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액으로 암 1시간 내 진단하는 시대 온다"

유주연 기자(avril419@mk.co.kr) 2023. 3. 23. 17: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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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혜린 바이오스마트 회장
침만 뱉어 코로나19 진단
PCR키트 식약처 인증받아
12개 질환 한 번에 검사 가능
신규 키트 조만간 출시 예정
"타액검사로 진단시장 혁신"

고통스럽게 코를 찌르지 않고 침만 뱉어 검사하는 코로나19 유전자증폭(PCR) 키트가 최근 식품의약품안전처에서 공식 허가를 받았다. 체외진단기기업체 에이엠에스바이오(AMS바이오)가 개발한 코로나19 PCR 진단키트 'A+CheQ(에이플러스체큐)'를 정식 허가한 것이다. 타액(침) PCR 검사 키트가 허가를 받은 것은 이 회사가 국내에서 최초, 전 세계에서는 두 번째다.

AMS바이오는 코로나19 팬데믹 시기에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과 경기도 여주시 등에서 타액 PCR 검사를 시범 운영했던 업체다. 당시 1시간이면 결과를 받을 수 있는 신속성과 편리한 타액 검사 방식으로 좋은 평가를 받은 바 있다. 식약처 허가가 늦어지면서 PCR 검사는 그동안 코를 찌르는 방식으로 이뤄졌지만 이제는 타액 검사도 가능하게 된 것이다.

2022년 1월 20일자 A4면 보도

최근 서울 성수동 바이오스마트그룹 본사에서 만난 박혜린 회장은 이번 타액 PCR 키트 허가가 진단 시장에 혁신을 가져올 것으로 기대했다. AMS바이오는 박 회장이 이끄는 바이오스마트그룹의 자회사다. 박 회장은 "타액 PCR 검사 키트 허가를 통해 진단 시장이 비침습(피부를 관통하지 않고 질병을 진단·치료하는 방법)과 여러 질환을 한 번에 검사하는 멀티 진단으로 빠르게 재편될 것"이라고 말했다.

박 회장은 10여 년 전부터 진단 시장의 잠재력을 내다보고 관련 진단기기 개발에 공을 들였다. 그러던 중 코로나19 팬데믹 사태가 터졌고, 그간의 연구개발 노하우를 바탕으로 타액 기반 PCR 키트를 개발해 최근 식약처 허가를 획득했다. 타액 PCR은 유전자(DNA)를 채취한 뒤 일반 PCR처럼 온도를 95도까지 끌어올리고 동일한 횟수로 사이클을 증폭시키는 방식이다. 그 대신 한 사이클당 걸리는 시간을 줄여 DNA 증폭 시간을 37분으로 단축시켰다. 따라서 이번 타액 PCR 키트 허가로 일반인들이 체감하는 가장 큰 변화는 불편하게 코를 찌르지 않고도 코로나19 PCR 검사를 하고 30분~1시간 뒤에 결과를 받아볼 수 있다는 것이다. 박 회장은 "타액 진단이 도입되면 어린이나 노약자 등 진단 검사 접근성이 크게 높아질 것"이라며 "특히 노년층 등 질병 취약층을 대상으로 타액 검사를 통한 주기적 관리 모델을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박 회장은 코로나19뿐 아니라 독감 등 여러 질환을 한 번에 검사할 수 있는 키트도 조만간 내놓을 계획이다. 우선 올가을께 코로나19, 독감, 호흡기세포융합바이러스(RSV) 감염증 등의 질환을 한 번에 진단 가능한 키트를 선보일 예정이다. 이를 위해 AMS바이오는 독감과 RSV 등에 대해서도 추가 인증을 진행하고 있다. 호흡기감염증 중 하나인 RSV 감염증 환자는 최근 한 달 새 두 배 이상 빠르게 늘어나는 추세다. 특히 영·유아에게 치명적이어서 사회적으로 많은 우려를 낳고 있다. 올 7월에는 성매개감염질환(STD) 12종 검사 인증을 받을 계획이다. STD 검사는 요식업 등에서 필수로 요구하는 검사다.

진단검사의 핵심인 정확도도 이번 식약처 허가를 통해 인정받았다. 박 회장은 "진단 시장에선 정확도가 생명"이라며 "임상시험에서 민감도(감염자를 감염됐다고 양성으로 판정하는 비율) 100%, 특이도(비감염자를 감염되지 않았다고 음성으로 판정하는 비율) 100% 결과를 받았다"고 설명했다. 식약처 PCR 키트 허가 기준(전문가용)은 민감도와 특이도 95% 이상이다.

박 회장은 타액 PCR 검사가 일반 병원에 적극 도입되기를 기대하고 있다. 그는 "기존 PCR은 검사 결과를 받아보기까지 반나절 이상 걸리기 때문에 병원에서도 환자가 PCR 검사 후 결과가 나오기까지 병실을 이틀간 공실로 비워둬야 한다"며 "그러나 타액 PCR은 30분~1시간이면 결과가 나오기 때문에 병원 운영에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박 회장의 목표는 진단 시장을 혁신해 각종 질병을 예방할 수 있는 시대를 앞당기는 것이다. 그는 "암 등 질환의 진단을 비롯해 DNA를 비침습적 방법으로 검사하는 시대의 막을 열었다"며 "미래 정밀 진단 시장을 선도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유주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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