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금도 ‘비교해서 갈아타기’ 가능해진다

■ 금융위, 6월 중개플랫폼 운영
은행권 예금금리 경쟁 촉진
저축은행·신협 예적금 총망라
적용상품 50조~60조원 규모
금융 소비자 대이동 가속화
결과따라 내년 정식 제도화

대출상품에 머물러 있던 금융상품 비교서비스가 예금상품으로 확대된다. 각 사의 예금상품을 한눈에 볼 수 있게 되면 금융 소비자들이 높은 예금상품을 찾아 이동하기 쉬워진다. 중개서비스 대상이 되는 예·적금 규모는 수십 조원에 달할 전망이다. 고금리 상황에도 은행권이 대출금리보다 예금금리를 덜 올리면서 소비자 불만이 커지자 금융당국이 예금금리 경쟁을 촉진하기 위한 방안을 내놨다.

금융위원회는 23일 유관기관 및 관련업계와 제4차 은행권 경영·영업 관행·제도 개선 태스크포스(TF) 실무작업반 회의를 열고 오는 6월부터 온라인 예금 중개서비스를 순차적으로 출시하기로 했다. 금융위가 지난해 8월 발표한 ‘온라인 예금상품 중개업 시범운영 방안’의 후속 조치다. 지난해 11월 지정한 9개 예금 중개서비스 기업 외에 오는 5월까지 추가 신청기업을 심사해 10개 이상의 플랫폼을 마련한다는 구상이다. 하반기 시범운영에 들어간 뒤 경과에 따라 내년부터 정식 제도화가 이뤄질 수도 있다. 김소영 금융위 부위원장은 “온라인 예금상품 중개서비스가 금융권 내 경쟁 촉진을 통해 국민의 금융편익 증진에 효과가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밝혔다.

현재는 금융회사별로 전년도 예·적금 신규 모집액의 일정 범위(은행 5%, 기타 3%) 내에서만 플랫폼 판매가 허용된다. 강영수 금융위 은행과장은 “모든 은행이 다 참여한다고 전제하면 예·적금 규모 자체는 1000조 원이 넘고 여기에 플랫폼 판매 한도 5%를 적용해보면 50조∼60조 원 수준”이라며 “상당히 큰 규모가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금융위는 정식 제도화 추진 시 ‘수시입출금 예금상품’까지 포함하는 방안, 과도한 머니 무브를 방지할 수 있는 범위 내에서 ‘모집한도’를 확대하는 방안도 함께 검토해나갈 계획이다. 금융위의 시범운영 방안에 따르면 은행뿐 아니라 저축은행, 신협 등 예·적금도 예금상품 중개서비스 적용 대상이다.

참석자들은 예금상품을 비교하게 되면서 소비자들의 금리 민감도가 높아지면 과도한 ‘머니 무브’가 발생할 수 있다는 점에 우려를 표했다. 이에 금융위는 과당경쟁 방지 측면에서 금융회사가 플랫폼을 통해 판매하는 비중을 은행 5%, 기타 3%로 판매비중 한도를 제한하고 있다. 예금금리 경쟁에 따라 은행권의 자금조달비용이 높아지면 대출금리가 올라갈 수 있다는 지적도 제기됐다.

정선형 기자 linear@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