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세실업, 의류 제조·업무·공장까지 IT 활용…스마트 패션산업 이끈다
한세실업은 정보기술(IT)과 '환경·책임·투명경영(ESG)'을 선도하면서 글로벌 패션 제조자개발생산(ODM) 기업으로 입지를 확고히 다져가고 있다. 가장 대표적인 사례는 햄스다. 이는 한세실업이 수년에 걸쳐 독자적으로 개발한 스마트팩토리 시스템으로 2015년에 도입했다. 이를 통해 한세실업은 제품 생산 과정의 모든 흐름을 데이터로 전환해 전 공장의 가동 및 생산 현황을 별도의 개인정보단말기(PDA)로 실시간 모니터링하고 있다. 바이어 및 시장 상황 등 외부 변수에 따른 공장 현황을 예측하고 불필요한 업무를 덜어내 생산효율을 극대화한 것이다.
일상적으로 처리하는 업무는 알봇이 담당하고 있다. 알봇은 단순 반복 업무를 컴퓨터가 대신하는 시스템이다. 임직원들이 매달, 매주, 매일 일상적으로 진행하는 단순 업무로 시간을 뺏기지 않고 효율적이면서 창의적으로 일할 수 있도록 도입했다. 자주 발생하는 질문에는 자동으로 답변을 줄 수 있도록 한 챗봇 또한 한세실업이 자랑하는 시스템이다. 담당 직원이 집중해서 업무를 하다가도 비슷한 문의가 자주 들어와 같은 답을 반복적으로 하면 업무 집중도가 흐트러지는 불편을 개선하기 위해 도입했다.
한세실업은 챗봇 시스템을 통해 부서 간 자주 궁금해하는 내용을 효율적으로 전달하고 있다. 이 밖에 한세실업은 업무 효율을 높이기 위해 투자를 아끼지 않고 직원들의 목소리에 끊임없이 귀를 기울이고 있다. 최근에는 사내 비즈니스 툴을 새로 도입했는데 팀즈, 슬랙, 잔디 등 업무용 메신저 프로그램들을 직접 테스트해보고 자사에 적합한 툴을 선정해 활용하고 있다.
한세실업은 의류를 제조하는 과정에도 IT를 적극적으로 활용하고 있다. 자동 폴딩기가 대표적인 사례다. 기존에는 작업자들이 가먼트 폴딩, 사이즈 라벨 부착, 폴리백 작업을 수작업으로 했으나 작업자가 기계 위에 제품을 올리면 기존 매뉴얼 작업들이 자동으로 처리되도록 한 기계다.
제함기는 상자를 펴고 접어서 테이핑을 해 제품을 담을 수 있도록 모양을 만들어주는 기계이며, 봉함기는 제품이 담긴 상자를 자동으로 닫고 테이핑하는 기계다. 자동 기계의 가장 큰 장점은 숙련도가 낮은 작업자들도 숙련이 높은 작업자만큼 능률적으로 작업할 수 있는 것이며, 자동 기계 사용으로 결근에 따른 수량 변화에 대응할 수 있고 더불어 현장의 정리정돈에도 큰 효과를 보고 있다.
특히 한세실업은 ESG 경영에 적극 나서고 있어 패션업계에서 시선을 끌고 있다. 2019년부터 시행한 '10% 포굿(For Good) 캠페인'은 한세실업의 친환경 원단으로 바이어들이 친환경 의류를 제조할 경우 그로부터 발생하는 순수익의 10%를 다시 사회에 환원하는 활동이다. 환경운동을 펼치는 비영리단체에 기부하거나 의류 폐기물을 재활용하는 기술 개발에 투자하는 등 제조업에서는 최초로 시행되는 다양한 활동을 지속하고 있다. 친환경 경영 확대를 위해 관련 기업 투자도 진행하고 있다.
한세실업은 2021년 고품질의 재활용 섬유를 생산하는 글로벌 기업 '리커버'와 미국의 혁신적인 섬유 기술 스타트업 '에버뉴'에 투자했으며 이들과의 파트너십을 통해 섬유산업 내 친환경 순환고리를 구축하고 있다. 한세실업이 생산해낸 완제품들이 다시 수거돼 분해되고 한세실업의 투자를 받은 업체를 통해 재활용된 원단으로 다시 완제품을 만드는 구조다.
한세실업은 국내 의류벤더 최초로 'VD(Virtual Design)' 전담팀을 설립했는데, IT를 활용해 ESG 경영을 실천하는 대표적인 사례로 꼽힌다. 한세실업은 2017년부터 자체 3차원 디자인 기술을 활용한 가상 샘플을 제작해 불필요한 샘플 원단의 폐기물과 샘플 전달 시 소요되는 포장재, 운송 연료 등을 획기적으로 줄였다. 한세실업의 가상 샘플은 현물 원단의 특성과 텍스처(질감), 패턴(무늬), 컬러감까지 그대로 표현해 실물 샘플만큼 정교하게 구현했다. 이는 한세실업 연구개발(R&D)센터에 대한 지속적인 투자와 전문인력 양성을 위한 노력의 결과다. 이를 통해 한세실업은 업무 효율성을 높이고 바이어에게 정확한 샘플을 제공해 큰 호응을 얻고 있다.
차별화된 기술력으로 3D 샘플의 완성도와 전문성 모두 업계 최고 수준으로 평가받고 있다. 이 밖에 한세실업은 자원 낭비를 줄이기 위해 2019년부터 해외 공장에 다양한 친환경 의류 생산 시스템을 구축하고 있다. 빗물 재활용을 위한 '빗물 저장 시스템', 에어컨 대신 작업장 내 온도를 조절하는 '워터 쿨링 시스템' 등으로 물 사용량을 획기적으로 줄였다. 이를 통해 시스템이 구축되기 전인 2015년 대비 2020년에는 물 사용량을 8000만ℓ 이상 감축했다.
한세실업은 의류 제조에 그치지 않고 원단 사업을 확장해 나간다. 한세실업은 원단 생산가공 자회사인 'C&T VINA' 법인을 베트남에 설립해 2개 공장을 가동 중인데 추가로 제3공장을 신설하고 과테말라에도 원단 공장을 설립할 계획이다. 이를 통해 의류 생산뿐 아니라 자체적으로 원단을 생산·가공하는 역량도 극대화한다. 특히 과테말라에는 관련 유관 산업을 복합적으로 구성해 불필요한 물류 이동 과정과 비용 및 소요 시간 등을 최소화한다.
또한 한세실업은 선진화된 물류 네트워크를 구축할 계획이다. 의류 생산과 원단 생산을 연결하는 수직계열화를 넘어 앞으로는 더 확장된 '한세 밸류체인(value-chain)'을 통해 바이어와 협력해 나간다.
[김규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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