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 경제수장 라가르드, 이윤·임금 연쇄 상승 따른 ‘팃포탯 인플레’ 경고

크리스틴 라가르드 유럽중앙은행(ECB) 총재가 ‘팃포탯(tit-for-tat·맞받아치기) 인플레이션’ 가능성을 경고하고 나섰다고 파이낸셜타임스(FT)가 22일(현지 시각) 보도했다.

고(高) 인플레이션 타격을 피하기 위해 기업이 이익률을 올리고 근로자는 임금인상을 요구하면서 물가 상승률이 가팔라질 가능성이 크다는 것. ECB는 앞서 지난 16일 기준금리를 0.5%포인트 인상하는 ‘빅스텝’ 금리인상을 단행하며 기준금리를 3.5%까지 끌어올렸다. 지난해 7월 이후 6차례 연속 기준금리 인상을 이어 간 것.

FT에 따르면, 라가르드 총재는 이날 독일 프랑크푸르트에서 열린 ECB와 정책분석가 회의에서 “인플레이션은 여전히 높고 앞으로 나아갈 방향에 대한 불확실성도 커지고 있다” 이 같은 우려를 전했다.

그는 이어 “아직까지 기조적인 물가흐름이 하향 추세를 보이고 있다는 명확환 증거가 보이지 않는다”면서 “에너지 가격 하락은 인플레이션을 끌어내리고 있지만, 기업들은 이윤을 늘리려고 하고 있고 (가격을 올리고) 근로자들은 타이트한 노동시장에서 임금 인상을 요구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2월 유로존 소비자물가는 1년전 대비 8.5% 올랐다. 11월 10.1%, 12월 9.2%, 올해 1월 8.6%, 2월 8.5%로 넉달째 둔화세는 유지했다. 하지만 하락폭은 점점 줄고 있는데다 에너지 등 변동성이 큰 품목을 제외한 근원물가는 5.6%로, 지속적으로 상승추세를 보이고 있다. 인플레이션이 쉽게 잡히지 않고 있다는 뜻이다.

미국 실리콘밸리은행(SVB)의 파산에 이어 크레디트스위스 위기설 등으로 금융시장 불안이 커졌는데도 ECB가 ‘빅스텝’ 금리인상을 단행한 건 인플레이션을 잡는 게 보다 중요하다는 판단에서다. 리가르드 총재는 당시 " CS 위기설 등에 대해서는 “유로존 은행 부문은 튼튼한 자본과 유동성을 보유한 덕에 회복력이 있다”면서 “ECB의 중기 물가상승률 목표치 2%로 제때 복귀하기 위해 금리 인상을 결정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