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부, 일본 수출규제에 대한 WTO 제소 철회

지난 16일 오후 일본 도쿄 총리 관저에서 열린 한일 정상 공동 기자회견에서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가 회견을 마친 뒤 윤석열 대통령에게 악수를 청하고 있다. 연합뉴스.

정부가 일본에 대한 세계무역기구(WTO) 제소를 철회한 데 이어 일본을 수출우대국가(화이트리스트)로 변경하는 절차에도 착수했다.

산업통상자원부는 일본의 3개 품목(불화수소, 불화폴리이미드, 포토레지스트) 수출규제 조치에 대해 제기했던 WTO 제소를 철회했다고 23일 밝혔다. 이날 일본이 반도체 핵심 소재 3개 품목의 수출 규제를 해제함에 따라 동시에 제소를 철회했다고 산업부는 설명했다.

산업부는 일본을 전략물자 화이트리스트로 변경하는 내용의 전략물자수출입고시 개정안도 행정예고 했다. 다음달 14일까지 의견 수렴을 거쳐 일본을 수출 절차를 간소화 하는 화이트리스트(백색국가)에 포함될 수 있도록 고시를 개정할 예정이다.

앞서 일본은 강제징용 피해자에게 일본 피고 기업이 배상하라는 한국 대법원의 2018년 10월 확정판결에 반발해 이듬해 7월 3개 품목의 한국 수출 규제에 나섰다. 일본은 같은 해 8월에는 화이트리스트에서도 한국을 배제했다.

이에 한국은 그해 9월 일본의 수출 규제 조치를 WTO에 제소한 데 이어 화이트리스트에서 일본을 배제했다. 당시 일본은 표면적으로 한·일 정책 대화가 중단됐고 재래식 무기에 전용될 수 있는 물자의 수출을 제한하는 ‘캐치올’ 규제가 법적 근거가 부족하다는 점, 수출관리 조직·인력 불충분을 이유로 화이트리스트에서 한국을 제외했다. 이에 정부는 대외무역법 개정과 수출 조직을 확대개편 했지만 일본의 태도 변화는 없었다.

한국은 화이트리스트 원상회복 등 속도를 내는 데 비해 일본은 상대적으로 미온적인 분위기다. 니시무라 야스토시 경제산업상은 전날 기자회견에서 “1000여 개가 넘는 품목에서 한국 측의 수출관리 제도와 운용 상황의 실효성을 확실히 확인하고 싶다”며 “일본으로선 결론이 있는 것이 아니며 책임 있는 판단을 해나가고 싶다”고 말했다.

산업부는 “일본이 화이트리스트를 개정해 한국이 화이트국(그룹A) 복귀가 조속히 이뤄질 수 있도록 한·일 수출관리 정책 대화 등을 통해 긴밀히 논의해 나갈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박상영 기자 sypark@kyunghya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