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러 정상이 ‘평화’ 말한 다음날···러, 우크라 공습으로 9명 사망
러, 우크라 곳곳에 미사일·드론 공격
고등학교·기숙사도 공격 받아···최소 9명 사망
러시아와 중국 두 정상이 우크라이나 사태에 대한 ‘평화적 해결’을 언급한 다음날, 러시아는 우크라이나의 학교와 민간인 주거지역에 포격을 가해 최소 9명이 숨졌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모스크바에서 ‘평화’라는 말이 나올 때마다 다른 한편으로는 이런 공격 지시가 내려진다”고 질타했다.
로이터·AFP통신에 따르면 22일(현지시간) 새벽 우크라이나 수도 키이우에서 남쪽으로 64㎞ 떨어진 소도시 르지시우의 고등학교가 러시아 드론의 공격을 받아 기숙사 건물 2동과 수업용 건물 1동이 부분적으로 붕괴했다. 이 공격으로 최소 8명이 사망하고 20명 이상이 병원으로 이송됐다. 공격 당시 기숙사에 몇명이 머물고 있었는지는 확인되지 않았다. 사망자 가운데는 현장에 급파된 구급차 운전자도 있었다.
키이우 당국은 이란제 샤헤드 자폭 드론이 이날 공격에 활용됐다고 밝혔다. 우크라이나 공군은 이날 러시아가 발사한 21기의 드론 가운데 16기를 격추했다고 밝혔다.
르지시우 공습 이후 몇시간 만에 러시아는 우크라이나 남동부 자포리자에도 미사일 포격을 가해 민간인 주거용 건물 2동이 파괴됐다. 이 포격으로 최소 1명이 사망하고 33명이 병원으로 이송됐다.
이번 공습은 러시아를 국빈 방문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정상회담을 마치고 러시아를 떠난 날 이뤄졌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트위터에 “밤사이 러시아가 드론과 미사일을 동원한 공습과 집중적인 포격을 가했다”며 “이는 단 하룻밤 사이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상대로 가한 테러”라고 말했다.
그는 “모스크바에서 ‘평화’를 말할 때마다 다른 한편으로는 이런 범죄와 같은 공격 지시가 내려진다”고 꼬집었다. 이는 시 주석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이번 정상회담에서 우크라이나 사태 해결을 위한 평화회담 등을 언급한 것을 겨냥한 발언으로 풀이된다.
전날 시 주석은 크렘린궁에서 정상회담을 마친 뒤 “중국은 우크라이나 사태에 대한 공정한 입장을 갖고 있다”며 “우리는 평화와 대화를 지지한다”고 밝혔다. 푸틴 대통령도 중국의 평화 계획을 긍정적으로 평가하며 “서방과 우크라이나가 준비만 된다면 중국의 평화 계획이 사태 해결의 토대가 될 수 있다. 러시아는 가능한 빨리 평화회담을 재개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구체적인 평화회담 재개 방안에 대해서는 언급이 없었다.
선명수 기자 sms@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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