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기고] 위험기상과 기후위기로부터 안전한 국민, 든든한 국가

2023. 3. 23. 11: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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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4년 개봉한 영화 ‘투모로우’에서는 지구의 기온이 올라가는 지구온난화에 대한 일종의 역설이지만 이상 기후로 거대한 한랭폭풍이 발생하여 빙하기가 찾아온다. 거리의 사람들이 순식간에 얼어붙고, 폭설로 자유의 여신상이 눈에 파묻히는 등 막대한 사상자와 피해가 발생하여 미국 전역에 대피령이 내려진다.

영화가 개봉될 당시 우리는 영화 속 거대 폭풍과 빙하기, 이상 기후 환경에서 생존하기 위한 사람들의 사투를 보며 SF영화에서나 볼 수 있는 상상 속의 일이라고 생각했다. 눈앞에 닥쳐올 현실이라고는 생각하지 못했다.

하지만 지금 우리는 어떠한가? 영화에서나 볼법한 수많은 이상 기후 현상과 극단적인 기상 상황을 전 세계 각국에서 실제로 맞닥뜨리고 있다.

자연재해의 빈도와 강도도 점차 강해지고 있다.

2022년 지구 평균 온도는 산업화 이전보다 약 1.2도 상승하여 1850년 이후 역대 5번째로 뜨거운 해로 기록됐다. 파키스탄에는 국토의 약 3분의 1이 침수되는 대홍수가 발생하였고, 유럽에는 섭씨 40도를 넘는 폭염이 이어지면서 2만여명이 숨지고 극심한 가뭄과 산불이 계속됐다.

지구온난화로 인한 파괴적 결과는 우리나라도 예외가 아니다. 지난해 8월 서울 동작구에는 1시간 강수량이 141.5㎜를 기록하는 엄청난 폭우가 쏟아졌다. 1년치 강수량의 약 10분의 1이 단시간 안에 일어나면서 사상자가 발생했다. 남부지방은 반세기 만에 최악의 가뭄으로 지역민 생활용수 확보에 비상이 걸렸다. 이러한 기상 현상은 기후 변화가 아닌 다른 것으로는 설명하기 어렵다.

가속화되는 기후 변화로 전 세계가 막대한 피해를 겪고 있다. 적극적인 전 지구적 노력이 이루어지지 않는다면 미래에도 계속될 것이다.

일기예보, 기후 변화 감시·예측, 오존층 연구 등 국경을 초월한 범세계적인 기상 협력을 도모하기 위해 유엔(UN) 산하의 정부 간 국제기구인 세계기상기구(WMO·World Meteorological Organization)가 설립됐다.

세계기상기구는 인류의 터전인 지구를 미래에도 안전하게 지키기 위해 국제적인 협력과 세계 각국의 선행적 기후 변화 대응 노력이 추진돼야 한다고 강조하고 있다.

세계기상기구는 1950년 3월 23일 세계기상기구의 협약이 발효된 날을 기념하기 위해 1961년부터 3월 23일을 ‘세계기상의 날’로 지정하고 해마다 하나의 주제를 정해 기후 변화의 중요성을 알리고 있다.

올해 주제는 ‘날씨, 기후, 물의 미래(The Future of Weather, Climate and Water across Generations)’이다.

지구 시스템의 각 권역인 대기권, 수권, 암석권, 생물권은 상호 유기적으로 연결되어 움직이면서 하나의 지구, 대기와 바다를 공유하고 있다.

한 지역의 변화가 지구 전체의 변화를 가져온다는 것을 고려한다면 우리의 날씨, 기후 그리고 물의 순환에는 국가적·정치적·시공간적 경계가 없으니 국제 협력은 필수적이다. 기후위기 대응에 관한 한 ‘인류의 교과서’로 불리는 제6차 IPCC 종합 보고서가 이번주에 발표됐다.

1988년 WMO와 유엔환경계획(UNEP)에 의해 설립된 IPCC는 보고서를 통해 기후위기에 더는 선택지가 없다며, 앞으로 10년 안에 지구의 존폐가 달렸다고 강력하게 경고했다.

기상청도 국제사회와 함께 기후 변화로 인한 위험기상과 기후위기로부터 국민 안전을 도모하기 위해 전력을 다하고 있다.

위험기상으로부터 국민의 생명을 구하는 정보 전달을 위해 올여름부터 극단적인 호우 발생 시 기상청이 직접 재난문자를 발송할 수 있는 체계를 마련하는 한편 기후위기 감시·예측의 총괄지원기관으로서 탄소중립 사회와 기후위기 대응 정책 결정에 이바지할 수 있는 상세하고 과학적인 정보를 확대 제공할 것이다.

보다 과학적인 수문기상정보 제공으로 가뭄이나 홍수 등의 물관리 위기 상황에서 효과적인 국가 의사결정 지원을 강화해 나갈 것이다. 기후 변화는 단순히 자연재해 증가에 그치지 않는다.

의식주, 질병 등 우리의 일상생활부터 농업, 산업, 안보 등 국가적 기후위기에 이르기까지 다방면에 걸쳐 광범위하게 영향을 미치고 있다.

기상청은 기상재해로부터 단 한 명의 인명 피해도 발생하지 않는 그날을 위해 2023년 정책목표인 ‘위험기상과 기후위기로부터 안전한 국민, 든든한 국가’ 실현에 총력을 기울이고,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다.

유희동 기상청장

park.jiyeong@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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