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결이냐 인상이냐…2분기 전기료 발표 앞두고 한전 주가 ‘갈팡질팡’
23일 증권가에 따르면 이날 한국전력은 전일대비 160원(0.90%) 오른 1만7920원에 마감했다.
이날 종가는 정확히 20년 전인 지난 2003년 3월 24일 1만8000원과 거의 비슷한 수준이다.
지난해 말 2만1800원이던 주가는 올해 들어 18.53%나 하락했다. 전기요금 인상 기대감에 지난해 11월과 12월 두달동안 26.7% 올랐지만 올해 석달여 동안 상승분을 대부분 반납했다. 지난해 말에 나온 올 1분기 전기요금 인상안이 기대치에 못 미쳤기 때문이다. 당초 시장에서는 kWh당 50원 가량의 전기요금 인상이 필요하다고 봤지만 실제 인상폭은 13.1원에 그쳤다.
여기에 윤 대통령의 발언이 주가를 더욱 끌어내렸다. 윤 대통령은 지난달 15일 열린 13차 비상경제민생회의에서 “전기·가스 등 에너지 요금은 서민 부담이 최소화되도록 요금 인상의 폭과 속도를 조절하고, 취약계층을 더 두텁게 지원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이 발언이 나온 지난달 15일 한전 주가는 4.80% 떨어졌고 이후 한달 동안 주가는 9.75%나 하락했다.
하지만 최근에는 주가가 다소 반등하기도 했다. 지난 21일로 예정됐던 2분기 전기료 발표를 앞둔 지난 17일과 20일에는 주가가 각각 3.76%, 2.01% 상승했다. 그러다 전기요금 발표가 미뤄졌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21일에 2.62% 빠진 데 이어 전날 0.39% 떨어졌다.
2분기 전기요금은 현재 한전의 주무부처인 산업부와 물가 관리를 맡는 기획재정부간의 협의가 진행 중인데 산업부는 지난해 4분기 수준의 인상을, 기재부는 동결을 주장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주가 흐름을 보면 시장에서는 전기요금 발표가 연기되면서 전기요금 동결 가능성이 더 높아졌다고 해석하는 것으로 보인다.
전기요금이 동결될 경우 한전의 재무안전성에 대한 우려가 재점화될 가능성이 있다. 한전은 대규모 적자를 충당하기 위해 지난 한해에만 30조원 가량의 채권을 발행했다. 법적으로 정해진 채권발행한도가 거의 차면서 지난해말 발행한도를 늘리는 내용의 한전법 개정안이 국회에서 통과됐다. 하지만 올해도 10조원 단위의 적자가 난다면 올해 말에는 재차 채권발행한도가 넘칠 가능성이 있다.
또 한전이 자본잠식에 들어가는 시나리오도 재부상할 수 있다. 한전의 이익잉여금은 2020년 말 51조원 규모에서 2021년 말 45조원, 지난해 말 21조원 수준으로 줄었다. 향후에 21조원이 넘는 손실이 더 발생할 경우 한국전력이 관리종목으로 지정되는 사태가 생길 수도 있다.
증권가에서는 낙관적 해석도 나오고 있다. 전기요금 발표가 미룰 정도로 정부가 고심하고 있다면 동결보다는 인상에 더 무게를 두고 있는 것 아니냐는 분석이다.
유재선 하나증권 연구원은 “정부의 요금에 대한 기조가 동결이었다면 이미 동결로 확정 발표되었겠지만 오히려 지연됐기 때문에 동결보다는 인상 가능성이 존재하는 것으로 간주될 수 있다”라며 “적정 전기요금 레벨에 도달하려면 여전히 상당 수준의 인상이 요구되기 때문에 동결보다 인상 방향으로 무게가 실릴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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