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억 집 5.3억에 전세 놓은 집주인…세입자 조심하세요 [부동산360]

2023. 3. 23. 16:48
자동요약 기사 제목과 주요 문장을 기반으로 자동요약한 결과입니다.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부동산 하락기에 집값이 크게 떨어진 매물 등에 대한 갭투자가 이어지는 가운데, 심지어 집값보다 전세 가격이 더 높은 '마이너스 갭' 거래가 속출하고 있다.

이 같은 마이너스 갭 거래는 갭투자 상위 지역·지방, 매매 가격이 1억원대로 낮은 주택, 오피스텔이나 도시형생활주택 등에서 쉽게 찾아볼 수 있다.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마이너스 갭투자’ 성행
매맷값보다 전셋값 수천만원 높게 받는 갭투자
주요 갭투자 지역·1억대 아파트 등서 사례 속출
“환금성 떨어지는 주택 사들여 오히려 손해 우려”
서울 용산구 남산 전망대에서 보이는 아파트와 빌딩들. [임세준 기자]

[헤럴드경제=고은결 기자] 부동산 하락기에 집값이 크게 떨어진 매물 등에 대한 갭투자가 이어지는 가운데, 심지어 집값보다 전세 가격이 더 높은 ‘마이너스 갭’ 거래가 속출하고 있다. 전세가율이 높은 아파트를 소액으로 매수하는 게 아니라, 아예 전셋값이 매맷값보다 높은 주택을 노린 무자본 투자다. 전문가들은 환금성이 낮은 물건에 대한 섣부른 갭투자는 주의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23일 국토부 실거래가공개시스템에 따르면 포항시 장성동 ‘장성청구하이츠’ 아파트 전용 84㎡는 지난 2월 1일 9000만원(13층)에 매매 거래됐는데, 같은 달 23일 1억3000만원에 신규 전세 계약을 체결했다. 전셋값이 집값보다 4000만원이나 비싼 가격 역전 현상이 벌어진 것이다. 경기 파주시 목동동 ‘운정 화성파크드림시그니처’ 아파트 전용 84㎡는 지난 1월 5억원(6층)에 매매 거래됐는데, 한 달 뒤 기존 세입자와 보증금을 낮추지 않고 5억3000만원에 전세 계약을 갱신해 결과적으로 전셋값이 매맷값을 웃돌았다.

이 같은 마이너스 갭 거래는 갭투자 상위 지역·지방, 매매 가격이 1억원대로 낮은 주택, 오피스텔이나 도시형생활주택 등에서 쉽게 찾아볼 수 있다. 경기 평택 서정동 ‘서정트인자리애 1차’ 오피스텔은 전용 27㎡은 지난해 12월 1억원(8층)에 팔렸는데, 올해 1월에는 1억1500만원에 새로운 세입자를 들였다. 충남 천안시 서북구 직산읍 ‘청솔’ 전용 59㎡도 지난 1월 10일 3400만원(5층)에 손바뀜됐는데, 같은달 27일에는 400만원 더 높은 3800만원에 전세 계약서를 썼다.

강원도 원주시 관설동 ‘청솔8차’ 아파트 전용 59㎡는 지난달 1일 1억원에 팔렸고, 같은 달 11일 1억1500만원에 신규 세입자를 받았다. 포항시 상도동 ‘대흥원앙맨션’도 지난해 12월 전용 65㎡ 6500만원(3층) 매매, 이달 2일 전세 6825만원에 전세 계약을 맺었다. 월세를 낀 '반전세' 형태의 마이너스 갭투자 사례도 나왔다. 창원시 중앙동2가 ‘현대가동’ 전용 84㎡는 작년 12월 1억2500만원(8층)에 거래됐는데, 2월 9일에는 보증금 1억4000만원, 월세 5만원에 세입자를 들였다.

문제는 이런 투자가 늘면 향후 전셋값이 더 떨어졌을 때 전세보증금을 돌려주기 힘들어져 집주인과 세입자 모두 곤란해질 수 있다는 점이다. 가뜩이나 부동산 시장의 활성화 수준을 보여주는 거래회전율도 낮아진 가운데, 마이너스 갭 투자로 거래된 대부분 주택은 환금성이 좋지 않은 유형으로 평가된다. 지난달 전국 집합건물 거래회전율은 0.28%로 전년 동월(0.46%) 대비 크게 하락했다.

고준석 제이에듀투자자문 대표는 “마이너스 갭투자를 한 이들은 앞으로 부동산 시장 가격이 더 오른다는 전제하에 돈을 안 들이고 이 같은 물건을 산 것으로 보인다”며 “다만 지방과 오피스텔·나홀로아파트·생활형 숙박시설 등에 대한 투자 사례가 많은데, 환가성이 떨어져 장기적으로는 오히려 피해를 볼 수 있다”고 말했다. 박원갑 KB국민은행 부동산수석전문위원도 “잘 팔리지 않아 가격이 낮은 집에 투자했다가 전셋값이 떨어지면 보증금을 돌려주지 못해 경매에 넘어가는 등 골치 아픈 일을 겪을 수 있다”고 전했다.

keg@heraldcorp.com

Copyright © 헤럴드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