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려울 때 친구가 진짜 친구" 공공성, 금융권 최대 화두로

신찬옥 기자(okchan@mk.co.kr), 김명환 기자(teroo@mk.co.kr) 2023. 3. 23. 1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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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금리·경기둔화에 '역할론'
KB금융 저신용자 대환 대출
신한, 주거·생활안정 지원 등
5대 금융지주 ESG경영 가속
보험·카드사·2금융권까지
취약계층 지원대책 쏟아내
【게티이미지뱅크】

"어려울 때 친구가 진짜 친구다. 삶이 고달픈 국민들에게 진짜 친구가 되어주고, 불안한 대한민국 경제의 든든한 버팀목이 되어야 한다." 금융의 역할이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한 시기다. 대통령과 정치권, 금융당국 수장이 '금융의 공공성'을 강조하고 나섰고, 이에 화답해 금융권도 취약계층 지원과 사회공헌 확대 방안을 고심하고 있다. 금융사들은 큰 틀에서의 사회공헌인 'ESG경영(환경·책임·투명경영)'을 내재화하면서 선진금융 시스템을 구축하는 데에도 공을 들이고 있다.

특히 5대 금융지주는 앞다퉈 취약계층 지원 대책을 내놓는다. KB금융그룹은 이달 말 국내 은행권 최초로 저신용자 대환대출 프로그램 'KB국민희망대출'을 출시한다. 2금융권 대출을 보유한 저신용 취약 차주가 국민은행 대출로 갈아탈 수 있게 '사다리'를 놔주는 상품인데, 5000억원 규모로 우선 추진된다. 윤종규 KB금융그룹 회장이 "고금리와 경기 둔화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차주들을 위해 금융의 사회적 역할을 실천해야 한다"면서 강하게 밀어붙인 것으로 알려졌다.

신한금융그룹은 지난해 9월 모든 그룹사가 참여하는 '신한 동행 프로젝트'를 출범시켰다. 향후 5년간 소상공인과 중소기업에 15조1000억원, 서민 주거·생활 안정 지원에 13조6000억원 등 총 33조3000억원을 지원하는 것이 골자다. 회사 측에 따르면 이를 위해 투입하는 예산이 3000억원에 달한다.

하나금융그룹은 다음달부터 전국 외식업자와의 상생을 위한 '이자 캐시백 프로그램'을 시행한다. 시행일 기준 외식업 개인사업자로서 하나은행에 기업대출(최대 1억원)을 받고 있는 사람이 대상이다. 대출 잔액의 1%(최대 100만원)를 돌려주는데, 별도의 신청 절차 없이 일괄 적용되며 전산 테스트를 거쳐 다음달 중 전면 실시한다.

우리금융그룹은 지난해 신규 공익재단인 '우리금융미래재단'을 설립했다. 그룹 내 15개 전 계열사가 동참해 총 200억원을 출연했다. 취약·소외계층의 생활 자립과 성장 지원, 사회복지 향상을 위한 문화사업, 복지서비스 지원, 생활환경 개선 등 각종 사회공헌에도 힘쓰고 있다.

NH농협금융은 지난해 농촌 소외계층 후원과 재해재난 구호활동 등에 971억원을 지원했다. 올해부터는 농촌 지원을 위한 고향사랑 기부제 지원에도 적극 나선다. 농협금융 직원들은 영농철 일손돕기 등 맞춤형 봉사를 생활화해 사회공헌의 보람을 공유하고 있다.

IBK기업은행의 사회공헌 기구는 2006년 설립한 IBK행복나눔재단이다. 지금까지 총 715억원이 출연됐고, 작년 12월에는 중소기업 근로자 자녀 525명에게 장학금 10억2400만원을 전달했다. SC제일은행은 대출자들의 환경, 사회 리스크를 분석해 '적도원칙(Equator Principle)' 기준에 미달할 경우 금융서비스를 제공하지 않는 방식으로 ESG와 글로벌 투자 트렌드를 선도하고 있다.

지방은행과 저축은행, 새마을금고와 신협도 각각 고객 맞춤형, 지역 밀착형 사회공헌활동에 힘쓰고 있다. 부산은행과 경남은행이 최근 3년간 그룹 차원으로 추진한 사업의 사회공헌활동액은 총 2152억원이다. 해당 기간 당기순이익(1조5952억원)의 13.49%에 달하는 금액이다. DGB금융그룹은 지방은행 최초로 가계대출 중도상환수수료를 전액 면제하고, 비대면 햇살론뱅크 한도를 늘리고 금리를 인하해 호평을 받았다. JB금융은 저탄소 경제 전환에 '진심'이다. 자체 배출량 2035년, 금융 배출량 2045년을 목표로 탄소중립(Net-Zero) 달성을 추진하는 것이 목표다.

보험사와 카드사도 팔을 걷었다. 생명보험사들은 2007년부터 총 5057억원을 출연해 다양한 취약계층 지원사업을 벌이고 있다.

손해보험업계는 올해부터 기존 사회공헌기금을 두 배인 200억원으로 늘리기로 했다. 신한카드는 업계 1위의 디지털·빅데이터 역량을 활용해 소상공인의 마케팅부터 컨설팅, 금융 지원 등에 이르는 원스톱 서비스를 지원한다.

국민카드는 스타트업 액셀러레이팅 프로그램인 '퓨처나인(FUTURE9)'으로 미래 생활 혁신을 선도할 지속가능한 신생 창업 기업을 키우며 차별화된 행보를 보이고 있다. 현대캐피탈은 인공지능(AI)을 활용해 보이스피싱 고위험 고객군을 발굴하고, 사전에 위험을 알리는 알림톡을 발송하고 심사를 강화하는 등 선제적으로 대응하고 있다. 이 회사는 2015년부터 장애인 고객을 대상으로 수화 상담 전용 콜센터를 운영하고 있기도 하다.

증권업계에서는 ESG경영과 금융교육이 화두다. 미래에셋증권은 세계적인 투자은행(IB)이 되기 위해 ESG경영 내재화 작업을 이행 중이다. 신한투자증권도 그룹 차원의 ESG 체계 기본 방향인 '친환경·상생·신뢰'라는 세 가지 큰 틀에 맞춰 2012년부터 초·중·고교 학생을 대상으로 '따뜻한 금융캠프'를 진행하고 있다. 한국투자증권은 지난해 경기도 양평에 위치한 사회복지법인 신망원과 경기도 안성 신생보육원에 '한국투자 꿈 도서관' 1, 2호를 열었다.

[신찬옥 기자 / 김명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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