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약품, 약품 대량생산 강점 살려 … 위탁개발생산 강자로 도약
한미약품이 연구개발(R&D)을 넘어 위탁개발생산(CDMO) 강자 자리에 도전한다. 올해 바이오의약품 개발 생산 역량을 토대로 대규모 CDMO 사업을 본격 추진한다. 한미약품은 신약개발 전문 기업으로 축적한 개발 역량과 대규모 바이오의약품 제조 능력 간 시너지 효과를 기대하고 있다. 이를 통해 CDMO 사업을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키워 나간다는 계획이다.
한미약품은 20일부터 22일까지 스위스 바젤에서 열리는 '2023 바이오유럽 스프링 콘퍼런스'에 참가했다. 바이오유럽에서 다수의 글로벌 제약사와 비즈니스 미팅을 진행했다. 바이오유럽 스프링은 세계 제약·바이오 기업 및 관련 투자자들이 네트워크를 쌓고 파트너십을 추진하는 행사다. 올해 노바티스, 로슈, 일라이 릴리, 화이자 등 전 세계 기업에서 3000여 명이 참석했다.
한미약품은 업체별 비즈니스 미팅을 진행하고 적극적으로 수주 활동을 펼쳤다. 한미약품은 바이오의약품 상업 생산에 최적화된 평택 바이오플랜트의 첨단 대형 제조설비(최대 1만2500ℓ 규모 배양기)를 보유하고 있다. 이를 운영할 수 있는 전문화된 인력 및 시스템 등도 갖추고 있다.
한미약품 평택 바이오플랜트는 현재 완제의약품 기준 연간 2000만개 이상의 프리필드시린지 주사기(약물이 담겨 있는 주사기)를 제조할 수 있다. 2018년 완공된 바이오플랜트 2공장 내에는 CMO 수요에 따라 탄력적으로 설비를 확장할 수 있는 공간을 별도로 갖고 있다. 이 때문에 글로벌 제약사의 대규모 CMO 발주에도 유연하게 대응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특히 미생물 배양을 이용하는 제조설비를 보유하고 있다는 게 차별점이다. 국내 주요 CMO 회사들은 동물세포 배양 기반의 설비를 갖추고 있다. 한미약품은 미생물 배양 방식으로 만드는 바이오의약품을 빠르고 경제적으로 대량생산할 수 있다.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새로 주목받고 있는 디옥시리보핵산(DNA) 및 메신저리보핵산(mRNA) 백신도 대규모 제조가 가능하다. 원료 및 완제의약품 제조와 품질 시험, 허가자료 작성까지 가능한 '엔드투엔드'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다. 오랜 기간 축적해온 R&D 역량 덕분이다.
현재 평택 바이오플랜트에서는 지난해 9월 미국 식품의약국(FDA) 시판허가를 받은 바이오신약 '롤베돈(한국명 롤론티스)'을 생산 중이다. 생산한 롤베돈은 미국 현지에 순조롭게 공급되고 있다. 미국 MSD가 개발 중인 비알코올성지방간염(NASH) 치료후보물질의 임상용 제품도 해외에 공급 중이다.
바이오유럽에 참가한 김세권 한미약품 이사(바이오제조개발팀)는 "롤베돈의 미국 시장 진출을 통해 확인한 바이오의약품 대량생산 및 품질관리 역량을 기반으로 적극적인 CMO 비즈니스를 펼쳐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한미약품은 올해 CMO 사업뿐만 아니라 R&D 부문도 꾸준히 키워나갈 계획이다. 그간 R&D 부문에서 꾸준히 성과를 일궈왔기 때문이다. 지난해에는 바이오신약 '롤베돈'이 FDA의 시판허가를 승인받고 복합신약 '로수젯'의 효능이 세계 최고 학술지 '랜싯'에 등재됐다. 또 혁신신약 '희귀의약품 지정' 건수를 20건으로 확대했다.
올해에는 매출액의 15%에 해당하는 R&D 비용을 편성해 지난해보다 예산 규모를 늘릴 예정이다. 지난해에는 매출의 13.4%에 해당하는 1779억원의 R&D 비용을 투입했다. 기존 희귀질환·대사성질환·항암뿐 아니라 항체-약물접합체(ADC)·이중항체 파이프라인을 확대하는 게 목표다.
지난해 사상 최대 매출액을 달성한 한미약품은 CDMO 등 신사업과 R&D를 바탕으로 올해도 매출이 성장할 것으로 관측된다. 한미약품은 지난해 창사 이래 역대 최대 매출인 1조3317억원을 기록했다. 국내 최대 규모 신약 라이선스 계약 성과를 냈던 2015년 매출(1조3175억원)을 뛰어넘은 것이다. 지난해 영업이익은 전년 대비 25.2% 늘어난 1570억원에 달했다.
특히 지난해 한미약품의 원외처방 매출액은 7891억원으로 5년 연속 원외처방 매출 국내 1위를 수성했다. 로수젯 한 제품으로만 1403억원의 처방매출을 기록하는 등 100억원대 이상 블록버스터 제품을 18종 배출했다. 한미약품의 대표 복합신약 제품군 '아모잘탄패밀리'는 1305억원의 합산처방 매출을 기록했다.
[신유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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