막혔던 중국 태양광패널 미국 재반입…'한화솔루션 미칠 영향은'
한화솔루션 "영향은 단기적·제한적일 것"
미국이 세관에 묶어놨던 중국산 태양광 패널을 자국시장에 풀기 시작했다. 자국 내 태양광 보급률을 높이기 위해서다.
일각에서는 이번 미국의 조치를 계기로 중국 태양광 업체들이 미국 시장에 적극적으로 진출할 것이란 예상이 나온다. 반면 미국 시장에 주력하고 있는 한화솔루션은 일시적 현상이라며 제한적 영향을 예측했다.
미국, 중국산 태양광 패널 압류 해제
23일 업계에 따르면 미국은 그동안 '위구르 강제노동 금지법(UFLPA·Uyghur Force Labor Prevention Act)'을 근거로 세관에 압류했던 중국산 태양광 패널을 이달들어 반출하기 시작했다.
UFLPA는 중국 신장에서 채굴·생산·제조한 모든 제품을 강제 노동에 따른 결과물로 간주하고, 미국수입을 금지한 법안이다. 미국에 제품을 수출하기 위해선 중국이 신장에서 강제 노동이 이뤄지지 않았다는 사실을 명확하게 입증해야 한다.
UFLPA의 영향을 가장 크게 받은 분야는 폴리실리콘과 모듈을 비롯한 태양광 사업이다. 신장 지역은 전 세계 폴리실리콘 생산량의 45% 정도를 차지하는 주요 생산지다. 미국 정부는 UFLPA를 이유로 그동안 대부분 중국산 모듈을 세관에 압류해왔다. 대부분 중국 태양광 모듈 업체들이 신장산 폴리실리콘을 사용해서다.
중국산 태양광 부품 수입을 금지하자 미국의 태양광 설치 프로젝트도 지연됐다. 올해부터 시행된 미국 인플레이션 감축법(IRA·Inflation Reduction Act) 영향으로 태양광 수요가 크게 늘어난 데 반해, 모듈 공급량은 부족해서다. 실제 UFLPA 법안이 시행된 작년 6월 이후 미국 내 태양광 발전 설치량 증가세가 둔화했다. 미국에 설치된 태양광 신규 설치 용량은 지난해 기준 20.2GW(기가와트)로 전년 대비 16.1%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번에 미국이 UFLPA에 의해 압류한 태양광 모듈을 시장에 내보낸 것도 법안이 달라졌거나 신장 강제노동 이슈가 해결되어서가 아니다. 미국내 태양광 보급률을 높이기 위한 임시 해결책으로 풀이된다. 미국 내부에서도 태양광 모듈 공급을 늘려야 한다는 요구가 있었던 것으로 전해진다. 이에 따라 미국은 약 9개월 만에 조사를 마친 중국 태양광 제품에 대해 일부 시장 반출을 허용했다.
업계 관계자는 "지난해 UFLPA 영향으로 미국이 적극적으로 추진하던 태양광 보급 계획에 차질이 생긴 것은 사실"이라며 "미국이 임시방편으로 압류했던 중국산 태양광 모듈을 시장에 내보낸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화솔루션 "영향은 제한적, 장기적으론 맑음"
한화솔루션은 2024년까지 미국에서 연산 3.3GW 규모의 태양광 밸류체인(잉곳·웨이퍼·셀·모듈) 생산 기지를 구축할 계획이다. 증설을 모두 마치면 한화솔루션의 미국 내 태양광 모듈 생산 능력은 총 8.4GW가 된다. 8.4GW는 북미지역 태양광 업체 중 최대 생산 능력이다.
일각에서는 이번 중국 태양광 패널의 미국 반입건으로 한화솔루션에 악영향을 미칠 것이란 전망을 한다. 중국 태양광 패널에 대한 규제가 완화되면서 중국 업체들도 미국 진출에 적극적으로 나섰기 때문이다. 또 미국 내 중국산 태양광 모듈 보급으로 태양광 모듈 가격이 하락세에 있다.
최근 론지솔라 등 중국 태양광 업체들이 미국 내 모듈 공장 건설 계획을 밝혔다. 미국 내 태양광 생산시설을 마련하고, IRA 세제 혜택을 받기 위해서다. 중국 업체들이 저렴한 가격을 무기로 미국 시장 공략에 나선다면 한화솔루션의 태양광 시장 점유율도 위태로울 수 있다.
하지만 한화솔루션은 미국 시장에서 중국산 패널 유입의 영향이 제한적일 것으로 바라봤다.
한화솔루션 관계자는 "중국산 태양광 패널 수출이 재개된 것이 아니라 압류됐던 일부 물량이 시장에 풀린 것이기 때문에 점유율 측면에서 큰 영향은 없을 것"이라며 "지난해 UFLPA 규제 등으로 태양광 패널 가격이 예상보다 크게 올랐던 점을 고려하면, 올해부터 적정 가격을 찾아가고 있는 과정이다"고 설명했다.
중장기적 관점에서 봤을 때도 점유율에 큰 영향이 없을 것이라는 게 한화솔루션 입장이다. 미국이 내년부터 중국산 태양광 제품에 대한 추가 제재를 시행해서다.
미국은 오는 2024년 6월부터 동남아를 우회해 수입되는 중국산 태양광 제품에 대해 관세를 부과할 예정이다. 현재 미국에 유입되는 중국산 태양광 패널의 대부분이 동남아를 통해 우회 수입된 것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비중국 태양광 업체들의 수혜가 예상된다.
한화솔루션 관계자는 "미국의 이번 조치는 단기적인 해결책으로 보고 있다"면서 "내년 하반기부터 다시 중국산 태양광 패널에 대한 규제가 시행되는 만큼 중장기적으로는 큰 영향 없이 성장세를 이어갈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한다"고 밝혔다.
김민성 (mnsung@bizwatch.co.kr)
ⓒ비즈니스워치의 소중한 저작물입니다. 무단전재와 재배포를 금합니다.
Copyright © 비즈워치.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