효성, 친환경 섬유·신소재 글로벌 확장…'고객몰입경영' 선포

정유정 기자(utoori@mk.co.kr) 2023. 3. 23. 15: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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효성첨단소재의 탄소섬유를 적용해 만든 수소탱크. 【사진 제공=효성】

효성은 올해 고객의 목소리를 경청하는 것을 넘어 고객이 예측할 수 없는 미래 수요까지 충족시키는 고객 몰입 경영을 실현해 기술을 기반으로 한 신소재를 통해 글로벌 시장 확대에 적극 나선다.

조현준 효성 회장은 올해 초 신년사를 통해 새해 필승 전략으로 '고객몰입경영'을 선포했다. 고객몰입경영은 고객 최우선주의를 실천하는 것으로 경영활동의 처음부터 끝까지 고객이 가장 중심이 되는 경영을 뜻한다. 이를 위해 효성은 자체 개발한 소재에 대한 독자 기술을 바탕으로 최고 품질의 제품과 서비스를 고객에게 제공하며 고객 만족도를 제고하고 위기를 타개해 미래를 준비해 나갈 계획이다.

효성티앤씨는 세계 시장점유율 32%로 1위인 스판덱스 섬유를 생산하고 판매하며 축적된 섬유 기술력을 바탕으로 친환경 섬유 시장의 저변 확대에 기여하고 있다. 효성티앤씨는 폐페트병을 재활용해 만든 폴리에스터 섬유 '리젠'으로 지방자치단체, 공공기관과의 협업을 통해 자원 선순환 시스템 구축에 기여하고 다양한 친환경 패션 브랜드와 함께 제품을 선보이고 있다. 지난해 말 울산공장에서 폐어망을 재활용한 나일론 섬유 '마이판 리젠오션'을 생산하기 위한 해중합 설비를 본격 가동하기 시작했다.

효성티앤씨는 2007년 세계 최초로 폐어망을 재활용해 나일론 리사이클 섬유 개발에 성공한 바 있다. 연산 3600t의 생산 능력을 갖춘 해중합 설비는 바다에서 수거된 폐어망을 화학적으로 분해해 나일론의 원료인 카프로락탐을 제조하는 설비다. 이번 투자로 효성티앤씨는 폴리에스터 리사이클 섬유뿐만 아니라 나일론 섬유 시장에서도 글로벌 친환경 섬유 시장 트렌드를 선도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았다.

조현준 회장

효성티앤씨는 유럽연합(EU)이 2025년 탄소국경세 전면 도입을 발표함에 따라 유럽 현지에서 원료부터 친환경적인 소재(바이오 소재)에 대한 고객 수요가 증가하고 있는 데 주목했다. 이에 세계 최초로 옥수수에서 추출한 원료를 가공해 만든 바이오 스판덱스인 '크레오라 바이오베이스드'를 상용화하는 데 성공하기도 했다. 크레오라 바이오베이스드는 거의 모든 의류에 포함되는 스판덱스의 원료부터 자연 친화적인 것으로 바꾸면서 화학적 에너지원의 사용을 줄이고, 줄어든 탄소세로 기업의 이익을 극대화하는 장점을 가진 차세대 친환경 섬유다.

최근 효성티앤씨는 국내 기업 최초 독자 기술로 수소차 연료탱크의 라이너 소재용 나일론을 개발·활용하는 데 성공했다. 라이너는 연료 탱크의 내부 용기로 수소를 저장하고 누출을 방지하는 데 필요한 핵심 부품으로 효성티앤씨의 나일론 소재는 기존 금속 및 고밀도 폴리에틸렌(HDPE) 라이너보다 경량성, 가스 차단성, 내충격성 등이 우수하다는 장점이 있다. 그동안 해외 업체들이 독점해 온 나일론 소재의 라이너 시장에 국내 기업으로는 처음으로 효성티앤씨가 진입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한 것으로, 향후 효성이 추진하고 있는 수소 가치사슬 완성에도 기여할 것으로 전망된다.

효성첨단소재는 자체 기술로 개발 및 상업화에 성공한 '탄소섬유'라는 신소재에 투자하며 미래를 대비하고 있다. 효성은 2028년까지 약 1조원을 투자해 전주 탄소섬유 공장을 연산 2만4000t까지 확대할 예정이다. 현재까지 2차 증설을 완료했으며 올 4월까지 3차 증설을 진행한다. 이번 증설이 완료되면 전북 탄소섬유 공장은 연산 9000t의 생산능력을 갖추게 된다. 또한 2025년 초를 목표로 5·6차 증설을 진행하고 있다.

탄소섬유는 철보다 10배 강하지만 무게는 4분의 1 수준이다. 지난해에는 철보다 강도가 14배 이상 높은 초고강도의 'H3065(T-1000급)' 탄소섬유를 개발했다. 초고강도 탄소섬유는 우주발사체의 알루미늄 등 기존 소재보다 훨씬 가벼우면서도 높은 탄성과 강도를 지녔다. 발사체의 무게를 최대한 덜면서 높은 하중을 견디고 추진력을 높일 수 있다. T-1000급 탄소섬유는 원료 중합, 방사, 소성 등 전체적인 공정 난도가 높고 차별화된 기술이 필요해 일본과 미국에서만 생산할 수 있었는데 효성첨단소재가 개발에 성공하면서 우주·항공 소재의 국산화에 한 걸음 다가섰다는 평가도 받고 있다. 효성첨단소재는 자체 기술로 개발해 상용화한 아라미드 섬유에서도 향후 성장동력을 확보하고 있다. 아라미드는 강철보다 5배 강하고 400도의 열을 견디는 난연섬유다. 울산 아라미드 공장의 생산 규모는 연산 3700t이다.

한편 세계 시장점유율 45%로 1위인 효성첨단소재의 폴리에스터 타이어코드는 지난해 유럽 고객의 친환경 수요에 맞춰 전 세계 타이어코드 업체 최초로 친환경 소재 국제 인증인 ISCC PLUS 인증을 획득하기도 했다. 향후 글로벌 타이어 고객사들과 발맞춰 2050년까지 모든 폴리에스터 타이어코드를 친환경 소재로 전환할 계획이다.

효성중공업은 세계적 가스·엔지니어링 기업인 린데그룹과 함께 울산에 2023년까지 연산 1만3000t 규모의 세계 최대 액화수소 공장 설립을 진행 중이다. 효성은 울산시 효성화학의 용연공장 용지에서 수소 사업 비전 선포 및 액화수소플랜트 기공식을 열고 수소충전소 사업, 세계 최대 규모의 액화수소 공장 건립 등 수소 사업을 본격화했다. 액화수소 공장 완공 시점에 맞춰 정부의 대형 상용 수소차 보급 정책에 따라 전국 30여 곳에 대형 액화수소 충전소도 건립할 계획이다.

[정유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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