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세사기 가담 감평사 징계에…원희룡 “전재산 날아갔는데 분통터질 일”

조성신 매경닷컴 기자(robgud@mk.co.kr) 2023. 3. 23. 14: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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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세피해 지원센터 상담 모습 [사진 = 연합뉴스]
고액 거래만 선정해 빌라 감정평가액을 높이는 ‘시세 부풀리기’ 방식으로 전세사기에 가담한 감정평가사가 업무정지 처분을 받았다. 전세사기 의심 가담자 첫 징계 사례다.

국토교통부는 지난 22일 감정평가관리징계위원회를 열어 감정평가사 3인에게 징계처분 및 행정지도처분을 내렸다고 23일 밝혔다.

전세사기의 조직적 범죄에서 일부 감정평가사들이 전세가율(집값 대비 전셋값 비율) 산정시 감정가를 최우선 적용한다는 점을 악용, 인위적인 시세 부풀리기로 전세사기에 가담한 정황이 드러났다.

국토부는 전세사기가 의심되는 과다 감정평가서를 추려 15건에 대해 타당성 조사를 실시했고, 이 가운데 11건에서 이번에 징계처분이 내려진 감정평가사 3명이 연루된 것으로 확인했다.

이번에 징계를 받은 감정평가사 A씨는 2019년 10월부터 2020년 4월까지 서울 강서구 화곡동 빌라 등에 대한 담보목적 감정평가서를 9건 발급했다. A씨는 비슷한 단지 내 평균 거래가격이 있음에도 이를 배제하고 고액의 거래 사례를 선정해 빌라의 감정평가액을 높인 사실이 확인돼 업무정지 2년 처분을 받았다.

감정평가사 B씨는 작년 부산 남구 대연동 빌라의 담보목적 감정평가서를 작성·발급하면서 같은 단지 내에 거래 사례가 있는데도 단지 외부의 고액 거래 사례를 선정해 감정평가액을 높였다. 그에게는 업무정지 1개월 처분이 내려졌다. 또 다른 감정평가사

C씨는 지난해 11월 정비구역 밖 빌라에 대한 일반거래목적 감정평가서를 작성·발급하면서 비교 사례를 상대적으로 거래가격이 비싼 정비구역 내 빌라를 기준을 삼았다. 다만 평가한 감정액이 시장의 거래액보다 높다고 보기는 어려워 징계는 행정지도(경고)에 그쳤다.

적발된 감정평가사들은 아파트와 달리 적정 가격이 형성돼 있지 않은 빌라의 특성을 이용해 주변 빌라보다 높은 가격에 감정평가액을 정하는 방식으로 전세사기범들이 임차인으로부터 높은 전세 보증금을 받아낼 수 있는 빌미를 줬다는 바판을 받는다.

국토부는 해당 감정평가법인과 감정평가사 통보, 당사자 의견 수렴 절차 등을 거쳐 4월 중 징계를 최종 확정할 예정이다.

원희룡 장관은 이날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전 재산이 날아갔는데 고작 업무정지라니, 전세사기 피해자 입장에선 분통이 터질 일”이라면서 “자격 박탈은 물론 형사처벌까지 가능하도록 법률 개정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국토부는 최근 5년 동안 감정평가서를 통해 주택도시보증공사(HUG) 보증보험에 가입했지만 보증사고가 난 1203건에 대해 전수조사를 진행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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