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 초거대 AI·혁신신약 투자 … 미래 먹거리 발굴나서

이새하 기자(ha12@mk.co.kr) 2023. 3. 23. 15: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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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광모 LG 대표이사 회장이 서울 마곡 LG사이언스파크에서 친환경 바이오 원료에 대한 설명을 듣고 있다. 【사진 제공=LG】

LG가 대내외 경영환경 불확실성이 높은 상황에서도 고객가치 관점에서 과감한 투자와 혁신으로 미래 준비에 속도를 내고 있다. LG는 특히 고객가치를 혁신하고 새로운 경험을 전하기 위한 미래 성장동력으로 'A-B-C(AI, 바이오, 클린테크)' 분야를 적극 육성하고 경쟁력을 강화해 나갈 계획이다.

인공지능(AI) 분야에서는 최고 수준의 인공지능과 빅데이터 기술을 확보하고 대규모 연구개발(R&D) 추진을 위해 5년간 3조6000억원을 투자할 예정이다. LG AI연구원을 중심으로 초거대 AI '엑사원' 등 AI 연구개발에 집중하고, 초거대 AI를 통해 계열사의 난제 해결을 돕는다. 초거대 AI는 대용량 연산이 가능한 컴퓨팅 인프라스트럭처를 기반으로 대규모 데이터를 스스로 학습해 인간처럼 사고·학습·판단할 수 있는 AI를 의미한다.

엑사원은 말뭉치 6000억개 이상과 언어·이미지가 결합된 고해상도 이미지 3억5000만장 등 세계 최대 규모 수준의 데이터를 학습했다. 게다가 IT·금융·의료·제조·통신 등 다양한 분야의 산업 데이터까지 학습하고 있어 다른 초거대 AI 모델들이 가지지 못한 차별화된 경쟁력을 갖추고 있다.

구광모 회장

LG AI연구원은 LG 계열사와 국내외 파트너사들과 협업해 실제 산업 현장에 AI 기술을 적용하고 있다. LG전자는 주 단위로 국가별·지역별 제품 판매 수요를 예측하는 데 AI 기술을 적용하기 시작했다. LG이노텍은 카메라 렌즈와 센서의 중심을 맞추는 공정에 AI 기술을 도입해 최적화 기간을 50% 이상 단축하는 등 효율성과 생산성을 높이는 데 AI 기술을 활용하고 있다.

특히 LG AI연구원은 개인 맞춤형 항암 백신 신항원, 차세대 배터리인 리튬황 배터리 전해질, 차세대 OLED 고효율 발광 재료를 발굴하는 AI 모델을 선보이는 등 산업 난제 해결을 위한 AI 기술 개발에 박차를 가하는 모습이다.

LG AI연구원은 환자의 유전 정보와 암 세포의 돌연변이 정보를 이용해 암세포의 사멸을 유도하는 신항원을 예측하는 AI 모델도 개발했다. 이는 기존 타 예측 모델들과 비교했을 때 가장 우수한 성능을 보여 개인 맞춤형 항암 백신 개발기간을 크게 단축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LG는 세계적인 AI 학회에서 연구 성과를 알림과 동시에 글로벌 AI 우수 인재 유치에도 적극 나서는 등 미래 AI 기술을 선도하기 위한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AI연구원 설립과 동시에 세계 10대 AI 석학으로 꼽히는 이홍락 미국 미시간대 교수를 임원으로 영입해 업계 처음으로 신설된 'C레벨의 AI 사이언티스트' 직책을 맡겼다. 지난해 3월에는 국내 AI 최고 석학인 서정연 서강대 교수를 영입했다. 더불어 스탠퍼드대, 코넬대를 거쳐 마이크로소프트 리서치에서 초빙교수로도 활동하는 등 AI 최신 연구 트렌드를 이끄는 이문태 일리노이대 교수를 영입하며 연구 역량을 더욱 탄탄히 했다.

바이오 분야에서 LG전자는 혁신신약 개발을 위해 5년간 1조5000억원 이상의 투자를 단행한다. LG화학은 혁신신약 연구와 더불어 신약 파이프라인을 적극 확대해 나갈 계획이다. 이를 위해 인수·합병(M&A) 등을 포함한 다양한 전략을 검토하고 첨단 바이오 기술 확보에도 집중한다.

LG는 바이오 산업을 미래 성장 분야로 낙점한 만큼 LG화학을 중심으로 관련 역량 확보에 지속해서 힘을 쏟을 전망이다. LG화학은 항암 영역의 혁신 신약을 중심으로 글로벌 신약 공급 파이프라인을 확보해 글로벌 제약사로 거듭난다는 계획이다.

LG화학은 올해 1월 미국 식품의약국(FDA) 승인 신장암 치료제를 보유한 아베오 파마슈티컬스 인수·합병을 성공적으로 마무리했다. 국내 기업이 FDA 승인 신약을 보유한 회사를 인수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아베오는 LG화학의 종속회사로 편입되며, 자체적인 미국 항암 사업 역량을 바탕으로 기존처럼 독립적인 경영체제로 운영될 예정이다. LG화학은 아베오 인수를 통해 글로벌 상위 30위 제약사로 도전해 나갈 수 있는 동력을 확보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또 LG는 바이오 소재, 신재생에너지 산업 소재, 폐배터리 재활용, 전기차 충전 등 클린테크 분야에 5년간 1조8000억원을 투자한다. 대표적으로 LG에너지솔루션은 중요도가 상승하고 있는 폐배터리 재활용·재사용 분야의 역량을 강화하기 위해 해외 업체와 협력하는 등 다양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이새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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