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신촌에서 ‘개 도살’?···‘국제강아지의날’ 맞아 개식용 종식 캠페인
23일 오후 1시쯤 서울 신촌에 ‘개 도살장’이 재현됐다. 인형이긴 하지만 전기 쇠꼬챙이로 개를 죽이고 사체까지 쌓아놓은 모습은 개 식용에 찬성하는 이들조차 눈살을 찌푸릴 만했다.
동물해방물결과 국제동물권단체 ‘동물을 위한 마지막 희망(LCA)’은 23일 국제 강아지의 날(National Puppy Day)을 맞아 신촌 유플렉스 앞 스타광장에서 개 식용의 빠른 종식을 요구하는 기자회견을 열었다. 이들은 2021년 장기간의 잠입 조사 후 급습, 철거한 경기 여주 계신리의 도살장 모습을 본 떠 ‘개 도살장’을 재현하고, 퍼포먼스를 벌였다.
재현된 개 도살장 안에는 도살업자들이 흔히 개를 죽일 때 사용하는 전기 쇠꼬챙이와 토치, 철장, 탈모기 등과 함께 실제 도살된 개들의 모습을 담은 사진 등이 전시됐다. 국제 강아지의 날은 2006년 미국 반려동물행동학자 콜린 페이지의 제안으로 시작됐다. 반려견이 우리 삶에 베푸는 사랑을 되새기자는 취지를 가지고 있다.
동물해방물결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정부가 2021년 ‘개 식용의 문제 논의를 위한 위원회’를 만들었지만 지난해 7월부터는 진전된 내용이 없는 상태라고 지적했다. 이 단체는 이로 인해 여전히 전국의 보신탕, 건강원 업소는 불법적으로 도살한 개고기를 가공, 저장, 진열하는 등 불법 판매 행위를 이어가고 있다고 주장했다.
대법원은 2020년 전기 쇠꼬챙이로 개를 감전 시켜 죽이는 것이 동물보호법에서 금하는 ‘동물 학대’에 해당한다고 판결했다. 이후 개 도살 행위에 대한 유죄 선고가 늘어나고 있지만 대부분 약식기소 벌금형에 그쳐 범죄 예방 효과는 없는 실정이라고 동물보호단체들은 주장한다.
동물해방물결 이지연 대표는 “동물보호법과 식품위생법을 날마다 위반하고 있음에도, 존속되고 있는 불법 개 경매장, 도살장, 식당 등은 즉시 법대로 단속해 행정 처분 하는 것이 옳다”고 말했다.
김기범 기자 holjjak@kyunghyang.com
Copyright © 경향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나도 부정선거라 생각했었다”···현장 보고 신뢰 회복한 사람들
- 국힘 박상수 “나경원 뭐가 무서웠나···시위대 예의 있고 적대적이지도 않았다”
- 늙으면 왜, ‘참견쟁이’가 될까
- 공영방송 장악을 위한 이사장 해임 “모두 이유 없다”…권태선·남영진 해임무효 판결문 살펴
- 내란의 밤, 숨겨진 진실의 퍼즐 맞춰라
- ‘우리 동네 광장’을 지킨 딸들
- 대통령이 사과해야 되는 거 아니에요? 사과해요, 나한테
- 독일 크리스마스 마켓에 차량 돌진…70명 사상
- [설명할경향]검찰이 경찰을 압수수색?···국조본·특수단·공조본·특수본이 다 뭔데?
- 경찰, 경기 안산 점집서 ‘비상계엄 모의’ 혐의 노상원 수첩 확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