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출자 7명 중 1명은 원리금 갚는데 소득 70% 쓴다

한국은행의 지속적인 금리 인상으로 대출자들의 이자부담이 커지면서 가계대출 차주의 평균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이 4년 만에 40%를 웃돌았다.

특히 전체 대출자 7명 가운데 1명은 원리금만 갚는데 소득의 70% 이상을 쏟아붓는 것으로 나타났다.

23일 한국은행이 공개한 금융안정상황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4분기 기준 가계대출 차주의 평균 DSR은 40.6%로 집계됐다.

DSR이란 주택담보대출과 신용대출 등 모든 가계대출의 원리금 상환액을 연 소득으로 나눈 비율을 말한다.

가계대출 차주 평균 DSR이 40%를 상회한 것은 2018년 4분기(40.4%) 이후 4년 만이다.

다만 지난해 4분기 신규 대출을 받은 차주의 DSR은 17.3%로 차주 단위 DSR 규제 강화 전인 2020년 4분기(23.8%) 보다 하락했다.

기존 대출을 보유한 대다수 차주의 DSR 경우 금리 상승 등의 영향으로 같은 기간 33.8%에서 38.4%로 높아졌다.

한국은행의 지속적인 금리 인상으로 매달 갚아야 하는 이자가 늘어난 영향이다.

지난해 4분기 기준 전체 가계대출 차주의 68.1%는 DSR 40% 이하에 분포했다. DSR이 70%를 초과하는 차주는 전체의 15.3%(대출 비중 41.9%)였다.

100%를 초과해 소득보다 원리금 상환액이 더 많은 대출자도 11명 중 1명인 8.9%(대출 비중 29.4%)로 집계됐다.

다중채무자(3개 이상 금융기관으로부터 차입)인 동시에 저소득(소득 하위 30%) 또는 저신용(신용점수 664점 이후)인 취약차주는 4분기 기준 전체의 6.3%로 나타났다. 이들의 평균 DSR은 66.6%에 달해 높은 수준을 보였다.

국제결제은행(BIS) 기준으로 한국 DSR은 지난해 3분기 기준 13.7%로 호주(14.9%)에 이어 주요국 중 두 번째로 높았다. 특히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이후 상승 폭(1.5%포인트)이 가장 컸다.

한은은 "2021년 하반기 이후 가계대출 차주의 DSR은 상승하고 있지만 금융권 관리기준(40∼50%) 이내"라며 "당장 가계 전반의 채무 상환부담 급증을 우려할 상황은 아니다"고 평가했다.

하지만 주요국에 비해 가계부채 비율이 상당히 높은 데다 고DSR 차주 대출잔액이 많은 만큼 DSR 규제 안착을 통해 점진적 가계부채 디레버리징(부채 축소)을 꾸준히 추진해야 한다고 한은 측은 강조했다.

머니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