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조업 혁신으로 대한민국 飛上 [가자! G5경제강국]
검은 토끼의 해, 계묘년에도 벽두부터 나라 안팎 경제가 침체하고 있다. 인플레이션과 공급망 위기는 여전하고 고금리 또한 기업을 옥죄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도 나라 경제를 일으키는 건 결국 기업이다. 한국무역협회에 따르면 최근 인플레이션 우려에 대응하기 위한 각국 중앙은행의 기준금리 인상으로 국내 수출 기업의 자금조달 애로가 가중되고 있다. 한국의 경우 기업 대출 금리가 지난 2년간 3% 가까이 상승하며 기업의 연간 이자 부담액이 32조원이나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수출 기업 42%는 영업이익으로 대출 이자를 가까스로 감당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매일경제신문은 올해 '가자! G5 경제강국'을 신년 주제로 내세웠다. 결국은 제조업 기본으로 돌아가 이 분야 스마트팩토리 증설과 인공지능(AI) 도입 등 첨단화가 관건이다. 독일은 늘 품질을 최우선에 두기에 '히든챔피언' 기업을 다수 보유하고 있다. 한국 역시 대기업이 앞장서서 고품질을 더욱 강조하며 세계 시장에서의 지위를 공고히 할 필요가 있다. 그래야 수출도 늘고 영업이익도 증가해 고금리에 대비할 수 있다.
한국은행은 '경제성장률과 잠재성장률'에 대해 이렇게 설명한다. "양자 간 관계에 비춰볼 때 소비나 투자와 같은 수요를 짧은 기간에 늘려 경제성장률을 높이기보다는 기술 개발과 생산성 향상을 통해 잠재성장률을 높일 필요가 있다. 또 생산성 향상을 위해선 사회간접자본의 확충과 보수 유지가 중요하다."
기술 개발과 생산성 향상의 목표는 곧 품질 제고다. 국내 각종 제품·서비스에 대한 품질 표준을 보급·확산하는 한국표준협회의 강명수 회장은 "과거 한국은 제품 품질 기반 구축을 위해 정부 지원이 많았지만 지금 품질은 민간 기업이 책임지는 것이라는 인식이 늘면서 지원도 약해지고 있다"며 "대표적 품질 강국인 독일은 여전히 정부 차원에서 품질을 끌어올리기에 열중하고 있고 그게 바로 제조업 강국으로 가는 길"이라고 강조한다.
삼성전자는 한계 없는 도전과 혁신을 통해 새롭게 성장해 나갈 계획이다. 기술 혁신으로 고객가치를 창출하는 본질에 충실하고 불확실성이 높은 대외 경영 환경을 새로운 도전의 기회로 삼고 끊임없이 혁신해 나간다는 방침이다. 삼성전자는 반도체, AI와 차세대 통신 등 미래 신사업을 중심으로 연구개발(R&D)에 매진하면서 새로운 비즈니스 기회를 계속 찾아 나가고 있다.
삼성 스마트싱스는 단순한 사물인터넷(IoT) 플랫폼이 아니라 고객에게 초연결 경험을 제공하는 삼성전자의 새로운 가치와 비전이다. 삼성전자는 '캄테크' 철학을 바탕으로 새롭고 확장된 스마트싱스 경험을 제공할 방침이다. 진화된 스마트싱스를 통해 고객의 커넥티드 경험이 집 안에서 집 밖으로 확장되는 등 시간적·공간적 차원에서 고객 경험의 획기적인 혁신이 기대된다. 또 삼성전자는 TV 사업에서 초대형 스크린 제품 등 새로운 생활 방식을 제시해 올해도 TV 시장 1위를 달성한다는 목표를 세웠다. 대형 스크린 선호 현상이 뚜렷하게 나타나고 있는 TV 시장에서 삼성전자는 올해 98형 8K 네오 QLED를 비롯한 초대형 제품을 출시하며 적극 대응할 계획이다.
SK그룹은 코로나19 팬데믹 충격, 지정학적 위기, 금리 인상 등 전략적 측면에서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음을 고려해 다양한 시나리오별 전략을 수립·대응하고 나섰다. 최태원 SK 회장은 지난해 10월 그룹 최고경영자 세미나를 통해 '손자병법'에 나오는 '이우위직(以迂爲直) 이환위리(以患爲利)' 자세를 주문했다. '다른 길을 찾음으로써 유리한 위치를 선점하고 고난을 극복해 오히려 기회로 삼는다'는 의미로 평소 강조한 바 있는 전화위복 DNA를 재차 당부한 것이다.
변수가 많은 글로벌 환경에서도 SK는 4개 성장 영역인 그린에너지, 반도체·소재, 디지털, 바이오 분야에 집중해 ESG 경영을 더욱 가속화할 예정이다. 특히 SK그룹은 핵심 성장 산업인 바이오(Bio), 배터리(Battery), 반도체(Chip) 등 이른바 BBC산업에서 올해 글로벌 성과를 만들어갈 계획이다.
SK는 차세대 원전으로 주목받는 소형모듈원자로(SMR)에도 투자하고 있다. SK(주)와 SK이노베이션은 지난해 5월 차세대 SMR 설계기업인 테라파워와 포괄적 사업협력을 맺고 공동 기술 개발과 상용화 협력에 나섰다. 이어 지난해 8월에는 빌 게이츠 마이크로소프트 창업자와 함께 공동 선도 투자자로 참여해 2억5000만달러(약 3000억원) 규모 지분 투자도 완료했다.
현대자동차그룹은 지난해 세계에서 684만5000대를 판매해 사상 처음으로 판매량 기준 완성차 그룹 3위로 올라섰다. 올해는 소프트웨어를 화두로 새로운 도약의 전환점을 준비하고 있다. 2025년까지 모든 차종을 소프트웨어 중심 차량으로 전환해 고객들이 소프트웨어로 연결된 안전하고 편안한 이동의 자유와 혁신적인 사용자 경험을 누릴 수 있도록 한다는 구상이다. 또 2025년까지 글로벌 시장에서 판매되는 모든 차종에 무선(OTA) 소프트웨어 업데이트를 기본으로 적용하고 소프트웨어 업데이트·구독 등 개인화된 서비스를 제공한다는 계획이다. 이어 데이터 플랫폼을 구축해 차 생애주기 전반에서 생성되는 다양한 데이터를 서로 연결하고 가공해 지속적인 혁신 서비스를 공급할 예정이다.
지난해 8월 현대차그룹은 미래 차 시대의 신속한 소프트웨어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해 '글로벌 소프트웨어센터'를 국내에 설립한다고 밝혔다. 이 센터는 현대차그룹 소프트웨어 역량 개발을 주도하는 역할을 맡는다.
최근 자동차산업의 패러다임은 기존 하드웨어에서 소프트웨어 중심으로 빠르게 재편되고 있다. 모빌리티, 전동화, 커넥티비티, 자율주행 실현을 위해 어느 때보다 소프트웨어 역량 확보의 중요성이 커지고 있다. 이에 따라 업체 간 소프트웨어 서비스 출시 경쟁도 본격화되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LG그룹은 고객가치를 혁신하고 새로운 경험을 전하기 위한 미래 성장동력으로 'A-B-C(AI·바이오·클린테크)' 분야를 적극 육성하고 경쟁력을 강화해 나갈 계획이다. AI 분야에서는 최고 수준의 빅데이터 기술을 확보하고 대규모 기술 개발 추진을 위해 5년간 3조6000억원을 투자할 예정이다. LG AI연구원을 중심으로 초거대 AI '엑사원' 등 AI 연구개발에 집중하고 초거대 AI를 통해 계열사의 난제 해결을 돕는다. 초거대 AI는 대용량 연산이 가능한 컴퓨팅 인프라를 기반으로 대규모 데이터를 스스로 학습해 인간처럼 사고·학습·판단할 수 있는 AI를 의미한다.
엑사원은 말뭉치 6000억개 이상과 언어·이미지가 결합된 고해상도 이미지 3억5000만장 등 세계 최대 규모 수준의 데이터를 학습했다. 게다가 IT·금융·의료·제조·통신 등 다양한 분야의 산업 데이터까지 학습하고 있어 다른 초거대 AI 모델들이 가지지 못한 차별화된 경쟁력을 가지고 있다.
롯데그룹은 2023년 헬스앤드웰니스, 모빌리티, 지속가능성, 뉴라이프 플랫폼 4가지 신사업을 추진하는 것은 물론 인수·합병(M&A)을 통한 시장 지배력 확대와 사업 포트폴리오 재구성을 모색한다. 올해 1월 신동빈 회장이 사장단 회의을 주재하며 "올해는 재도약을 위해 지난 몇 년간 준비했던 노력을 증명해야 하는 중요한 시기"라고 강조한 만큼 롯데는 2023년 미래 성장동력을 본격적으로 추진하며 세계를 향해 나아갈 것으로 예상된다.
롯데는 롯데정보통신 자회사 중앙제어의 전기차 충전 플랫폼 '이브이시스'를 활용해 국내 전기차 충전소를 확대한다. 헬스앤드웰니스 테마를 이끌고 있는 롯데바이오로직스는 2030년까지 글로벌 톱10 바이오 위탁개발생산 기업으로 키우겠다는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사업 역량 확보에 나선다. 롯데 유통군은 기존 유통채널별 포트폴리오 관리에서 벗어나 '라이프스타일'과 '그로서리'라는 큰 주제 아래 더 나은 고객 경험을 창출해 나간다는 계획을 이어간다. 지난해 11월 롯데쇼핑은 국내 온라인 그로서리 시장 공략과 동시에 통합 소싱에 기반한 신선식품 경쟁력 강화에 나서기 위해 영국의 세계적 리테일테크 기업 오카도와 파트너십을 체결했다.
[서진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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