박이 2차전지 필수 소재로 주목받으면서 주가도 재평가 받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23일 기준 2차전지 소재인 알루미늄박을 생산하는 삼아알미늄 주가는 이달 들어 73.58% 상승했다. 같은 기간 다른 알루미늄박 제조사인 DI동일(22.8%), 동원시스템즈(9.47%) 주가도 고공행진하고 있다. 알루미늄박 업체에 원재료를 공급하는 조일알미늄(45.6%)도 이달에 주가가 급등했다. 2차전지가 증시의 핵심 테마로 자리매김하면서 한동안 소외됐던 알루미늄박 업체들에도 매수세가 대거 유입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알루미늄박은 알루미늄을 얇게 펴서 만든 막으로 2차전지 양극재에 쓰이는 소재다. 2차전지에 필수적으로 들어가는 소재지만 구성비가 다른 핵심 소재에 비해 낮다는 이유로 그동안 크게 주목받지 못했다. 실제 배터리에서 알루미늄박이 차지하는 원가 비중은 1.8% 수준이다. 음극재에 쓰이는 동박의 원가 비중인 5%와 비교해도 낮다. 하지만 알루미늄박이 전기차 배터리를 고도화하는 데 필수적으로 쓰이는 만큼 중요도가 높아지고 있다.
이원재 한국IR협의회 연구원은 "알루미늄박이 얇을수록 배터리의 고용량화와 경량화에 유리하다"며 "알루미늄박은 전기차시장 성장 속도에 비해 공급자가 부족한 대표적인 공급자 우위 시장"이라고 설명했다.
실제 글로벌 전기차 수요 성장에 따라 배터리 업체들이 증설에 나서면서 알루미늄박시장도 빠른 속도로 규모가 커지고 있다. 2차전지 시장조사업체인 SNE리서치에 따르면 전 세계 알루미늄박 수요는 2020년 9만2000t에서 2025년 47만5000t으로 연평균 38.9% 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국내 2차전지용 알루미늄박 업체는 삼아알미늄, 동일알루미늄, 롯데알미늄과 후발주자로 분류되는 동원시스템즈가 있다. 삼아알미늄은 코스피 상장사고, 동일알루미늄은 DI동일이 지분 90.3%를 보유한 비상장사다. 롯데알미늄은 롯데그룹 소속 비상장사다. 이들 업체는 노벨리스코리아와 조일알미늄 등 압연 업체들에서 1차 가공된 알루미늄을 공급받아 알루미늄박을 생산하고 있다.
알루미늄박 업체들의 주요 고객사는 LG에너지솔루션, SK온, 삼성SDI 등 국내 대형 배터리 업체들이다. 삼아알미늄은 올 초 LG에너지솔루션에 2030년까지 7000억원 규모 제품을 공급하기로 했다고 발표하면서 시장의 주목을 받기도 했다. 동일알루미늄은 LG에너지솔루션과 삼성SDI에 주로 납품하고 있다.
알루미늄박시장 성장세가 주목받으면서 대형사들의 투자도 활발하다. 삼아알미늄은 지난 1월 LG에너지솔루션과 일본 도요타자동차의 계열사인 도요타통상을 대상으로 1152억원 규모 유상증자를 진행해 양사가 전략적 투자자로 참여했다.
다만 이들 업체 실적이 알루미늄 가격에 영향을 받는 점은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지적이다. 원재료인 알루미늄 가격 하락에 따른 판가 하락 시 실적에 악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강민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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