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 오리온 허인철 부회장 4연임 성공…"공격적 외형 확대 지속"
기사내용 요약
이승준 대표 "인도 설비 투자 등 올해 대규모 투자 계획"
현금성 자산 9000억…해외 법인 중심의 외형 확대 추진
[서울=뉴시스] 김동현 기자 = "베트남으로 해외 여행을 갔을 때 오리온 꼬북칩이 현지인들에게 큰 인기를 끄는 모습을 본 뒤 직장 생활을 하면서 모은 돈으로 오리온 주식을 샀습니다. 베트남을 비롯해 중국·인도에서 어떻게 사업을 전개할 지, 제주용암수 등 생수 사업을 어떻게 발전시켜 나갈 지 듣기 위해 왔습니다."
23일 오전 서울시 용산구 오리온 본사 강당에서 열린 오리온 제 6기 정기주주총회에서 만난 30대 직장인 김경훈(가명)씨가 한 얘기다. 김씨는 연차를 사용하고 오리온 주총에 참석할 정도로 오리온에 대한 높은 관심을 보였다.
오리온은 창사 이래 처음으로 전자투표 제도를 시행했지만 올해도 주총장을 찾은 주주들은 많았다. 주총이 시작되기 전인 8시30분께 오리온 측에서 마련한 의자는 주주들로 만석을 이뤘다.
이승준 오리온 대표이사는 인사말을 통해 "차별화된 제품력을 바탕으로 시장 상황에 맞는 영업활동을 강화하고 효율적인 투자 관리 및 미래 신수종 사업의 경쟁력 확보에 최선의 노력을 다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그는 "올해는 지속적인 매출 증가에 발맞춰 각 사별로 대규모 투자가 계획돼 있다"며 "고성장을 지속하고 있는 베트남과 러시아 법인의 생산 능력을 높이고 새롭게 진출한 인도 시장에서 또 다른 성장 기반을 구축하기 위해 라인 증설에 따른 설비 투자를 적극적으로 확대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인사말을 끝낸 이 대표는 감사 보고, 영업 보고, 내부 회계 관리 제도 운영 실태, 외부 감사인 선임 등을 보고했고 의결 사항이었던 허 부회장의 사내이사 재선임, 노승권 사외이사 선임, 허용석 사외이사 재선임 등은 만장일치로 가결됐다.
허 부회장의 사내이사 재선임 안건이 상정되자 주총에 참석한 한 주주는 "허 부회장이 그동안 회사를 이끌며 애써온 점에 대해 인정하며 앞으로도 오리온을 이끌어달라"고 말했고 다수의 주주들이 이에 동의하며 안건은 반대 없이 가결됐다.
이후 상정된 안건도 속전속결로 처리됐다. 한 주주는 발언권을 얻어 "노승권 태평양 변호사의 경우 서울동부지방검찰청 등에서 검사를 지내는 등 법조계 경력이 많은 만큼 회사에 도움을 줄 수 있다고 판단한다"며 지지하기도 했다.
허 부회장이 4연임을 달성한 만큼 관심은 향후 그가 오리온을 어떻게 이끌어나갈 지 여부로 모아진다. 대체적인 견해는 그가 수익성 위주의 경영을 지속하는 한편 공격적 행보로 외형 확장에 적극적인 모습을 보일 것으로 본다.
허 부회장은 2011년 신세계그룹 경영전략실 사장과 2012년 이마트 대표이사 사장을 역임한 뒤 2014년부터 지금까지 오리온홀딩스와 오리온의 부회장을 맡고 있다.
오리온은 허 부회장의 진두지휘 아래 올해 해외 사업 강화 전략을 본격화할 전망이다. 2022년도 오리온의 현금성 자산이 9953억원에 달하는 만큼 유동성 확보 차원에서 외형 확대에 나선다는 계획으로 볼 수 있다.
세부적으로 살펴보면 베트남의 경우 호치민과 하노이 공장을 증축, 증설하고 제 3공장 신축도 추진할 계획이다. 러시아는 올해 트베리 신공장에 초코파이 1개 라인을 증설하고 젤리 라인을 신설한다.
중국 법인은 영업력 중심의 성장 전략을 실행한다. 올해에는 현지에서 일고 있는 건강 트렌드 등을 반영한 차별화된 신제품을 공격적으로 출시하고, 효율성 높은 간접영업체계를 정착시키는 등 영업력도 지속 강화해갈 계획이다.
인도 시장 현지 사업을 어떻게 키울지도 관심거리다. 오리온은 약 17조원 규모의 제과 시장을 공략한다는 계획 아래 2021년 인도 라자스탄주에 위치한 인도 공장을 준공하고 본격 제품 생산에 돌입, 판매하고 있는 중이다.
인도 법인은 중국·러시아·베트남 등 주요 수출 국가에서 발생하는 매출 대비 아직 낮은 상황이다. 오리온은 올해 라자스탄 공장에 초코파이 라인을 증설하고 스낵 라인을 신설, 인도 전역으로 판매처를 확대한다는 구상이다.
오리온 관계자는 "올해는 9000억원이 넘는 현금을 보유하고 있는 만큼 유동성을 확보하고 기존 사업과의 시너지를 낼 수 있는 투자에 적극적인 모습을 보일 것"이라고 전했다.
한편 오리온은 올해 주주가치 제고를 위해 현금배당금 총액을 지난해 296억원에서 올해 376억원으로 27% 확대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oj1001@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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