셀트리온, 신약 파이프라인 다양화 … 송도 제3공장 가동도 '눈앞'

이창훈(lee.changhoon@mk.co.kr) 2023. 3. 23. 1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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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 송도에 위치한 셀트리온 제2공장. 【사진 제공=셀트리온】

서정진 회장이 복귀를 선언한 셀트리온은 지난해 연결 재무제표 기준으로 매출액 2조2839억원, 영업이익 6471억원을 달성하며 역대 최대 매출을 기록했다. 앞으로는 바이오시밀러 외에 항체약물접합체(ADC), 이중항체 등 다양한 신약 파이프라인을 확보한다는 계획이다. 올 2분기 송도 글로벌생명공학연구센터 입주를 마무리한 후 11월에 제3공장 사용을 승인받는 것이 목표다. 6만ℓ 규모로 들어서는 제3공장은 내년 12월 상업생산이 예정돼 있다.

셀트리온은 특히 ADC에 활발히 투자하고 있다. 자체 연구개발 외에 국내외 기업과 협력해 후보물질을 확보하는 동시에 약물 플랫폼 개발에 나서고 있다. ADC는 특정 단백질과만 결합하는 항체의 특성을 활용한다. 가령 암세포 단백질과 결합하는 항체에 항암 약물을 매달아 놓는 식이다. 약물이 암세포 등 목표 지점에만 전달되기 때문에 부작용을 최소화할 수 있고 약물 투입량을 줄이면서도 더 큰 치료 효과를 낼 수 있다. 셀트리온의 대표 약물인 트룩시마, 허쥬마, 베그젤마에 ADC를 적용하는 시도도 가능할 것으로 기대된다.

셀트리온은 작년 10월 피노바이오와 ADC 플랫폼 도입 계약을 체결한 바 있다. 피노바이오가 보유한 ADC 기술을 최대 15곳에 적용할 수 있는 권리를 확보했다. 셀트리온은 피노바이오에 지분을 투자하고 공동 연구를 진행하는 등 ADC 치료제 개발을 위한 장기 파트너십을 구축하고 있다. 또한 2021년 미래에셋그룹과 결성한 펀드와 직접투자를 통해 올 1월에는 영국 ADC 전문회사 익수다 테라퓨틱스에 대한 최대 지분을 확보하기도 했다.

셀트리온은 이중항체 기술을 도입하기 위한 투자도 진행하고 있다. 이중항체 약물은 두 가지 목표점에 동시에 결합할 수 있다. 이중항체 기술이 적용된 암젠의 블린사이토는 면역세포와 암세포에 동시 결합해 면역세포가 암세포에 충분히 다가갈 수 있도록 하고, 로슈의 헴리브라는 서로 다른 혈액응고인자 두 개를 끌어당겨 출혈을 멈추게 할 수 있다.

기우성 대표

셀트리온은 이 밖에 피하주사와 정맥주사로 개발된 약물을 경구용 캡슐로 개발하는 연구도 진행하고 있다. 캡슐이 소장에서 분해되면 숨어 있던 미세한 바늘이 나타나 소장 혈관에 약물이 전달되는 원리다. 셀트리온은 지난 1월 경구용 캡슐 기술을 가진 미국 라니 테라퓨틱스와 공동 연구개발 계약을 체결했다. 셀트리온은 임상시험에 필요한 약물을 제공하고, 글로벌 개발·판매에 대한 우선 협상권을 가진다.

셀트리온은 자체 항체신약 개발에도 나서고 있다. 2024년 임상 개시를 목표로 항체 발굴에 특화된 국내외 임상시험수탁기관(CRO)과 협력하고 있다. 항체 신약과 기존 바이오시밀러 제품의 병용 효과를 기대하는 등 제품 간 시너지 극대화에 초점을 두고 있다.

셀트리온은 글로벌 시장 진출에도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셀트리온헬스케어는 작년 매출액 1조9722억원, 영업이익 2289억원을 기록했다. 자가면역질환 치료제 렘시마는 작년 말 기준 100개국에서 품목허가를 받았으며 림프종 항암제 허쥬마와 유방암 항암제 트룩시마도 각각 92개국, 88개국에서 허가를 획득했다. 특히 2020년 출시된 렘시마SC는 지난해 매출이 전년 대비 두 배 이상 성장한 2369억원에 달했다.

셀트리온헬스케어의 성과는 유럽 시장에서 두드러진다. 의약품 시장조사기관 아이큐비아에 따르면 작년 3분기 렘시마의 유럽 시장 점유율은 55%였다. 특히 오스트리아, 영국, 아일랜드에서 각각 점유율 91%, 82%, 72%를 기록했다. 셀트리온헬스케어는 2020년 렘시마를 시작으로 작년 하반기부터 전 제품을 유럽 시장에서 직접 판매하고 있다. 트룩시마와 허쥬마는 유럽에서 각각 23%를 점유하고 있다.

셀트리온헬스케어는 세계 최대 의약품 시장인 미국도 공략하고 있다. 셀트리온헬스케어 관계자는 미국 시장에서 매년 1개 이상 제품을 출시하겠다는 목표를 밝히기도 했다. 미국 시장에서 렘시마와 트룩시마는 30%가량을 점유하고 있다. 셀트리온헬스케어는 올해 미국에서 베그젤마와 유플라이마를 출시할 예정이며, 내년에는 램시마의 피하주사형 제품인 렘시마SC를 내놓을 계획이다. 베그젤마는 항암제 아바스틴의 바이오시밀러이고, 유플라이마는 자가면역질환 치료제 휴미라의 바이오시밀러다.

[이창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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