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직 만들어 재취업한 ‘관피아’ 여전…경실련 “제도 허점 이용”

서혜미 2023. 3. 23. 13: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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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개 정부부처 공직자 10명 중 8명 이상 재취업 성공”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활동가들이 23일 오전 서울 종로구 경실련 강당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2016년부터 2022년 6월까지 교육·법무·행정안전·농림축산식품·환경·고용노동·해양수산부 등 7개 정부 부처에서 취업제한심사 또는 취업승인심사를 받은 퇴직공직자 430명의 재취업 현황을 분석한 결과를 발표하고 있다. 김혜윤 기자 unique@hani.co.kr

공직자의 이해충돌 방지를 위한 법·제도의 미비로 ‘관피아’(관료+마피아)들이 퇴직 전 업무와 직간접적으로 관련된 업체에 재취업했다는 시민단체 분석 결과가 나왔다.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경실련)은 23일 오전 서울 종로구 경실련 강당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교육부·법무부·행정안전부·농림축산식품부·환경부·고용노동부·해양수산부 등 7개 정부 부처의 퇴직공직자 취업심사 승인율을 조사한 결과를 발표했다.

경실련 분석 결과, 전체 취업심사 430건 가운데 359건(83.5%)이 취업가능·취업승인 결정이 나왔다. 부처별로 살펴보면 교육부가 91%로 가장 승인율이 높았으며, 농림축산식품부(89%), 행정안전부(86.6%), 법무부(85%), 환경부(82%), 고용노동부(80.4%), 해양수산부(72.8%) 순이었다.

이는 지난 2016년∼2022년 6월까지 취업제한심사와 취업승인심사를 받은 퇴직공직자들을 중심으로 조사한 결과다. 경실련은 “조사 대상과 기간에 들어가지 않아도 추가 조사를 통해 문제가 있는 부분은 포함했다”고 밝혔다. 현행 공직자윤리법은 퇴직공직자들이 부당한 영향력을 행사하는 일 등을 막기 위해 퇴직자들은 일정 기간 취업심사대상기관에 취업하는 것을 막고 있다.

그러나 경실련은 법과 제도가 유명무실하다고 지적했다. 조직을 신설해 재취업하는 등 허점을 이용한 재취업이 비일비재했다는 것이다. 경실련의 분석을 보면, 해외수산협력센터, 한국교육환경보호원, 환경책임보험사업단, 자원순환보증금관리센터 등은 법률 개정을 통해 조직을 신설한 뒤 퇴직공무원이 재취업했다. 

이밖에도 관리·감독 대상인 민간투자회사에 재취업하거나 산하단체 기관장 및 유관 협회 자리 대물림, 관행적인 유관기관 재취업, 취업 승인 예외사유인 ‘특별한 사유’의 허점을 이용한 재취업 사례도 있었다.

경실련은 “김용범 전 기재부 1차관의 경우, 가상자산 투자회사 ‘해시드’의 신생 계열사 ‘해시드오픈리서치’에 대표로 재취업했다. 산업통상자원부 신통상질서전략실장을 지난 김정일 전 실장 역시 지난해 3월 에스케이(SK)그룹의 신설 법인인 ‘에스케이(SK)스퀘어’ 부사장으로 재취업했다”고 밝혔다. 모두 신생법인이기 때문에 매출액이 없어 취업심사대상기관에 해당하지 않은 것이다.

단체는 관피아 근절을 위해 △신생 기관 재취업 금지 명문화 △취업심사 대상기관의 규모 재정비 △취업승인 예외사유 구체화 △취업제한 여부 및 승인 심사기간 확대 △공직자윤리위원회 위원 명단, 회의록 및 심사결과 자료 공개 등을 촉구했다.

서혜미 기자 ham@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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