멸종되는 세단…캠리 日판매 중단에 쏘나타도 단종 수순
지난해 45% 급감한 6천대 그쳐
SUV 등의 인기로 설자리 잃어
닛산 푸가, 혼다 레전드도 단종
현대차 쏘나타도 후속 개발중단
스팅어와 G70도 ‘역사 속으로’
23일 닛케이 등 외신에 따르면 일본 도요타는 43년 전통 세단인 ‘캠리’의 일본 내 판매를 중단할 계획이다. 도요타는 올해 말부터 내수 판매용 캠리 생산을 더 이상 하지 않을 것이라고 각 대리점에 통보했다. 이에 따라 신규 주문도 받지 않고 있다. 다만 미국과 동남아시아 등 여전히 캠리를 찾는 수요가 많은 해외 수출만 지속할 계획이다.
도요타가 지난 1980년 처음 선보인 캠리는 전 세계 100개국에서 누적 2100만대 넘게 판매된 중형 세단이다. 미국에서는 2002년부터 15년 연속 최다 판매 승용차 자리를 지키면서 작년 말까지 총 1300만대 넘게 팔렸을 정도로 큰 인기를 끌었다.
하지만 최근 일본 내 판매량은 지난 2018년 2만1414대 이후 매년 감소세를 보여왔다. 급기야 작년에는 전년보다 45% 떨어진 5824대에 그쳤다. 이로써 캠리의 일본 판매 역사는 지난 2017년 출시한 10세대 차량에서 멈추게 됐다.
도요타의 캠리 생산 중단에는 차량용 반도체 공급 부족 영향도 있지만, 그보단 SUV와 미니밴의 인기가 늘면서 세단이 설 자리를 잃고 있기 때문이란 분석이 설득력을 얻는다. 앞서 다른 일본 완성차 업체인 닛산은 ‘푸가’를, 혼다는 ‘레전드’를 단종한 바 있다. 둘 다 준대형 세단이다.
현대차는 쏘나타 후속 모델 개발 계획이 없음을 인정하면서도 “향후 쏘나타 이름을 계승한 전기차가 나올 수 있지 않겠냐”며 여지를 남겼다.
한때 내수 판매량 10만대를 넘겼던 쏘나타는 지난해 국내에서 4만8308대가 팔렸다. 스포츠 세단 콘셉트로 시장 공략을 시도했던 기아 ‘스팅어’와 제네시스 ‘G70’도 단종을 선언했거나 단종 수순을 밟고 있다.
자동차 통계 플랫폼 카이즈유데이터연구소에 따르면 지난해 신차 등록한 세단 수는 49만4951대로 전년 보다 12.6% 감소했다. 같은 기간 SUV는 5.4% 늘어나며 대조적인 모습이다.
SUV·레저용 차량(RV)과 함께 세단을 무대에서 밀어낸 것은 전기차다. 완성차 업체 입장에서는 글로벌 친환경·탄소중립 트렌드에 맞춰 전기차 생산량과 차종을 모두 늘려야 한다. 그러다보면 현대차처럼 중형 세단 라인업에 순수 전기차인 아이오닉6와 내연기관 차량인 쏘나타를 모두 보유하는 상황이 계속 나타날 수 있다.
업계는 같은 세단이라면 전동화 트렌드에 부합하면서 수익성 좋은 전기차를 남기고, 내연기관을 단종하는게 완성차 업체 입장에서는 당연한 수순으로 보고 있다. 여기에 차량용 반도체 공급 부족이 계속되고 있어 자동차 회사는 앞으로도 계속 선택과 집중의 갈림길에 설 전망이다.
권은경 자동차산업협회 조사연구실장은 “몇 년 전 까진 친환경·하이브리드 차량의 경우 선택지가 세단 밖에 없다보니 구매 결정 요인이 될 수 있었다”며 “하지만 지금은 SUV를 기반으로 한 전기·하이브리드 차량 라인업도 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경차마저 SUV를 선호하는 추세라 최고급 라인을 제외하고는 세단의 입지가 좁아지고 있다”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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