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 유통포럼] 日 1위 이세탄百의 온라인 전략... “아마존 넘어서려면, 오프라인 체험 최대화해야”
충성 고객에 맞춤형 ‘직접 판매’로 매출 증가
종업원이 실제 매장 상품 사진 찍어 설명
일반적인 형태의 전자상거래 사업을 해봤자, 아마존 같은 강자를 이길 수 없습니다. 미코시이세탄 홀딩스가 가지고 있는 20개 이상의 전국 매장, 100개 이상의 소형 백화점, 10개 이상의 온라인 채널과 같은 고객 접점을 최대한 활용했습니다. 오프라인 매장의 체험을 최대화할 수 있도록 온라인을 활용했죠.
타츠야 키타가와 미츠코시이세탄 홀딩스 온라인스토어 그룹장
타츠야 키타가와(Tatsuya Kitagawa) 미츠코시이세탄 홀딩스 온라인스토어 그룹장은 23일 서울 소공동 웨스틴조선호텔 그랜드볼룸에서 열린 ‘2023 조선비즈 유통산업포럼’에서 ‘온라인과 브랜딩’의 연사로 나서 이같이 말했다.
유통산업포럼은 조선미디어그룹의 경제전문매체 조선비즈가 유통업계의 성장 모색을 위해 매년 여는 행사다. 올해로 11회째를 맞은 이번 행사는 ‘Next Era: 브랜드가 주도하는 미래’를 주제로 진행됐다. 키타가와 그룹장은 ‘일본 신주쿠 백화점을 1위로 만든 이세탄의 온라인 혁신’을 소개했다.
키타가와 그룹장이 속해있는 미츠코시이세탄 홀딩스는 일본 최대의 백화점 그룹이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인해 소비가 위축되면서, 유통기업이 좋은 실적을 내기가 어려운 상황이었고, 이세탄 백화점도 타격을 입었다.
도쿄 신주쿠에 위치한 이세탄 본점도 2020년에는 코로나19로 인한 타격을 입었다. 그러나 2020년 말 다시 문을 연 후 충성 고객들의 구매 금액이 증가했다. 이번 회계연도(2022년 4월 1일~2023년 3월 31일)에도 지난 회계연도에 이어 역대 최대 실적을 낼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키타가와 그룹장은 “자주 방문했던, 많은 금액을 썼던 고객들이 낸 매출이 과거와 비교해 120% 증가했다”며 “충성 고객들이 이세탄 백화점에 원했던 본질적인 것들은 어떤 상황에 놓여도 바뀌지 않는 것을 깨달았다”고 말했다.
그는 충성도 높은 고객에 대한 ‘직접 판매 담당 컨시어지팀’을 매출 확대의 공신으로 꼽았다. 호텔 컨시어지처럼, 맞춤형 서비스를 제공하고 고객의 요구사항을 들어주는 것이다. 이는 매출의 획기적인 증가로 이어졌다는 설명이다. 키타가와 그룹장은 “2년간 컨시어지팀을 강화했고, 담당 임원을 늘렸으며, 직접 판매 데이터를 디지털화해 고객의 요구에 대한 정보를 공유하는 시스템을 확보했다”고 말했다.
디지털 신사업을 위해 백화점에서 분리된 신규 사업팀을 만들었다. 신규 사업팀은 아무리 열심히 해도 매출 규모가 작아 기존의 백화점 비즈니스와 비교당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팀을 분리한 덕에, 신규 사업을 하면서 많은 것을 만들기도 없애기도 수월했다
키타가와 그룹장은 독립적인 신규 사업팀에서 시도했던 프로젝트로 ▲전자상거래 사이트·앱 통합 후 차별화 ▲백화점 식품관의 양질의 식자재, 디저트·반찬 정기 구매 ▲AI 활용 이세탄 백화점에서 판매하는 소품·의류 맞춤형 배송 등을 꼽았다.
우선 신규 사업팀은 미츠코시, 이세탄 등 그룹 내 독자적으로 존재했던 전자상거래 페이지와 앱을 통합하고 고객들의 선택지를 넓혔다. 가령 특정 제품을 구매하고 포장 용기를 미츠코시, 이세탄 브랜드가 적힌 것 중 고를 수 있도록 했다.
또 고객이 직접 검색해서 비교하고 사는 전자상거래와 달리, 백화점의 특색을 살렸다. 실제 매장에 있는 상품을 종업원이 사진으로 찍어 가격, 상품의 특징을 설명하고 URL을 보내 고객이 결제할 수 있는 시스템을 갖췄다.
키타가와 그룹장은 “일반 전자상거래와는 다르다”며 “‘옷을 쉽게 입고 싶다’ ‘발바닥 아프지 않은 구두를 신고 싶다’는 요구가 있는 고객들에게는 적절한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신체 치수를 스캔하기도 한다”고 설명했다.
이 신규 사업팀은 백화점 식품관에서 살 수 있는 고급 식자재, 디저트, 반찬의 정기 구매 서비스로 고객의 구매 횟수를 크게 끌어 올리기도 했다. 키타가와 그룹장은 “1년에 고객들이 평균 7~8번 정도 백화점을 방문하는데, 이를 통해 같은 기간 구매 횟수를 52회까지 끌어올렸다”고 설명헀다.
또 고객이 집에서 이세탄 백화점의 전문가로부터 상담받고, 맞춤형 의류를 배송받을 수 있다. 고객은 배송된 옷이 마음에 들지 않으면 돌려보낼 수 있다. 나아가 고객 취향 데이터를 쌓고, 인공지능(AI) 엔진을 통해 옷을 자동 추천할 수 있는 시스템도 운영한다.
이에 더해 고객 집에 있는 옷, 가방, 신발을 도리어 백화점에서 사주는 ‘아임 그린’이라는 서비스도 운영하고 있다. 키타가와 그룹장은 “아임 그린은 우리 회사에서 성황리에 인기 있는 서비스”라며 “고객이 원하는 것을 제때 제공하고, 지속 가능성을 달성하는 방법”이라고 설명했다.
키타가와 그룹장은 신규 사업을 시도하는 유통 기업들에 “신규 사업은 반드시 실패한다”며 실패로부터 배우는 것을 중요성을 강조했다. 그는 “신규 사업을 총괄하던 때에, 코로나19로 인해 12개를 운영했는데 6개는 실패했다”고 말했다.
그는 “실패한 프로젝트에서 일했던 직원들에게 잘못됐다고 생각한 이유, 어려웠던 지점 등에 대해 보고서를 쓰도록 했다”며 “이들을 다시 스카우트하면서 실패로부터 배운 것을 공유하도록 했고, 이들은 성공하는 신규 사업의 주축이 되기도 했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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