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새 외교백서에 '중국은 최대 도전' 명시…美·나토 이어 中 견제 공식화
기사내용 요약
일본, "中, 지금까지 없었던 최대 전략적 도전...경계 1호"
美 바이든, 신년 국정연설 中 위협 경고…쿼드도 중 견제 강화
나토, 7월 정상회의에 한·일 등 초청…중국 포위 전략 관측
[서울=뉴시스] 박준호 기자 = 미국과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뿐만 아니라 일본도 막대한 경제력을 바탕으로 군사력 증강에 박차를 가하고 있는 중국을 사실상 '경계1호'로 분류하고 나섰다.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러시아를 두둔하고, '하나의 중국' 원칙 하에 무력을 동원한 대만 흡수 통일도 불사하려는 중국의 세 과시에 서방뿐 아니라 일본까지 나서 적극적인 견제에 나선 형국이다.
일본, "안보상의 우려"→ "최대 전략적 도전" 中 표현수위 높여
외교청서는 국제정세와 일본외교를 기록한 문서로 매년 발행하고 있다. 외무성은 22일 원안을 집권 자민당에 공개했다.
원안에서는 북한 핵미사일 개발의 급속한 진전과 동중국해와 남중국해에서 군사적 압력을 강화하는 중국에 대해 "일본 주변에서도 힘에 의한 일방적 현상변경 압력이 높아지고 있어, 일본은 전후 가장 어렵고 복잡한 안보환경에 직면해 있다"고 명기했다.
중국의 동향에 대해서는 "지금까지 없었던 최대 전략적 도전"이라며 지난해 12월 책정한 국가안보전략에 맞춰 표현을 강화했다. 이는 지난해 "안보상의 강한 우려"보다 한층 표현수위가 강화된 것으로 중국의 위협에 대한 위기의식이 반영된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외교청서 원안에서는 지난해 9월 중국군이 처음으로 러시아군 훈련에 육해공 3군을 동시에 참가시켰고, 일본 주변에서 중·러가 행동을 함께 하는 빈도가 높아지고 있는 점을 들어 "일본의 안전보장 관점에서 중대한 염려를 가지고 주시해 갈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한국에 대해서는 강제징용 문제 해결책을 지난 6일 제시한 사실을 거론했다. 2022년판에서는 "일본의 일관된 입장에 근거해, 앞으로도 한국측에 적절한 대응을 강하게 요구해 간다"라고 했지만, 한국측의 해결책을 "한일 관계를 건전한 관계로 되돌리기 위한 것으로서 평가한다"라고 명기했다. 또 "국제질서가 위협받는 가운데 일·한, 일·미·한의 공조는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기시다 후미오 총리는 이번 우크라이나 순방에서도 중국에 대한 경계감을 드러냈다. 기시다 총리는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과 회다 후 발표한 공동성명에서 동·남중국해 정세와 관련해 중국을 우회적으로 비판했다.
양 정상은 유럽·대서양과 인도 태평양의 안보 불가분성을 인식하고 "동·남중국해정세에 대한 심각한 우려를 표명하고 힘 또는 위압에 의한 일방적인 현상변경의 시도에 강하게 반대한다"며 "대만 해협의 평화와 안정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양안문제의 평화적 해결을 촉진한다"며 대만을 향해 군사적 위협을 가한 중국과 각을 세웠다.
바이든, 새해 벽두 中 공개 경고…美, 쿼드 등 통해 中 군사력 증강 '맞불'
미국 조 바이든 대통령의 올해 신년 국정연설의 화두는 중국을 향한 강력한 경고였다. 바이든 대통령은 지난 달 7일(현지시간) 미국 의회에서 진행한 국정연설에서 "내가 취임하기 전에는 중국이 어떻게 힘을 키우고 미국이 어떻게 세계에서 몰락하는지가 주로 이야기됐다"라며 "더는 안 된다"라며 중국과의 경쟁을 강조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또 "미국과 세계의 이익을 증진하는 분야에서 중국과 협력할 것"이라면서도 중국 정찰풍선 사건을 염두에 둔 듯 "중국이 우리 주권을 위협한다면 국가를 수호하기 위해 행동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그는 "중국과의 경쟁에서 승리하려면 단결해야 한다"라며 "우리는 세계에서 심각한 도전에 직면했다"라고 자국에 위기의식을 주입했다.
미국은 이달 들어서도 중국에 대한 견제를 이어갔다. 호주, 인도, 일본, 미국 4개국으로 구성된 안보협의체 '쿼드'의 외무장관들은 지난 3일 쿼드는 중국에 대항하는 것이 목표가 아니라고 밝혔지만, 인도-태평양 지역에서 중국의 영향력에 대한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는 내용의 성명을 발표했다.
AP통신에 따르면 토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 하야시 요시마사 일본 외무상, 페니 웡 호주 외무장관, 수브라마냠 자이샨카르 인도 외무장관은 중국 국명을 거의 언급하지 않고, 쿼드는 비군사 분야에서의 협력 강화를 통해 자국의 국익을 증진시키고 다른 나라들의 국익을 향상시키기 위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쿼드 외무장관들의 공개 행사와 성명서에서 나타난 발언은 민주주의, 법치주의, 해양 안보 및 분쟁의 평화적 해결의 중요성에 대한 반복적 언급과 함께 쿼드가 중국에 대한 대안으로 존재한다는 것을 분명히 했다.
장관들은 "우리는 자유, 법치주의, 주권 및 영토 보전, 무력의 위협이나 사용에 의존하지 않는 평화적 분쟁 해결, 항행 및 상공 비행의 자유 원칙을 강력히 지지하며, 현상 유지를 위한 일방적 시도에 반대한다. 이런 것들은 인도·태평양 지역과 그 너머의 평화, 안정, 번영에 필수적"이라고 밝혔다.
이들은 또 중국이 태평양에서 점점 더 공격적이 되고, 영유권 분쟁 지역에 대한 중국의 영유권 주장을 밀어붙임으로써 주변국들을 경악시키고 있다며 중국을 겨냥해 "남중국해와 동중국해를 포함한 해양 규칙 기반 질서에 대한 도전을 우려한다"고 쏘아붙였다.
이들은 "현 상태를 바꾸거나 지역 긴장을 높이려는 일방적 행동에 강력히 반대한다. 분쟁 지역의 군사화, 해안경비대 선박과 해상 민병대의 위험한 사용, 다른 나라의 해양자원 개발을 방해하려는 시도에 심각한 우려를 표명한다"고 덧붙였다.
이에 중국 외교부는 "국가 간 협력은 평화와 발전을 위한 시대적 흐름에 부합해야 하며 배타적 파벌을 만드는 것은 안 된다"며 쿼드를 비난했다. 러시아도 미국이 이 지역에서 중국에 대항하기 위해 아시아에 새로운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 스타일의 동맹을 구축하려 한다는 중국 정부의 비난에 동조하며 "미국이 쿼드를 군사화하려 한다(세르게이 라브로프 외무장관)"고 비판했다.
유럽도 중국의 위협 심각하게 인식…나토 구심점 삼아 대중 견제 강화
일본 니혼게이자이 신문(닛케이)에 따르면 나토는 오는 7월 정상회의에 한국과 일본 등 아시아 국가 정상들을 초청해 '정상성명' 발표를 검토하고 있다. 닛케이는 나토가 "민주주의 진영 단결을 선명히 해 중국과 러시아에 대항한다"고 해석했다. 나토는 앞서 지난해 6월 정상회의에도 한국·일본·호주·뉴질랜드 정상을 처음으로 초청한 바 있다. '
지난해 6월 나토 정상회의도 사실상 중국에 대한 포위전략을 펴고 있는 미국이 유럽국가들을 포섭하는 무대로 활용됐다. 나토는 당시 새로 채택한 '전략 개념'에서 견제해야 할 대상으로 중국을 공식 명시했다. '체계적 도전'이라는 표현을 썼다.
줄리앤 스미스 주나토 미국 대사는 공동성명 발표 여부를 묻는 닛케이의 질문에 구체적인 답변을 피하면서도 중국을 염두에 두고 "세계에서 유엔헌장 원칙을 깨려고 생각하고 있는 모든 국가에 대해 강한 메시지가 될 것"이라고 단언했다.
닛케이는 "미국은 (나토 공동성명을 통해) 민주주의 진영 결속을 제시하고 무력행사에 대가가 있다는 입장을 발신하면, 대만해협과 남중국해를 둘러싼 중국에 대한 억지로 연결될 것으로 보고 있다"고 분석했다. 뿐만 아니라 영국과 프랑스, 독일은 최근 인도·태평양에 전투기, 함선 등을 파견해 중국의 현상 변경에 반대하는 입장을 내비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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