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면부지 2人, 70년대 적막한 서울을 꺼내다…원계홍 유작전

김일창 기자 2023. 3. 23. 13: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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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곡미술관은 오는 5월21일까지 원계홍 작가 유작전 '그 너머_원계홍(元桂泓, 1923-1980) 탄생 100주년 기념전'을 개최한다.

작가 탄생 100주년을 기념하기 위해 마련된 이번 전시에서 그의 예술 세계가 다시 평가받고, 알려지지 않았거나 흐릿하게 지워져 가는 부분이 다시 복원될 것으로 기대된다.

김 전 학장은 당시 아파트 두 채 가격을 들여 원계홍의 작품 200점을 인수한 것도 모자라 아예 그 집에서 살고있기까지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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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곡미술관, 5월21일까지 '그 너머_원계홍 탄생 100주년 기념전'
원계홍, 수색역, 1979년, 캔버스에 유채, 45.5×53.2cm, ⓒ원계홍기념사업회, 사진_박성훈 (성곡미술관 제공)

(서울=뉴스1) 김일창 기자 = 성곡미술관은 오는 5월21일까지 원계홍 작가 유작전 '그 너머_원계홍(元桂泓, 1923-1980) 탄생 100주년 기념전'을 개최한다. 작가 탄생 100주년을 기념하기 위해 마련된 이번 전시에서 그의 예술 세계가 다시 평가받고, 알려지지 않았거나 흐릿하게 지워져 가는 부분이 다시 복원될 것으로 기대된다.

원계홍은 1940년대 초 일본 동경으로 건너가 일본중앙대학 경제학과에 입학했다. 하지만 경제학보다 미술에 관심이 생기면서 이노쿠마 겐이치로(Inokuma Genichiro)가 운영하는 사설 미술 아카데미에서 회화를 공부했다.

1944년 귀국해 일본에서 공부한 인상주의 미술이론을 스스로 심화시키며 자신의 예술 세계를 일구기 위한 작업에 몰입했다.

그의 유작은 주로 1970년대에 작업한 작품으로 정물화와 풍경화가 주를 이루며, 10호 내외의 소품인 점이 특징이다. 그 외에 몇 점의 인물화와 발표하지 않았던 추상화가 있다.

작가의 '골목길' 연작은 개발 이전 서울의 모습을 대담한 구도와 단순하고 명쾌한 터치로 그려냈다. 전체적으로 회색조를 이루는 그의 작품은 우수의 아름다움이 드러나며, 골목길 작품은 당시 서울의 풍경을 담아냈다는 점에서 역사적 가치도 생각해 볼 수 있다.

원계홍은 1978년, 55세가 되어서야 첫 개인전을 열 수 있었다. 이후 화가로서 자신감이 생긴 그는 이듬해에 공간화랑에서 두 번째 개인전을 열었고, 1980년에 제3회 중앙미술대전에 초대작가로 작품을 출품해 전시했다. 같은해 미국으로 건너갔다가 심장마비로 세상을 떠났다. 그의 나이 57세였다.

그의 안타까운 타계 이후 1984년 6월 서울의 공창화랑에서 유작전이, 1989년 7월 국립현대미술관에서 회고전이, 1990년 공간화랑에서 유작전이 열렸다. 그리고 30년이 더 흐른 올해 그의 모든 작품들과 함께 유작전이 시작했다.

원계홍 작품이 세상의 빛을 볼 수 있었던 건 그의 열렬한 팬이었던 소장가 윤영주 우드앤브릭 회장과 김태섭 전 장신대 학장 두 사람 덕이었다. 김 전 학장은 1989년 부동산 주인 소개로 간 작가의 부암동 집에서, 윤 회장은 이보다 앞선 1984년 인사동과 장안평 고미술상가에서 원계흥의 그림을 보고 반해 수집했다.

김 전 학장은 당시 아파트 두 채 가격을 들여 원계홍의 작품 200점을 인수한 것도 모자라 아예 그 집에서 살고있기까지 하다.

그 어떤 학연도 없던 미술계의 외톨이이자 기인이었던 원계홍은 생면부지인 두 소장가를 연결시켰고, 두 소장가는 원계홍을 세상에 드러나도록 협력한 셈이다. 이번 유작전에 나온 작품 중 윤 회장 소장품이 16점, 김 전 학장 소장품이 65점이다.

원계홍, 회색 지붕, 연도 미상, 캔버스에 유채, 33.3×45.3cm, ⓒ원계홍기념사업회, 사진_박성훈 (성곡미술관 제공)
원계홍, 홍은동 유진상가 뒷골목, 1979년, 캔버스에 유채, 46×53cm, ⓒ원계홍기념사업회, 사진_안태연

ickim@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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