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프공 비거리제한 찬성 매킬로이 “이기적이지만 내게도 도움”

김경호 기자 2023. 3. 23. 14: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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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리 매킬로이가 23일 미국 텍사스주 오스틴의 오스틴CC에서 열린 WGC 매치플레이 조별리그 1차전 스콧 스털링스와의 경기에서 드라이버샷을 날리고 있다. 매킬로이는 한 인터넷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골프공 비거리 제한룰에 찬성의사를 밝혔다. 오스틴|USA 투데이 스포츠



남자골프 세계3위 로리 매킬로이(북아일랜드)가 골프공 비거리 제한룰에 찬성한다고 밝혔다.

매킬로이는 23일 인터넷 방송 ‘노 레잉업’과의 인터뷰에서 최근 영국 R&A와 미국골프협회(USGA)가 제시한 ‘모델 로컬룰’이 최고선수를 가려내는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매킬로이는 “엘리트 수준의 경기에서, 나는 이 룰을 정말 좋아한다”며 “이런 의견이 대세가 아니란 걸 알지만, 나는 비거리 제한룰이 적용되면 누가 최고선수인지 가리기 쉬워질 것이라고 생각한다. 특히 최근 몇십년간 이어진 ‘평등의 시대’에는 더욱 그럴 것”이라고 밝혔다.

세계 골프규칙을 관장하는 R&A와 USGA는 지난주 공동성명을 통해 시속 127마일의 스피드로 친 공이 최대 317∼320야드를 넘지 못하도록 하는 로컬룰을 2026년부터 적용하겠다고 밝혔다. 이 규정은 아마추어 동호인들과 비거리가 근본 문제가 되지 않는 여자골프계에는 적용되지 않는다.

두 단체가 골프공 비거리를 제한하기로 한 것은 제조기술과 장비의 발달로 인한 지나친 장타력이 롱게임과 쇼트게임이 어우러지는 스포츠인 골프의 본질을 훼손하고 있다는 이유 때문이다. 비거리의 증가로 최근 수년간 골프대회에서 전장이 계속 길어지는 등의 문제도 부작용으로 제시됐다.

R&A와 USGA의 발표에 골프공 제조사인 타이틀리스트, 테일러메이드 등이 반발과 우려의 뜻을 밝혔고 저스틴 토머스, 브라이슨 디섐보(이상 미국) 등 주요선수들은 강력히 반발했다. 현재보다 평균 비거리 15야드가 줄어 골프가 30년 전으로 돌아갈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런 분위기 속에서 미국프로골프(PGA) 투어의 대표적 장타자인 로리 매킬로이가 새 룰 제안에 찬성의 뜻을 밝혀 눈길을 끈다. 매킬로이는 드라이버샷 평균비거리 326.6야드를 기록하며 이 부문 최고를 기록하고 있다.

매킬로이는 “이기적이지만, 새 룰은 내게 도움이 된다고 생각한다”며 “비거리 제한 룰은 뛰어난 선수들에게는 더 도움이 될 것이다. 장타자에게도 도움이 될 거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현재와 같이 거의 모든 선수가 장타를 치는 환경과 달리 공의 반발력을 제한하면 누가 진짜 장타자인지, 또한 고른 실력을 갖춘 선수인지 가리기 쉬워질 것이라는 자신감의 표현이다.

이어 “또한 모든 프로대회에서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여긴다. 롱 아이언을 다시 잘 쳐야 하고, 미들 아이언 등 골프백 속의 모든 클럽을 사용해야 하기 때문이다. 내가 언제 그런 게임을 해봤는지 잘 모르겠다”고 말했다.

R&A와 USGA는 우선 그들이 관장하는 메이저대회인 디 오픈과 US오픈부터 비거리 제한 로컬룰을 적용할 방침이다. 이들의 영향권 밖에 있는 마스터스와 PGA 챔피언십은 로컬룰을 따르지 않을 수도 있지만, 아직 명확한 의견표명은 하지 않았다. PGA 투어는 “R&A, USGA와의 협력을 이어가며 우리만의 연구를 계속하겠다”고 유보의 뜻을 밝혔다.

매킬로이는 “메이저 대회들이 이 규정을 따르는데, PGA 투어가 그러지 않는다면 메이저 대회와 일반 투어대회의 차이가 더 벌어질 것”이라며 “PGA 투어가 이 룰을 따르지 않더라도 나는 비거리 제한 규정에 따라 플레이 하며 메이저 대회에 대비하겠다”고 말했다.

김경호 선임기자 jerome@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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