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럴 땐 회사채”...올 들어서만 1조4천억 몰렸다

원호섭 기자(wonc@mk.co.kr) 2023. 3. 23. 16: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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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일 현지시간 FOMC 기자회견 중인 제롬 파월 연준 의장 /영상=연준
채권에 대한 투자자들의 관심이 높아지면서 올 들어 회사채펀드로 1조 넘는 뭉칫돈이 몰렸다.

23일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올 국내 회사채권 펀드 설정액은 1조4722억원이 늘었다. 국공채권 펀드 증가규모(3995억원)의 3배가 넘는 규모다. 특히 실리콘밸리은행파산(SVB)과 크레디트 스위스(CS) 위기 등 최근 위기가 불거진 1주일 사이 회사채권 펀드 설정액은 1500억원이 늘어났지만 국공채권 펀드는 241억원, 일반채권 펀드는 2512억원이 각각 줄어들었다. 불안정한 시장에서 투자자들은 안전 자산으로 채권을 선택했지만, 국공채와 초단기채권 보다는 회사채를 특히 선호하는 경향을 보였다.

금리 차이가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한국 10년물 국채금리는 지난해 말 4.5%에서 현재 3%대로 떨어졌다. 미국 국채금리도 이달 초 4%대를 기록했다가 현재는 3% 중반대에 머무르고 있다. 반면 회사채 금리는 4~6%대에 머무르면서 국공채 대비 높은 수익률을 보이고 있다. 은행 정기예금 금리가 3~4%대로 떨어지고 있는 상황에서 높은 수익률을 찾는 투자자들이 회사채 펀드를 대거 선택한 셈이다.

이에 회사채에 투자하는 ETF 설정액이 빠르게 늘어나고 있다. ‘ACE 23-12 회사채(AA-이상)액티브(1500억원)’와 ‘KBSTAR 23-11 회사채(AA-이상)액티브(5400억원)’, ‘TIGER 24-10 회사채(A+이상)액티브(4600억원)’ 등 회사채 관련 ETF 순자산 총액은 대부분 1000억원을 넘어섰다.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23일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인상하고 올해 금리 인하는 없을 것이라는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의 발언이 회사채 시장에 미칠 영향도 제한적일 것이라는 게 금융투자업계의 전망이다.

만약 기준 금리를 높은 수준으로 유지할 경우 경기가 꺾이면서 국채금리는 오히려 더 떨어질 수 있다. 이 경우 회사채의 금리는 큰 영향을 받지 않는 만큼 오히려 회사채에 대한 투자자들의 수요는 늘어날 수 있다. 다만 고금리가 유지되고 경기 침체가 이어지면서 기업이 도산하는 신용 문제가 발생할 경우 회사채 역시 안전하다고 보기는 힘들다. 자산운용사 관계자는 “우량 회사채에 대한 인기는 당분간 꾸준히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한편 미래에셋자산운용은 23일 한국거래소에 만기 매칭형 회사채 ETF 2종을 신규 상장한다고 밝혔다. 이번 신규 상품 출시로 미래에셋자산운용은 총 4종의 만기 매칭형 ETF 라인업을 갖추게 됐다. 신규 상장되는 ETF는 ‘TIGER 24-04 회사채(A+이상)액티브(453530)’와 ‘TIGER 25-10 회사채(A+이상)액티브(453540)’ 2종이다. 해당 ETF의 만기는 각각 2024년 4월과 2025년 10월로, A+등급 이상의 회사채에 주로 투자한다. 만기 기대 수익률은 각각 4.1%, 4.2% 전후(2월 28일 기준)다.

만기 매칭형 ETF는 시장 금리 변동과 관계없이 만기까지 보유하면 목표한 수익률을 실현할 수 있는 상품이다. 만기 전까지 추가 매수할 수 있으며, 최초 상장 시점 대비 금리가 상승한다면 더 높아진 만기 수익률 수준으로 매수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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