벤스케 전 음악감독 "서울시향은 이미 세계적 악단"

조재현 기자 2023. 3. 23. 16: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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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향은 이미 세계적인 교향악단입니다. 지난 3년간 재능있고 기량이 뛰어난 단원들과 아주 좋은 시간을 보냈고, 함께 열심히 일하며 내가 원하는 소리에 점점 더 가까워졌지요. 앞으로도 단원들이 그리울 것 같습니다."

지난해 말 3년 임기를 마친 오스모 벤스케(70) 전 서울시립교향악단 음악감독은 서울시향과 함께한 시간을 이같이 회상했다.

서울시향은 지난해 8월 국내 교향악단 최초로 작곡가 윤이상(1917~1995)의 작품을 담은 음반을 발매했는데, 벤스케 전 음악감독은 이를 임기 동안 가장 큰 성과로 꼽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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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년 임기 마치고 '시벨리우스 사이클' 마무리 공연 앞둬
"윤이상 음반 녹음 큰 성과"…"전용공연장 생기면 큰 발전 이룰 것"
오스모 벤스케 전 서울시향 음악감독. (서울시향 제공)

(서울=뉴스1) 조재현 기자 = "서울시향은 이미 세계적인 교향악단입니다. 지난 3년간 재능있고 기량이 뛰어난 단원들과 아주 좋은 시간을 보냈고, 함께 열심히 일하며 내가 원하는 소리에 점점 더 가까워졌지요. 앞으로도 단원들이 그리울 것 같습니다."

지난해 말 3년 임기를 마친 오스모 벤스케(70) 전 서울시립교향악단 음악감독은 서울시향과 함께한 시간을 이같이 회상했다. 임기 중 시작한 시벨리우스 사이클 마무리 공연을 앞둔 그는 최근 가진 서면 인터뷰에서 "서울시향과 시벨리우스 사이클을 마무리할 수 있어서 행복하다"고 말했다.

고국 핀란드를 대표하는 작곡가 장 시벨리우스(1865~1957) 전문가로 잘 알려진 그는 서울시향과 함께 24~25일(롯데콘서트홀) 시벨리우스 바이올린 협주곡 개정판과 '카렐리아' 모음곡, 교향곡 6번을 들려준다. 30~31일(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는 시벨리우스 바이올린 협주곡 오리지널 버전과 교향곡 2번을 선보인다.

시벨리우스 바이올린 협주곡은 연주하기 까다로운 오리지널 판본보다 1905년 개정판이 주로 연주되는데, 오리지널 버전이 국내 초연된다.

"오리지널 버전을 듣다 보면 곡이 한순간 다른 방향으로 전개되는 것을 듣고 놀라게 될 거예요. 이미 알고 있다고 생각한 곡에서 놀라는 그런 흥미로운 경험을 할 수 있죠."

벤스케 전 음악감독은 지난해 12월 낙상 사고로 오른쪽 어깨와 골반을 다쳤다. 이에 1월 초 예정된 서울시향 정기연주회 무대에 서지 못했다. 회복까지 6개월이 필요하다는 진단이었지만, 지난 1월 말 헬싱키와 레이캬비크 공연에선 휠체어에 앉아 지휘봉을 잡았다.

그는 다시 서울시향과 호흡을 맞추는 것에 대해 "다시 일할 수 있고 음악을 만들 수 있게 돼 기쁘다"며 "무엇보다 서울시향과 다시 공연할 수 있어서 다행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시벨리우스 사이클 마무리 공연을 앞두고 리허설을 진행 중인 벤스케 전 음악감독. (서울시향 제공)

벤스케 전 음악감독은 '서울시향의 체질을 어떻게 바꿨다고 생각하느냐'는 물음에 "최고의 오케스트라는 누가 지휘하는지에 따라 다른 스타일로 연주할 수 있어야 한다"며 "팬데믹 탓에 계획한 대로 모두 실현할 순 없었지만, 오케스트라가 하나의 앙상블로 연주하도록 한 것이 임기 중 큰 진전"이라고 했다.

서울시향은 지난해 8월 국내 교향악단 최초로 작곡가 윤이상(1917~1995)의 작품을 담은 음반을 발매했는데, 벤스케 전 음악감독은 이를 임기 동안 가장 큰 성과로 꼽았다.

"윤이상의 음악은 매우 독창적입니다. 그의 작품을 전 세계에 소개하는 게 내가 할 일이라고 생각했죠. 만약 한국이 그의 음악을 자랑스러워하지 않고, 연주하지도 않는다면 잘못된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윤이상을 선택한 것은 탁월한 선택이었어요."

그는 전용 콘서트홀을 통해 서울시향이 한 단계 도약할 수 있을 것이라 내다봤다. 서울시는 세종문화회관을 개축, 서울시향 전용 콘서트홀을 2028년까지 조성한다는 계획을 밝혔다.

"서울시향이 공연하는 장소에서도 리허설을 할 수 있다면 엄청난 발전과 큰 차이를 만들 것이라고 생각해요. 오케스트라가 악기이듯 공연장 또한 악기이기 때문입니다. 서울시향만의 공연장을 가질 수 있다면 분명 도움이 될 거예요."

벤스케 전 음악감독은 어떤 마무리를 꿈꾸고 있을까. 그는 지난해 서울시향과 함께 미국 미네소타 오케스트라 수석 지휘자 임기도 마쳤다. 부상을 통해 인생에서 진짜 중요한 게 무엇인지를 깨달았다고 강조한 벤스케 전 음악감독은 지휘자로서 더 자상한 사람이 되고 싶다고 했다.

"이제 인생의 마지막 장에 있다고 생각해요. 그동안 모든 것을 완벽하게 하려고 했는데 다음 30년은 음악에 대한 사랑을 더 많이 보여주고 싶습니다. 연주자에게 더 좋은 연주를 강요하는 대신 더 좋은 연주를 하도록 초대하는 방향으로 가고 싶어요."

cho84@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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