걸리면 사망확률 50%...75만명 달하는 이 질환, 치료 방법은
국내환자 75만명...5년내 절반 사망
서울성모 ‘LVAD’팀, 심장에 펌프 심어
중증·고령환자 치료효과 높여
심장이 몸 전체에 충분한 혈액을 제대로 공급하지 못할 경우 심부전이 발생한다. 심부전에 걸리면 사망에까지 이를 수 있기 때문에 조기 진단 및 치료가 필요하다. 최근 국내에선 심장에 펌프를 삽입해 전신에 피를 순환시키는 ‘좌심실 보조장치(LVAD)’가 심부전의 치료법으로 떠오르고 있다. 그중에서도 서울성모병원에서 시행한 LVAD의 치료 사례가 유럽심장학회지 온라인판에 게재돼 눈길을 끌고 있다.
23일 가톨릭대학교 서울성모병원에 따르면 윤종찬(교신저자)·이소영(제1저자) 심뇌혈관병원 순환기내과 교수, 장수연(공동저자) 영상의학과 교수팀은 최근 LVAD 수술을 받은 환자에게서 발생한 혈전을 효과적으로 치료했다. 70대인 이 환자는 심근경색에 따른 허혈성 심근병증으로 심부전 증상이 악화돼 병원을 찾았다. 1년간 세차례 이상 LVAD 수술을 받았지만 최근 대동맥 판막 바로 위인 근위부에 혈전이 발견됐다.
이에 서울성모병원은 순환기내과, 흉부외과, 영상의학과 등 다학제 협진을 통해 혈전 제거를 위한 작업에 착수했다. 그 과정에서 LVAD 펌프 속도를 조절함과 동시에 항응고제 치료를 병행하는 방법을 사용했다. 3주 후 혈전은 사라졌고 환자는 별다른 부작용이나 합병증 없이 호전된 모습을 보였다. 현재는 심부전 증상 없이 일상생활이 가능한 상태다.
현재 국내 심부전 환자 수는 약 75만명이다. 고령화와 더불어 서구화된 식습관, 신체활동 부족 등으로 심부전 유병율이 빠르게 상승하고 있다. 특히 65세 이상의 노인 인구에서 심부전은 입원과 사망의 주요 원인 중 하나다. 80세 이상 유병률은 전체 유병률의 약 15배다. 심장의 수축기능을 나타내는 지표인 좌심실 박출률이 하락할 경우 심부전을 진단 받은 지 1년 이내에 4명 중 1명이 사망하고 5년 이내에는 2명 중 1명이 사망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여러 약물 요법과 시술 치료에도 중증 심부전 환자의 증상이 조절되지 않는 경우가 있다. 이때 LVAD 혹은 심장이식이 치료법으로 거론된다. LVAD 치료란 양수기와 같은 원리로 좌심실의 기능을 돕는 펌프를 심장에 삽입해 대동맥을 통해 전신에 피를 공급하도록 도와주는 것을 말한다.
심장이식까지 대기 기간이 길어질 경우 LVAD 수술을 먼저 하고 추후에 심장이식을 할 수 있다. 이를 심장이식 가교치료라 한다. 고령이거나 동반질환을 앓고 있는 경우 심장이식이 어려울 수 있기 때문에 이런 환자에게도 LVAD가 대체 치료로 활용될 수 있다.
윤 교수는 “심장이식이 중증 심부전 환자의 생존율을 높이는 치료법이긴 하나 현재 뇌사 기증자 부족으로 시행에 제한이 있다”며 “최근 LVAD 수술 환자들의 2년 생존율이 84.5%에 달하고 합병증이 동반되지 않은 2년 생존율도 76.9%로 나타난 만큼 LVAD 치료는 앞으로 더 중요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성모병원 심뇌혈관병원 심부전 LVAD 다학제팀은 순환기내과와 흉부외과 의료진을 중심으로 신경과, 영상의학과, 재활의학과, 병리과, 정신건강의학과 등 여러 임상과가 모여있다. 정기적인 협진과 회의를 통해 중증 심부전 환자에게 적합한 치료법을 제공하고 있다. LVAD 수술을 마친 환자들을 대상으로 단계별 맞춤치료도 제공하고 있다.
특히 심부전 LVAD 팀은 퇴원 전 의료진이 직접 환자의 집을 방문해 생활공간 내에서 LVAD 관리에 문제가 없는지를 점검한다. 또 퇴원 후 환자에게 특별한 증상이 생기거나 LVAD 관련 문제가 발생할 경우 심부전 전담 간호사가 24시간 365일 운영되는 직통 전화를 통해 신속하게 대처하고 있다. 경제적 부담으로 진료비 마련이 어려운 환자는 사회사업팀의 상담 및 평가를 통해 일정부분을 지원받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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