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이노베이션, 울산에 열분해 공장 추진…'카본 투 그린' 전략 원년으로

정유정 기자(utoori@mk.co.kr) 2023. 3. 23. 15: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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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지오센트릭과 영국 플라스틱 에너지 주요 관계자들이 지난 1월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CES 2023에 전시된 SK그룹관에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왼쪽부터 잉 스태턴 플라스틱에너지 사업개발담당, 브뤼노 귀용 플라스틱에너지 부사장, 나경수 SK지오센트릭 사장, 이종혁 SK지오센트릭 그린사업개발담당. 【사진 제공=SK이노베이션】

지난해 창립 60주년을 맞은 SK이노베이션이 올해 새로운 60년을 시작하며 '카본 투 그린(Carbon to Green)' 전략을 구체적으로 실현하기 위해 다양한 노력을 전개한다. 60년간의 탄소 중심 사업 구조를 친환경 중심으로 본격 옮겨가는 원년으로 삼겠다는 각오다.

SK이노베이션 친환경 화학사업 자회사 SK지오센트릭은 영국의 플라스틱 열분해 전문 기업과 계약을 체결하고 2025년 세계 최초로 조성하는 폐플라스틱 재활용 종합단지의 '마지막 퍼즐'을 완성했다. 전 세계적으로 플라스틱 재활용 제품에 대한 수요가 급증하는 가운데, SK지오센트릭의 친환경 사업이 본격화 단계에 올라선 것이다.

SK지오센트릭은 지난 1월 미국 라스베이거스 CES 2023 현지에서 영국 '플라스틱에너지'와 울산 폐플라스틱 재활용 종합단지 내 열분해 공장 설립을 위한 기술 도입 계약을 체결했다. SK지오센트릭은 올해부터 열분해 공장 건설의 첫 삽을 뜬다. 울산에 플라스틱에너지의 선진 열분해 기술을 도입해 2025년까지 아시아 최대인 연 6만6000t(폐플라스틱 처리 기준) 규모의 공장 건설을 추진한다. SK지오센트릭은 자체 보유 기술로 열분해유 후처리 공장도 동시 조성해 열분해유를 한층 높은 품질로 개선할 계획이다.

김준 부회장

양사는 이날 '열분해유 사업 확대를 위한 전략적 파트너십' 업무협약(MOU)도 체결했다. 연내 합작법인을 설립하고 울산에 이어 수도권 그리고 중국, 일본 등 아시아 지역 공장 신설에도 지속해서 협력하는 등 늘어나는 글로벌 수요에 선제적으로 대응한다. 플라스틱에너지의 열분해 기술을 통해 생산한 재활용 플라스틱의 경우 아이스크림과 화장품 용기로 쓰일 만큼 높은 품질과 친환경성을 인정받고 있다.

이어 SK지오센트릭은 폐플라스틱 재활용 종합단지의 공식 명칭을 '울산 ARC'로 확정했다고 밝혔다. SK지오센트릭은 미국 퓨어사이클테크놀로지(PCT), 캐나다 루프인더스트리, 영국 플라스틱에너지 등 세계적 기업들과 전략적 협업을 통해 3대 선진 화학적 재활용 기술을 한곳에 모았다. 이를 통해 효율적인 플라스틱 재활용이 가능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SK지오센트릭은 미국 퓨어사이클과 폐플라스틱에서 오염물질을 제거하는 고순도 재생 폴리프로필렌(PP) 추출 기술과 관련해 협력하고 있다. 또 680억원 규모 지분투자에 이어 합작법인 설립계약을 체결한 바 있다. 국내 독점판매권과 중국, 동남아 사업권도 확보했다. 캐나다의 루프인더스트리와는 유색 페트병과 폴리에스테르 섬유에 쓰이는 플라스틱(PET) 분자 덩어리를 해체해 원료 물질로 되돌리는 해중합 기술 파트너십을 맺었다. SK지오센트릭은 10% 지분을 투자했으며 아시아 지역 독점 사업권을 보유하고 있다.

SK이노베이션 석유사업 자회사 SK에너지는 한국수력원자력과 손잡고 도심형 에너지 슈퍼스테이션의 확산과 친환경 수소 융복합 사업을 추진한다.

SK에너지는 한수원과 1월 13일 서울 종로구 SK서린빌딩에서 △도심형 분산발전 에너지 슈퍼스테이션 확산 △수소충전소 구축과 수소와 전기의 생산·판매 협력 △폐자원 활용 친환경 수소 융복합 사업을 위한 MOU를 체결했다. 양사는 SK에너지 주유소, LPG충전소, 내트럭하우스 등 주요 고객 접점과 유휴 국공유지를 복합 에너지 슈퍼스테이션 구축에 활용할 계획이다. 기존 주유소 용지를 활용해 신재생에너지를 생산하고 이를 친환경차 충전 등에 활용하는 개념인 에너지 슈퍼스테이션은 도심 분산 발전을 통한 전력 자립 향상, 송배전 손실 최소화, 안정적인 전기차 충전망 구축 등의 대안으로 주목받고 있다.

SK에너지는 정부 규제 샌드박스 실증특례를 받아 지난해부터 서울 소재 SK 주유소 두 곳에 연료전지를 설치해 전력을 생산하고 있다. 서울 금천구 SK박미주유소와 양천구 SK개나리주유소에서는 300㎾ 연료전지를 활용해 각각 지난해 2월과 9월부터 친환경 전력을 생산하고 있으며, 향후 전기사업법 등 관련 규제가 정비되면 주유소에 설치된 전기차 충전기에 이 전력을 곧장 활용할 수 있게 된다. SK에너지와 한수원은 이를 바탕으로 서울 도심 에너지 슈퍼스테이션 구축 확대를 추진하며, SK에너지의 주요 고객 접점에 한수원의 신재생에너지 사업 기술 경험을 적용한 신규 사업 기회를 발굴할 계획이다.

SK에너지는 친환경 전기, 수소를 동시 생산할 수 있는 연료전지 시스템 트라이젠을 기반으로 현장에서 생산된 수소를 바로 충전할 수 있는 충전소 구축 사업도 한수원과 함께 진행할 계획이다.

[정유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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