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사 작년 순이익 4조5천억 줄었다…수익 반토막
고금리, 경기침체 여파에 순이익 급감
수탁수수료 줄고 주식·채권매매 이익↓
당기순손실 증권사 11곳…전년比 6개사↑
[이데일리 이용성 기자] 지난해 증권사 당기순이익이 크게 줄었다. 금리인상 기조와 글로벌 경기침체로 인한 주가 하락 여파다.
금융감독원(금감원)이 23일 집계한 ‘2022년 증권·선물회사 영업실적(잠정)’에 따르면 58개 증권사의 지난해 당기순이익은 4조5131억원으로 전년 (9조896억원) 대비 50.3% 줄어들었다. 자기자본이익률(ROE)은 5.8%로 전년 대비 6.7%포인트 감소했다.
이는 지난해 금리 인상과 주가하락 등의 영향으로 주식거래 대금이 줄어 수탁수수료가 큰 폭으로 감소했고, 주식과 채권매매 이익이 축소됐기 때문인 것으로 파악된다. 전체 58개사 증권사 중 46개사가 전년 대비 실적이 악화했다. 이중 당기순손실을 나타낸 증권사는 11개사로 전년 대비 6개사가 증가했다.
구체적으로 보면 수수료수익은 13조185억원으로 16조8049억원이었던 전년 대비 22.5% 감소했다. 이중 수탁수수료는 5조109억원으로 주식거래대금 등 감소에 따라 전년(8조708억원) 대비 37.9% 줄었다. IB 부문 수수료와 자산관리부문 수수료 역시 각각 4조8388억원, 1조1633억원으로 전년 대비 각각 6.8%, 15.1% 감소했다.
자기매매손익은 6조1274억원으로 전년(4조9487억원) 대비 23.8% 증가했다. 이 가운데 주식관련 손익은 3371억원으로 전년(1조7013억원) 대비 무려 80.2%가 줄었다. 채권관련 손익도 6377억원으로 전년(2조1639억원)보다 70.5% 쪼그라들었다. 다만, 파생관련 손익은 5조1526억원으로 전년(1조835억원) 대비 375.6% 증가했다.
기타자산 손익은 1조1669억원으로 전년보다 74.2%(3조3539억원) 줄었다. 이중 외화관련 손익은 전년 대비 49.7% 늘었지만, 펀드 관련 손익이 407.5%(3조4620억원) 감소했다. 지난해 판매관리비는 전년(12조837억원) 대비 10.2% 줄어든 10조8543억원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증권회사의 자산 총액은 608조원으로 전년 대비 2.1%(13조원) 소폭 감소했다. 이는 금리상승 등의 영향으로 투자자예치금이 전년 대비 15% 감소하고, 회사채 보유액이 전년보다 12.4% 줄었기 때문이다.
부채총액 역시 527조8000억원으로 전년 대비 2.8% 소폭 줄었다. 예수부채는 25.2%(25조6000억 원), RP매도는 16.5%(25조4000억원)는 감소했다. 반면, 매도파생결합증권 관련 부채는 13조9000억원으로 전년보다 16% 증가했다. 전체 증권회사의 자기자본은 80조2000억 원으로, 전년 대비 3.4%(2조6000억원) 증가했다.
지난해 전체 증권회사의 평균 순자본비율은 708.9%로 전년 말 대비 35.3%포인트 하락했고, 평균 레버리지비율은 619.3%로 전년 말 대비 16.5%포인트 떨어졌다.
선물회사(4사)의 지난해 당기순이익은 530억6000만원으로 전년 대비 56.2%(191억원) 증가했고, ROE는 9.6% 전년보다 2.8%포인트 증가했다. 전체 선물회사의 지난해 자산총액은 5조9299억원으로 전년 대비 20.6%(1조99억원) 증가했다. 같은 기간 부채총액은 5조3384억원으로 21.5%(9448억원) 늘었고, 자기자본은 5845억원으로 전년보다 12.5%(651억원) 커졌다. 이에 따라 평균 순자본비율은 지난해 848.3%로 전년보다 78.8%포인트 상승했다.
금감원은 리스크 관리를 강화하고, 부동산 익스포져 부실이 유동성 리스크로 이어지지 않도록 증권사의 유동성 현황을 모니터링할 예정이다. 실효성 있는 유동성 규제를 위한 제도 개선도 추진할 방침이다.
금감원 관계자는 “미국의 긴축 정책,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지속 등 글로벌 경제 불안 요인이 금융시장의 불확실성을 확대시킬 수 있다”며 “부동산 익스포져에 대한 순자본비율 산정 기준을 개선하고, 증권사 유동성리스크 관리체계 개편을 추진할 방침”이라고 전했다.
이용성 (utility@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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