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긴축 끝 보인다"…한은, 2연속 '금리 동결' 가능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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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연방준비제도(Fed, 연준)가 '빅스텝'(한번에 기준금리 0.5%포인트 인상)이 아닌 '베이비스텝'(한번에 기준금리 0.25%포인트 인상)을 밟으면서 한국은행의 통화정책 운영에도 다소 여유가 생겼다.
그간의 가파른 금리 인상에 따른 글로벌 은행발 위기와 경기 둔화를 고려해 한은이 다음달 금융통화위원회(이하 금통위)에서 2차례 연속 '금리 동결'을 할 것이란 관측에 무게가 실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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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연방준비제도(Fed, 연준)가 '빅스텝'(한번에 기준금리 0.5%포인트 인상)이 아닌 '베이비스텝'(한번에 기준금리 0.25%포인트 인상)을 밟으면서 한국은행의 통화정책 운영에도 다소 여유가 생겼다.
그간의 가파른 금리 인상에 따른 글로벌 은행발 위기와 경기 둔화를 고려해 한은이 다음달 금융통화위원회(이하 금통위)에서 2차례 연속 '금리 동결'을 할 것이란 관측에 무게가 실린다.
연준은 22일(현지시간)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를 열고 정책금리(기준금리)를 현재보다 0.25%p 높은 4.75~5%로 인상했다.
FOMC 18명 위원들의 올해 말 금리 전망치를 점으로 표시한 점도표도 5.1%를 유지했다. 지난해 12월 점도표와 동일하다. 현재 기준금리(4.75∼5%)에서 한차례 정도 베이비스텝만 남아있다는 뜻으로 읽힌다.
특히 연준은 정책결정문에서 '지속적인 금리 인상이 적절하다'는 기존 표현을 '추가적인 정책 긴축이 적절할 수 있다'로 대체했다. 또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연내 금리 인하 가능성에 선을 그으면서도 이번 FOMC에서 "금리동결도 검토했었다"고 언급해 시장의 긴축 종료 기대를 높였다.
이에 따라 한은도 한숨 돌리게 됐다. 당장 시장에선 한은이 다음달 11일 열릴 금통위에서 기준금리를 현수준(3.5%)에서 한 번 더 동결하고 물가나 경기 상황을 지켜볼 것이란 관측이 힘을 얻고 있다.
SVB(실리콘밸리은행), CS(크레디트스위스) 사태 등 글로벌 은행발 금융 시스템 붕괴 우려도 한은의 금리 동결 가능성에 힘을 보탠다. 유례없이 가파른 글로벌 금리 인상이 이들 은행의 몰락을 가속화한 주요 요인으로 지목되면서다. 국내 금융기관의 연체율 등 건전성이 비교적 양호하다는 게 한은 분석이지만 계속된 금리 인상은 저축은행, 캐피탈사 등 비은행 금융기관의 건전성 부담을 키울 수밖에 없다.
지난달 금통위에서 향후 통화 정책방향을 좌우할 키로 제시한 '물가' 역시 현재까지는 금리 동결론에 힘을 싣게 한다. 2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4.8%대로 낮아졌다. 이창용 한은 총재는 이달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4.5% 아래까지 낮아질 것으로 보고 있다. 당장 물가경로가 한은 예상대로 흘러가고 있는 만큼 한은이 경기 둔화 등을 고려해 2연속 기준금리 동결에 나설 것이란 관측이 나오는 이유다.
다만 역대 최대폭으로 벌어진 한미 기준금리차는 '변수'다. 연준의 베이비스텝으로 현재 한미 금리차는 1.5%p가 됐다. 2000년 5~10월(1.5%p) 이후 약 23년 만에 다시 역대 최대 격차로 벌어졌다. 만약 한은이 다음달 금리를 동결하고 연준이 5월 FOMC에서 0.25%p 금리를 올리면 한미 금리차는 1.75%p까지 확대되며 새 기록을 쓰게 된다.
한미 간 금리차가 확대되면 외국인 투자 자금은 더 높은 수익률을 좇아 국외로 빠져나가고 원화 가치는 떨어질 위험이 커진다. 올해 들어 자본 유출 우려가 약화되고 원/달러 환율도 안정권에 있다는 분석이 지배적이지만 향후 대외여건 변화에 따라 얼마든 상황이 급변할 수 있다.
이승헌 한은 부총재는 이날 '시장상황 점검회의'에서 "SVB·CS 사태 이후 금융불안에 대한 시장의 경계감이 여전히 큰 상황에서 금융안정 상황 전개와 그에 따른 미국 통화정책에 대한 기대 변화 등에 따라 국내외 금융시장의 변동성이 수시로 확대될 수 있다"며 "대외 여건의 변화와 국내 가격변수 및 자본유출입 동향을 면밀히 모니터링하면서 필요시 적극적인 시장안정화 조치에 나설 것"이라고 밝혔다.
박광범 기자 socool@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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