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조들의 핼리혜성 관측기록을 세계기록유산으로...천문학계 손모았다

송복규 기자 2023. 3. 23. 14: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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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천문학계가 조선시대에 기록된 핼리혜성을 포함한 3건의 혜성 관측 사료를 유네스크(UNESCO) 세계기록유산에 등재하기 위해 힘을 모은다.

한국천문연구원은 성변측후단자 세계기록유산 등재를 위해 한국천문학회·한국우주과학회·연세대와 업무협약을 맺고 조선의 혜성 기록물의 과학적·역사적 가치를 높일 방안을 모색한다.

성변측후단자 기록유산 등재 추진위원회는 영조 35년인 1759년 4월 조선 상공에 나타난 핼리혜성을 관측한 기록을 중심으로 세계기록유산 등재를 추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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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 천문관측 기록 ‘성변측후단자’ 유네스코 등재 추진
천문연·천문학회·우주과학회·연세대, 등재 위한 업무협약 체결
“핼리혜성 그림과 글로 세세하게 기록… 학술적 가치 높아”
유네스코(UNESCO) 등재 업무협약을 맺은 박영득 한국천문연구원장과 서승환 연세대 총장, 이유 한국우주과학회장, 이형목 서울대 물리천문학부 명예교수가 성변측후단자를 관람하고 있다. /한국천문연구원

한국 천문학계가 조선시대에 기록된 핼리혜성을 포함한 3건의 혜성 관측 사료를 유네스크(UNESCO) 세계기록유산에 등재하기 위해 힘을 모은다.

한국천문연구원은 23일 오전 10시 서울 서대문구 연세대 학술정보관에서 ‘성변측후단자 세계기록유산 등재를 위한 비전 선포식과 학술대회’를 개최했다. 이날 선포식에는 박영득 한국천문연구원장과 서승환 연세대 총장, 이형목 추진위원장, 김귀배 한국 유네스코 본부장 등이 참석했다.

한국천문연구원은 성변측후단자 세계기록유산 등재를 위해 한국천문학회·한국우주과학회·연세대와 업무협약을 맺고 조선의 혜성 기록물의 과학적·역사적 가치를 높일 방안을 모색한다. 향후 유네스코 등재 관련 국내외 상황을 점검하고, 기존 등재 사례를 분석해 성변측후단자 등재에 대한 방향성을 논의할 계획이다.

성변측후단자는 조선시대 천문·지리 등 기상 담당 관청인 ‘관상감’에서 기록한 천문관측 자료다. 주로 혜성이나 초신성, 운석과 같은 특이한 천문현상을 기록해 현재 대통령 비서실 격인 승정원을 거쳐 왕에게 보고됐다. 성변측후단자에 기록된 천문현상은 조선왕조실록이나 승정원일기에도 기록됐다. 현재 성변측후단자는 연세대가 보관하고 있다.

성변측후단자에 실린 1759년 핼리혜성 관측 기록. /한국천문연구원

성변측후단자 기록유산 등재 추진위원회는 영조 35년인 1759년 4월 조선 상공에 나타난 핼리혜성을 관측한 기록을 중심으로 세계기록유산 등재를 추진한다. 이 기록은 왕실 산하 관청이 관측한 자료로는 세계에서 가장 오래됐다. 총 35명의 천문 관료가 핼리혜성 관측에 투입됐고, 25일 동안 핼리혜성의 위치, 크기, 색 변화를 기록했다.

박영득 천문연 원장은 이날 선포식에서 “성변측후단자는 과학과 인문의 결합은 물론, 과거와 현재의 융합”이라며 “성변측후단자를 통해 천문학과 역사, 과학, 문화의 융합이 만들어질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어 “세계기록유산에 과학유산이 등재되는 것은 과학계에도 중요하고, 조선 천문학자들이 천문유산을 남긴 것처럼 우리도 후대에 천문자산을 남길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핼리혜성은 1705년 영국의 천문학자인 에드먼드 핼리가 76년의 주기를 예측한 혜성이다. 당시 핼리는 1682년 지구에서 관측된 큰 혜성이 1758~1759년에 다시 나타날 것으로 예측했다. 비록 핼리는 1742년 사망해 핼리혜성을 보지 못했지만, 성변측후단자를 통해 핼리혜성이 돌아온 사실을 추적할 수 있다.

서승환 연세대 총장은 “성변측후단자는 핼리혜성을 상세한 그림과 설명으로 생생하게 기록한 자료”라며 “천문 관측 기록유산이 희소한 가운데, 성변측후단자의 사회적·학술적 가치는 이미 학계에서 높이 평가되고 있다”고 말했다.

1759년 핼리혜성 관측 기록이 담긴 성변측후단자 실물 모습. /송복규 기자

현재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에 등재된 한국 사료는 조선왕조실록과 훈민정음, 팔만대장경, 난중일기, 동의보감 등 총 16개다. 이중 과학 관련 기록유산은 아직 등재된 것이 없다. 성변측후단자가 세계기록유산으로 등재될 경우 첫 과학기록유산이 될 전망이다.

추진위원장을 맡고 있는 이형목 서울대 물리천문학부 명예교수는 “성변측후단자는 천문관측일지로, 현대 과학에서 기초적인 역할을 하는 로데이터(미가공 원자료)로 볼 수 있다”며 “전 인류사적인 현상인 기상을 관측해 의미가 크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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