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S전선, 글로벌 넘버원 케이블 명성…전기차 부품사업으로 영토확장
LS전선아시아가 역대 최대 매출액을 달성하며 사업 확대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신재생에너지와 통신 등 신사업을 강화해 고부가 제품을 확대하고, LS전선과 협업해 글로벌 시장으로 진출을 본격화한다는 구상이다.
LS전선아시아에 따르면 지난해 연결기준 매출액은 8185억원으로 전년 대비 9% 늘어났다. 이는 LS전선아시아의 사상 최대 매출액이다. LS전선아시아 관계자는 "북미의 인프라 투자로 인한 통신 케이블 수출 증가와 아세안 국가에 대한 전력 시스템 공급 확대에 힘입어 사상 최대 매출을 기록했다"며 "고객 요청으로 수익성이 높은 제품 위주로 추가 설비 투자를 완료해 올해는 매출과 이익 모두 신장이 예상된다"고 말했다.
LS전선아시아는 베트남에서 전력케이블 시장의 20% 이상을 점유하고 있는 '넘버원(No.1) 케이블 메이커'다. 베트남 LS-VINA(하노이), LSCV(호찌민) 등에서 고품질 전력·통신 케이블을 생산하며 LS전선의 글로벌 시장 개척의 첨병 역할을 하고 있다. LS-VINA는 베트남에서 초고압 케이블을 생산할 수 있는 유일한 전선업체다. 동남아시아 지역 송배전 프로젝트의 재계 및 풍력, 태양광 등 신재생에너지 확대에 따른 수혜가 예상된다. 특히 베트남 정부가 2030년까지 18GW 규모의 풍력발전 건설 계획을 발표함에 따라 약 3조6000억원 규모의 케이블 시장이 새로 열리게 됐다.
북미의 초고속 통신망 구축에 따른 LSCV의 통신 케이블 사업 확대도 기대된다. LSCV는 전체 통신 케이블의 약 80%를 미주 지역에 수출하고 있다. 5G 통신망 구축이 본격화되며 수출이 늘어난 데다 미·중 갈등이 지속되며 중국산 대신 베트남산 수요가 증가하고 있는 데 따른 것이다.
올해 LS전선아시아는 고부가 통신 케이블을 확대하고, 이익률을 높여나갈 계획이다. 이미 지난해 노후된 1기가급 UTP(CAT.5e) 설비를 축소하고, 10기가급(CAT.6A)을 확충하는 등 설비 투자도 완료했다. 생산 능력이 15% 이상 증가함에 따라 매출액도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LS전선과의 협업으로 신제품 공급도 확대하고 있다. LS전선아시아는 국내 버스덕트 시장 1위인 LS전선의 기술을 기반으로 베트남을 중심으로 아세안 시장의 점유율을 높여가고 있다. 버스덕트는 수백, 수천 가닥의 전선 대신 금속 케이스 안에 판형 도체를 넣어 대용량 전력을 공급하는 제품으로, 베트남 도시화율이 높아짐에 따라 수요가 급증하고 있다.
LS전선아시아는 지난해 6월 베트남 최대 부동산 개발사인 빈홈(Vinhomes)의 대규모 아파트 단지에 버스덕트를 공급했으며, 모그룹인 빈그룹이 건설하는 대형 쇼핑몰과 리조트, 플랜트 등에도 제품 공급을 추진할 계획이다.
LS전선아시아는 유럽, 북미 등 신시장도 확대해나갈 방침이다. LS전선의 아세안 진출 거점으로서 초고압, 해저 케이블과 통신망 구축 사업 등을 함께 추진함으로써 지속적인 성장동력을 창출한다는 전략이다.
LS전선은 글로벌 알루미늄 전문업체와 합작법인(JV)을 설립하며 전기차 부품 사업도 확대하기로 했다. 오스트리아 하이(HAI·Hammerer Aluminium Industries)와 알루미늄 사업 합작법인 설립 계약을 체결한 것이다. 양사는 총 675억원을 투자해 2025년부터 배터리 케이스 등 전기차(EV)용 고강도 경량 알루미늄 부품들을 양산한다. LS전선과 HAI는 각각 국내와 유럽 완성차 시장에서 축적해온 경험과 기술력을 결합해 알루미늄 부품 시장에 본격 진출한다는 계획이다.
회사 측은 JV가 2027년 약 2000억원의 매출을 거둘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LS전선은 현대차, 기아의 내연기관차에 고강도 알루미늄 부품을 수년간 공급해왔다. 구본규 LS전선 대표는 "신재생에너지와 EV 관련 유망 사업을 중심으로 비즈 모델 혁신을 도모하고 있다"며 "알루미늄 시장 역시 EV 보급과 함께 급성장할 것으로 보고 투자를 확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HAI는 EV용 알루미늄 부품 분야 글로벌 1위다. 오스트리아와 독일 등 유럽 4개국에 공장을 운영하며 다임러와 BMW 등에 제품을 공급하고 있다. LS전선은 관계사인 LS알스코와 시너지도 기대하고 있다. LS알스코는 국내에서 유일하게 알루미늄 합금번호(AA)를 보유하고, EV와 풍력발전기 등에 고강도 알루미늄 신소재를 공급하고 있다. 최근에는 LS전선의 고강도 알루미늄 신소재가 미국 알루미늄협회로부터 고유 합금번호(AA8031)를 부여받았다. LS전선은 알루미늄이 구리보다 가벼워 자동차 등 경량화가 중요한 산업에서 구리를 대체하고, 시장이 확대될 것으로 보고 있다. 자동차 전선의 도체를 구리에서 알루미늄으로 바꾸면 전선 무게가 40% 이상 가벼워진다. 차량 1대당 총 25㎏에 이르는 전선 무게가 약 15㎏으로 줄어들어 연비를 개선하는 효과가 있다.
[성승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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